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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슈퍼레이스 용인 스피드웨이 개막전 리뷰

모터스포츠의 인기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프로필 by 박호준 2025.04.24

발 디딜 틈이 없다. 지난 4월 20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5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이야기다. 경기는 토, 일 양일간 진행됐는데 결승전이 있는 일요일에만 3만5000여명이 방문하며 개막전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그들만의 리그’처럼 여겨지던 모터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개막전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을 위해 간단 요약을 하면 이렇다.

2002년생 이창욱 드라이버의 화려한 귀환

슈퍼레이스의 최상위 클래스는 6000클래스다. V8 6200cc 대배기량 엔진은 460마력을 발휘한다. 개막전 우승은 2년 만에 복귀한 2002년생 드라이버 이창욱이 차지했다. 폴 포지션에서 출발한 그는 줄곧 1위를 유지하며 ‘폴 투 윈’에 성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비시즌 동안 팀에서 정말 열심히 준비해줬고, 금호타이어 기술팀이 새 스펙 타이어를 개발하면서 퍼포먼스와 내구성을 모두 잡을 수 있었습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오랜만에 슈퍼레이스를 다시 접한 사람이라면, 개막전을 보고 조금 놀랐을 수 있다. F1처럼 ‘피트인’이 생겼으니 말이다. 개막전은 경기 중 반드시 1회 피트인을 해야 하는 ‘내구 레이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수들은 급유하는 것은 물론, 팀 전략에 따라 타이어를 교체했다. 재미있는 점은, 앞바퀴만 교체하는 선수, 뒷바퀴만 교체하는 선수, 4바퀴를 전부 교체하는 선수, 타이어는 교체하지 않고 급유만 하는 선수 등 팀 전략이 다양했다는 점이다.

지붕 없는 차의 질주

“저게 포뮬러1 같은 건가?” 래디컬 레이스카를 처음 본 지인의 말이다. ‘박스카’ 혹은 ‘투어링카’에 속하는 6000클래스나 GT 클래스와 달리 래디컬 컵은 오직 서킷에서의 랩타임 경쟁만을 위해 만들어진 레이스카다. SR10 모델의 경우 무게는 고작 725kg, 제로백은 2.4초에 불과하다. 베스트 랩타임도 6000 클래스보다 더 빠른 1분 52초 수준이다. 물론, 더 긴 거리를 달리는 6000 클래스와 래디컬의 랩타임을 단순 비교하는 건 어렵지만, 그만큼 엄청난 퍼포먼스를 낸다는 뜻이다.

만약 슈퍼레이스를 보며 ‘언젠가 나도 한번 모터스포츠를 경험하고 싶다’라고 생각한 사람이라면 래디컬 컵 코리아에 주목해야 한다. 팀마다 미케닉을 따로 보유하는 다른 클래스와 달리 래디컬은 차량 관리를 코리아에서 일괄 관리한다. 쉽게 말해, 드라이버는 운전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뜻이다. 또한, 경기 후 잘한 점과 부족한 점을 짚어주는 피드백도 제공한다. “래디컬은 승패도 중요하지만 드라이버를 양성하는 데에 더 큰 목적이 있어요.” 래디컬 코리아 이창우 대표의 말이다. 이어서 그는 “글로벌 무대에서 래디컬은 이미 인지도가 높아요.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젊은 드라이버에게도 래디컬은 좋은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용인을 넘어 인제와 영암까지

역대급으로 많은 관중이 몰린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들이 얼마나 만족하고 돌아갔는지는 의문이다. 용인 스피드웨이는 애초에 모터스포츠 개최를 목적으로 지어진 서킷이 아니기 때문에 관람석, 화장실, 휴식 시설과 같은 편의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슈퍼레이스는 캠핑 체어와 간이 테이블을 활용한 ‘브루클린웍스존’을 신설하며 다변화를 도모했지만 밀려드는 관람객을 수용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절반에 가까운 관람객은 비탈진 잔디밭에 앉아 경기를 관람했다.

서울에서 1시간이면 도착하는 용인과 달리 2라운드와 3라운드가 열리는 영암과 인제는 훨씬 거리가 멀다. 개막전엔 바글바글했던 경기장이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썰렁해지는 이유다. 거리가 먼 것도 걸림돌이지만, 관련 콘텐츠와 인프라의 부재도 짚어봐야 한다. 7월에는 다시 용인에서 ‘나이트레이스’가 열린다. 성공적인 개막을 알린 슈퍼레이스가 7월에도 그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redit

  • 슈퍼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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