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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스앤원더스 2025 리뷰. 반클리프 아펠

제네바에서 목도한 올해의 신제품.

프로필 by 김유진 2025.04.21

LADY ARPELS BAL DES AMOUREUX AUTOMATE WATCH

반클리프 아펠이 전하는 러브스토리를 감상하고 싶다면 이 시계를 들여다보면 된다. 올해 새롭게 공개한 ‘레이디 아펠 발 데 자모르 오토메이트 워치’가 그 주인공. 기존 ‘퐁 데 자모르’ 모델이 다리 위에서 만나는 연인의 모습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파리의 갱게트(Guinguette)를 배경으로 삼았다. 갱게트는 19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한 야외 무도회로, 술과 춤이 어우러진 낭만적인 장소다. 시간은 더블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구름 위에 위치한 두 개의 별이 표시한다. 하이라이트는 정오와 자정,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서로에게 기대어 입맞춤하는 순간이다. 낭만적인 입맞춤은 3분간 이어진다. 반클리프 아펠은 더욱 자연스럽고 우아한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4년에 걸쳐 새로운 오토마톤 무브먼트를 개발했다. 물론 이 장면을 12시까지 애타게 기다릴 필요는 없다. 8시 방향의 푸셔를 누르면 온-디맨드 애니메이션 기능이 활성화된다. 지름 38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는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눈부신 광채를 더했으며, 다이얼은 그리자유(Grisaille) 에나멜링 기법을 활용해 빛과 어둠의 대비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PLANÉTARIUM AUTOMATON

반클리프 아펠의 시적인 미학과 정교한 워치메이킹 기술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플라네타리움 오토마톤’은 단순한 기계장치를 넘어 예술 작품이라 부를 만한 테이블 오토마톤이다. 높이 50cm, 지름 66.5cm 크기로 태양과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행성들을 실제 공전 속도에 맞춰 정교하게 구현했다. 이 장대한 움직임은 퍼페추얼 캘린더,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등 11개의 컴플리케이션과 15일 파워 리저브를 갖춘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를 통해 가능해졌다. 오토마톤이 작동하면 숨겨진 문에서 유성이 나타나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시간을 표시한다. 유성이 행성들을 이끌며 별들의 움직임은 마치 한 편의 발레 공연 같은 장관을 연출하고, 동시에 15개 작은 종이 울리며 신비로운 카리용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각 행성은 문스톤, 라피스 라줄리, 재스퍼 등으로 완성했으며, 태양은 500개의 골드 스템 위에 스페사르타이트 가닛, 옐로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등을 세팅해 블랙 어벤츄린 글래스 디스크 위에서 찬란한 빛을 발산한다. 예술성과 장인정신이 집약된 플라네타리움은 정교하게 맞물린 모든 요소가 마법처럼 어우러져, 우주의 서사와 시간의 아름다움을 테이블 위에 서정적으로 펼쳐낸다.

Credit

  • EDITOR 김유진
  •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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