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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재미있는 전기차의 등장, 아이오닉 5 N

프로필 by 박호준 2023.11.03
 
 

HYUNDAI IONIQ 5 N 

지난 7월, 아이오닉 5 N은 전 세계 최고의 자동차 축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멋진 드리프트를 선보이며 처음 얼굴을 알렸다. 펀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현대자동차의 ‘N’ 브랜드가 선보이는 첫 번째 전기차이기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 650마력의 최고 출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4초 만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아이오닉 5 N이 여느 슈퍼카 못지않은 가속 성능을 자랑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 정도의 주행 성능을 발휘하는 전기차는 시장에 이미 여럿 존재한다. 그러므로 아이오닉 5 N이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선 가속 성능이 아닌 다른 매력을 보여줘야만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운전의 즐거움’ 측면에서 이 차는 다른 어떤 고성능 전기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독보적인 매력을 가능케 했던 비결은 기능과 감성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일단 차가 이리저리 움직이더라도 몸을 꽉 잡아주는 스포츠 버킷 시트, 기본 모델 대비 20mm 낮아진 차체 높이와 에어로다이내믹 성능 향상을 위해 장착된 리어 스포일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또한 서킷 주행에 앞서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을 활성화하면 역동적인 주행에 적합한 온도로 배터리를 예열하거나 냉각한다. 만약 코너에서 차를 미끄러뜨리고 싶다면 후륜에 구동력을 우선 배분하는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백미는 ‘N 브레이크 리젠’ 시스템이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탓에 어쩔 수 없이 내연기관보다 무게가 많이 나간다. 무게가 무거우면 급제동을 몇 번만 반복해도 브레이크가 쉽게 지친다. 가속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전기차를 서킷에서 역동적으로 다루기 어려웠던 이유다. 하지만 아이오닉 5 N은 회생제동으로 브레이킹이 작용하는 힘을 0.6G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포르쉐 타이칸의 회생제동(0.4G)보다도 높은 수치다. 쉽게 말해, 아이오닉 5 N은 강력한 회생제동 장치 덕에 브레이크 소모를 막으면서 에너지 회수율까지 높이는 일석이조를 달성한 셈이다. 물론, 회생제동을 아예 끄는 것도 가능하다.
“뭐야 이거 왜 이래?” 아이오닉 5 N을 처음 시승했을 때 옆자리 동료 에디터가 했던 말이다. 그는 미세하게 흔들리는 디지털 계기반 위 바늘을 보고 그래픽 오류가 난 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건 N 브랜드가 숨겨놓은 일종의 이스터 에그다. 과거 고성능 내연기관 차를 몰면 요동치는 엔진 탓에 계기반 위 바늘이 아래위로 흔들렸는데 아이오닉 5 N이 이를 차용해 감성적인 디테일로 승화시켰다. 변속기가 없는데도 변속 충격이 느껴진다는 점, 10개의 스피커를 이용해 내연기관에서 경험했던 엔진 사운드와 배기음을 이질감 없이 구현한다는 점 역시 ‘운전 마니아’들의 감성을 한껏 자극한다.
 

 
파워트레인 전기모터 2개, 1단 자동 최고 출력 650마력 최대 토크 75.5kg·m
가속도(0→100km/h) 3.4초 주행 가능 거리 351km 가격(VAT 포함) 7600만원부터
 

Credit

  • EDITOR 박호준
  • PHOTOGRAPHER 조혜진
  • ASSISTANT 황성인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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