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쉬는 날을 기다리게 만들어주는 '위클리 카'

클래식 카부터 픽업트럭까지.

프로필 by 박호준 2025.06.07

BMW M340i TOURING & MAZDA RX-7

시작은 ‘미야타’(MX-5)였다. 지붕을 열고 다니는 ‘뚜따’를 즐기고 싶어 구입했다가 마쓰다의 매력에 푹 빠졌다. MX-5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로드스터답게 경쾌한 움직임이 일품이다. 포르쉐 박스터와 BMW Z3가 MX-5로부터 자극을 받아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좋아한다. RX-7은 거기서 한 발짝 더 들어간 모델이다. RX-7은 실린더 내부에서 피스톤의 왕복운동으로 출력을 만들어 내는 일반적인 자동차 엔진이 아닌 ‘로터리 엔진’을 장착했다. 참고로 로터리 엔진은 적은 배기량으로 높은 출력을 내는데 이를 양산차의 심장으로 넣은 브랜드는 마쓰다가 유일하다. 덕분에 이 차는 무게가 1250kg 남짓이지만 최고 출력은 450마력에 이른다. 프런트 범퍼, 리어 윙, 휠 셋은 ‘마쓰다스피드’의 전용 파츠로 꾸몄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수동변속기를 탑재한 모델이라 희소성이 더 높다. 데일리 카로 타고 있는 BMW M340i 투어링도 꽤 스포티한 모델에 속하지만 RX-7에 비하면 한없이 편하다. RX-7을 운전할 때 느껴지는 감각은 스포츠 모터바이크를 모는 것처럼 날것 그대로다. 행여 고장이라도 날까 장거리 여행은 꿈도 꿀 수 없지만 RX-7은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뒷목이 쭈뼛거릴 정도로 강한 스릴감이 든다. -이진호(혜인서 대표)




KIA CARNIVAL HI-LIMOUSINE & PORSCHE 911 CABRIOLET

이렇게 오래 가지고 있게 될 줄 몰랐다. 911 카브리올레(이하 911)는 아내가 타던 차다. 꼭 타고 싶다길래 선물했는데, 매번 집 근처만 돌아다녔는지 2년간 누적 주행거리가 1000km 밖에 되지 않았다. 911이 아내의 드림카였다면 카니발 하이리무진(이하 카니발)은 아이의 드림카였다. 이 차는 과장을 좀 보태 침대만큼 넓은 뒷자리를 자랑한다. 타고 내리기 쉬운 슬라이딩 도어, 높은 헤드룸도 아빠 입장에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그랬던 두 차를 지금은 전부 혼자 타고 다닌다. 회사나 골프장에 갈 땐 카니발을, 스트레스를 받거나 답답할 땐 911을 탄다. 아내가 아이와 해외 유학을 떠나서 그렇다. 혼자 살게 된 후 두 차를 팔려고 했으나 반대에 못 이겨 그냥 가지고 있다. 사실 못 이기는 척하긴 했으나 두 차 모두 타면 탈수록 만족스럽다. 바쁜 일상 중 카니발의 2열에서 잠시 몸을 뉘어 쉴 수 있을뿐더러 요즘처럼 날씨가 선선한 날에는 911을 끌고 도로에 나선다. 처음엔 지붕을 열고 달리는 게 어색하지 않을까 했지만, 1열 창문을 내리지 않는 이상 옆 차와 눈이 마주칠 일은 없다. 911을 탈 때면 자꾸 가속페달에 발이 가고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사람들이 911을 두고 ‘명차’라고 하는 데에는 역시 그만한 이유가 있다. -주성규 (원디벨롭먼트 대표)




MINI CLUBMAN & GMC SIERRA

신혼여행을 ‘굿우드 페스티벌’로 다녔왔을 정도로 자동차를 좋아했다. 제네바, 프랑크푸르트, 디트로이트 모터쇼도 전부 다녀왔다. 이런 경험을 살려 오프라인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자동차 관련 프로젝트를 주로 맡고 있다. 하지만 자녀가 태어난 후 나의 ‘카 라이프’는 대대적인 수정을 거쳐야만 했다. 현재 위켄드 카로 사용하고 있는 GMC 시에라 드날리가 대표적이다. 오프로드 주행과 캠핑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은 유지하면서도 어린 아들과 함께 타기 좋은 차를 찾다 보니 시에라가 제격이었다. 다른 픽업 트럭과 달리 시에라는 프리미엄 SUV 부럽지 않은 인테리어와 편의장비를 갖췄다. 5.9m에 육박하는 길이 탓에 도심에서 운전하기 번거로울 때도 있지만, 아이가 좀 더 크면 적재함에 자전거 2대를 나란히 싣고 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하면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 데일리 카로 미니 클럽맨을 고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전 같았으면 ‘고 카트 필링’을 부르짖으며 JCW 모델을 선택했겠지만 아이를 생각해 수납공간이 넉넉한 클럽맨으로 결정했다. 아내는 테슬라 모델3를 타고 있는데 아들은 엔진 소리가 나는 미니와 시에라를 더 좋아한다. 얼마 전에는 미술학원에서 트럭 모형을 만들어왔다. 이래서 피는 못 속인다고 하나 보다. -강도원 (MOTZ 비즈니스 솔루션 팀장)




HYUNDAI CASPER EV & JAGUAR XJS

영국 차를 좋아한다. 사진 속 재규어 XJS 외에도 XKR과 XJ 소버린을 보유 중이다. 애스턴마틴을 타기도 했으나 재규어에 정착했다. 개인적으로 영국 차는 단단한 독일 차와 부드러운 미국 차 사이에 위치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역시 디자인이다. 일요일 아침 부지런히 차를 끌고 카페로 향하는 것도 그래서다. 차가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차를 찬찬히 바라보는 걸 즐긴다. 1970년대 설계된 차라 서스펜션이 무르고 가속 성능도 요즘 차에 비하면 한참 느리지만, 4L 직렬 6기통 엔진은 다른 브랜드의 V12기통 엔진보다 더 부드럽다. XJS를 소유한 지 3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마음에 드는 걸 보면 내 자동차 취향은 ‘올드 재규어’가 틀림없다. 반면 데일리 카로 타는 차는 지극히 실용적이다. 프리우스 프라임, G80 EV를 거쳐 지금은 캐스퍼 EV를 타고 있다. 데일리 카를 고르는 기준은 주행 스트레스가 없어야 한다는 것. 차체가 작아 주차가 쉽고 전기차라 조용하며 실제 주행 가능 거리도 400km 이상 나온다. 하루 20km 남짓 움직이는 걸 고려하면 한 번 충전 후 약 2주 정도는 배터리를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 된다. 덕분에 그동안 탔던 데일리 카 중 캐스퍼 EV의 만족도가 제일 높다. -오태훈 (사업가)

Credit

  • EDITOR 박호준
  • PHOTOGRAPHER 조혜진
  •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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