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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시계 관리법 4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몰아치는 한파 시즌, 사람뿐만 아니라 손목 위의 정밀 기계인 시계도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갑작스러운 시계 멈춤이나 김 서림 현상을 호소하는 글이 급증했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수백만 원의 수리비가 청구될 수 있는 겨울철, 소중한 시계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필수 관리 수칙 4가지를 정리했다.

프로필 by 이하민 2026.01.23
겨울철 시계 관리 핵심 포인트
  •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한 내부 습기(응결)를 막기 위해 외출 시 소매 안쪽에 착용해 온도 쇼크를 방지한다.
  • 건조한 공기에 갈라지기 쉬운 가죽 스트랩은 전용 크림으로 유분을 더하고, 젖었을 땐 그늘에서 말린다.
  • 추위에 굳는 내부 윤활유를 풀어주기 위해 주기적으로 착용하거나 와인더를 사용해 무브먼트를 움직인다.
  • 니트의 정전기와 전열 기구의 자성은 시계 오차의 주범이므로 거리를 두고, 이상 시 자성 제거 작업을 받는다.

유리 안쪽에 맺힌 김 서림? 온도 쇼크와 부식 주의보


시계 내부 유리면에 맺힌 응결 현상 이미지 /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시계 내부 유리면에 맺힌 응결 현상 이미지 /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겨울철 시계의 가장 큰 적은 영하의 야외와 난방이 가동되는 실내 사이의 '급격한 온도 차이'다. 차가워진 시계가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들어오면, 차가운 안경에 김이 서리듯 시계 내부 유리면에도 물방울이 맺히는 응결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단순한 김 서림이 아니다. 시계 내부의 미세한 금속 부품과 무브먼트에 녹을 슬게 하는 치명적인 원인이 된다. 특히 방수 기능이 약한 드레스 워치나 빈티지 시계일수록 취약하다. 이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출 시 시계를 패딩이나 코트 소매 안쪽에 착용하는 것이다. 사람의 체온으로 시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면 급격한 온도 변화를 막을 수 있다. 만약 유리에 맺힌 습기가 실내에 들어온 지 10분 이상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미 내부에 물이 찼다는 신호다. 이 경우 드라이기로 말리려 하지 말고, 즉시 서비스 센터를 방문해 무브먼트 점검과 건조 서비스를 받아야 부식을 막을 수 있다.



갈라지는 가죽 스트랩 보습 케어


가죽 전용 클리너와 보호 크림 제품 이미지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saphir_official

가죽 전용 클리너와 보호 크림 제품 이미지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saphir_official

메탈 시계의 차가운 감촉이 싫어 겨울철에는 가죽 스트랩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겨울의 건조한 공기는 가죽의 수분과 유분을 앗아가 스트랩을 딱딱하게 만들고, 심하면 표면이 갈라지거나 끊어지게 한다. 또한 두꺼운 옷 속에서 발생하는 땀이 가죽에 스며들었다가 마르는 과정이 반복되면 가죽의 수명은 급격히 단축된다. 사람 피부처럼 가죽 스트랩도 겨울철엔 특별한 '보습 관리'가 필요하다. 가죽 전용 클리너나 보호 크림을 얇게 펴 발라 주기적으로 유분을 공급해 주면 가죽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갈라짐을 방지할 수 있다. 만약 눈이나 땀에 스트랩이 젖었다면 절대 뜨거운 바람(드라이기, 히터)으로 말려선 안 된다. 급격한 건조는 가죽을 수축시키고 변형을 유발한다. 반드시 마른 천으로 물기를 꾹꾹 눌러 닦아낸 뒤,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그늘에서 자연 건조하는 것이 정석이다.



윤활유 활성을 위한 무브먼트 작동법


워치 와인더 제품 이미지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wolf1834_korea

워치 와인더 제품 이미지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wolf1834_korea

기계식 시계 내부에는 수백 개의 부품이 맞물려 돌아가고, 이들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미세한 윤활유가 주입되어 있다. 문제는 이 오일이 기온에 민감하다는 점이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 액체 상태였던 오일의 점도가 높아져 마치 굳은 꿀처럼 끈적해진다. 오일이 뻑뻑해지면 부품의 움직임이 둔해져 시계가 느려지거나 멈추는 오차가 발생하고, 배터리로 가는 쿼츠 시계 역시 전력 소모가 심해져 배터리가 빨리 닳게 된다. 겨울철에 시계를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가장 좋은 관리법은 자주 착용하는 것이다. 시계를 차고 활동하면 손목의 움직임이 태엽을 감아주고, 체온이 오일의 응고를 막아 원활한 윤활 작용을 돕는다. 만약 매일 착용하기 어렵다면, 워치 와인더를 사용해 시계를 꾸준히 회전시켜 오일이 한곳에 굳지 않고 골고루 퍼지게 해주는 것이 시계 수명을 늘리는 비결이다.



니트와 전기장판의 역습, 정전기와 자성 경계령


밸런스 휠과 헤어스프링 이미지 / 이미지 출처: alange-soehne.com

밸런스 휠과 헤어스프링 이미지 / 이미지 출처: alange-soehne.com

겨울 패션의 필수품인 니트나 플리스 소재의 옷은 마찰 시 강력한 정전기를 발생시킨다. 시계 근처에서 정전기가 발생하면 내부에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옷을 입고 벗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 더 무서운 보이지 않는 적은 바로 자성. 겨울철 자주 사용하는 전기장판, 온풍기, 그리고 철가루 성분의 핫팩 등은 강한 자기장을 내뿜는다. 시계 내부의 핵심 부품인 헤어 스프링이 자성을 먹게 되면, 스프링이 서로 달라붙어 시계가 하루에 몇 분씩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심각한 오차가 발생한다. 시계를 푼 뒤 전기장판 위나 스피커 옆에 두는 행동은 금물이다. 만약 시계가 갑자기 평소와 다른 오차를 보인다면 자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때는 나침반 위에 시계를 올려 바늘이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자성이 확인되면 가까운 시계 수리점이나 서비스 센터에서 자성을 제거해주는 탈자 (Demagnetization) 작업을 통해 자성을 제거해야 한다.

Credit

  • EDITOR 이정윤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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