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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에서는 매일 새로운 전시가 열리고 또 막을 내린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할 세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넘어, 잠시 지친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무더위와 비를 피해 들어간 전시관은 단순히 더위를 피하는 공간이 아니라, 잠시 마음을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이번에 소개할 세 곳의 전시는 그런 시간을 선물해주었다.
형태는 서로 다르지만 세 전시는 모두 누군가가 남긴 마음에서 출발한다. 만화 속 사연과 불상의 표정, 종이에 남은 서툰 글씨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빠르게 지나치던 감정을 잠시 붙잡아 보게 한다는 점에서 세 전시는 묘하게 닮아 있다.
1. 인스타툰 사연 신청의 왕 전시회를 선보이다. / 키크니 특별전 : 그렸고 그런 사이
전시관 내 작가 캐릭터 조형물 / 이미지 출처 : 직접 촬영
키크니 특별전은 SNS에서 개개인의 사연을 받고, 그 사연을 의미 그대로 또는 글자 그대로 작가가 본인의 재치로 만화를 그려 업로드했던 일명 인스타툰을 모아 전시회를 연 것이다.
전시회의 구성은 작가의 인스타툰을 하기 전까지의 상황과 하게 된 계기 가족들과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여러 사람에게 받은 사연을 마을처럼 꾸민 공간과 회사, 강아지, 고양이들이 들려주는 동물들의 시점 나레이션을 통한 사연 애니메이션 등 작가가 지금까지 구성해온 살아 있는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
전시의 사연들은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라디오처럼 전국 각지의 사연들이 모여 이야기들을 이루고 있기에 하나의 거대한 책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 준다.
작가 한 명의 작품을 감상하고 보는 그런 전시가 아닌 ‘우리’ 살아오면서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고, 옆에서 볼 수 있는 그러한 이야기들이 전시회 중간중간 공감의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핸드폰을 통해 인스타툰으로 접했을 때와는 다르게 웃기기만 할 것 같았던 전시는 어느새 나의 이야기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전시장을 나서는 순간에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되고, 한동안 잊고 있던 따뜻한 기억을 다시 꺼내보게 되는 시간이 된다.
전시 기본 정보
전시명 : 키크니 특별전 : 그렸고 그런 사이
장소 : 동대문 DDP 뮤지엄 전시관 1층
일정 : 2026-04-25 ~ 2026-09-06
운영시간 : 10:00 ~ 20:00 관람 종료 1시간 전 입장 마감
입장료 : 성인 : 22,000원 청소년 :15,000원 어린이 : 13,000원
※상세 내용 링크 참조※
2. 걷는 부처님의 불상을 만나러 / 국립중앙박물관 어메이징 타일랜드 : 태국 명품 미술전
전시 중 일부 걷는 부처 / 이미지 출처 : 직접 촬영
동양의 국가들 중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종교는 단연 불교일 것이다.
여기 태국의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불교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부처에 대한 생각을 불상으로 어떻게 표현했는지 말해주는 전시가 있다.
전시의 기본 구성은 태국 땅에서 시작된 인류의 시작과 토기들로 바라본 그들의 생활상과 종교적 신앙을 시작으로 불교가 전파된 이후에 왕조들에 따라 불상들을 구분하여 전시들을 갖추어 놓았다.
이 전시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작품들은 불상들이다. 그중에서도 걷는 부처는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형태로 우리나라의 불상들이 정적이고, 정면을 바라보는 형태인 반면에 걷는 부처는 걷는 모습을 취해 동적이면서도 발자국을 남기며 태국인들에게 발자국이 상징하는 의미를 전한다.
불상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미소와 형태가 나를 꿰뚫어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며 인자한 미소에 마음이 스르르 풀리게 된다. 전시 중간중간 적혀 있는 부처의 말씀과 불경의 구절들은 현대인들 또한 살아가면서 겪는 마음의 상처와 고통들을 다독일 수 있는 문장들이라 더욱이 마음에 평화를 더해 준다.
화려한 문화재를 감상하는 시간을 넘어, 천천히 불상의 표정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고민하던 자질구레한 것들과 불안 덩어리들이 사라지며 자신의 마음도 함께 돌아보게 된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전시다.
전시 기본 정보
전시명 :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1
일정 : 2026-06-23 ~ 2026-09-06
운영 시간 : 월, 화, 목, 금, 일 09:30 ~ 17:30
수, 토 09:30 ~ 21:00
입장료 : 성인 : 8,000원, 청소년 : 6,000원, 어린이 4,000
※상세 내용 링크 참조※
3. 못난 글씨 그 글씨들이 전하는 마음 / 악필 : 그 울림
악필 : 그 울림 전시 일부 장면 / 이미지 출처 : 직접 촬영
이번에 소개해 드릴 전시는 고홍명, 함은숙 문화재단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중앙일보, 한국피아롯트와 함께 16일간 응모받은 7,307개의 작품 중 심사와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받은 작품들을 원본과 같이 편지 형태나 노트 형태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
반듯하게 정돈된 글씨보다 삐뚤고 흔들리는 글씨에서 오히려 사람의 망설임과 떨림이 더 선명하게 전해진다. 잘 쓰인 문장보다 서툰 글씨 한 줄이 오래 남는 이유는, 그 안에 감추지 못한 감정과 살아온 시간이 함께 묻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 전시는 글씨를 보는 자리가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천천히 읽어보는 시간이 된다.
전시의 구성은 비교적 투박해 보일지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전시의 주체 또한 유명한 작가나 작품들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부터 친구, 또는 남들에게 말하지 못했 이야기들을 종이에 한 자 한 자 자신만의 필체로 적어 내려간 글씨들은 읽고 있노라면 만나지 못한 사람인데도 그 감정이 나에게 후벼 파고드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전시에서 가장 울림을 받은 부분은 이러한 이야기들과 항상 전시들은 예쁘고, 굉장한 무언가 의미가 있는 것들은 포함했기에 읽기조차 어려운 악필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선정되어 걸려 있는 풍경은 또 다른 마음 한편에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재미있는 점은 악필이다 보니 해석이 실패한 작품들도 있다. 이러한 점 또한 작품 설명판을 읽게 되는 이 전시만의 재미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전시 기본 정보
전시명 : 악필, 그 울림
장소 : 스튜디오 고함 (서울 종로구 돈화문98, B1)
일정 : 2026-05-14 ~ 2026-08-16
운영 시간 : 11:00 ~18:00 월, 화 휴관
입장료 : 무료
글을 마치며
날도 무덥고, 상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마음이 요동치신다면 서울에서 진행 중인 이 세 곳의 전시가 마음에 위안을 선사해 줄 것이라 생각된다.
전시관 각각의 공간 큐레이션 구성과 요소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비슷하면서도 분명 다른 방향을 선사하고 있어, 세 곳 모두 방문하셔도 색다른 경험을 얻게 되실 것이라 본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실내에서 마음을 다독여 주는 전시들을 방문해 보고 세 곳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한국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고 빠르게 돌아가는 도심 서울에서 잠시나마 시원한 전시관을 천천히 걸으면서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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