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드디어 공개된 마세라티의 그란투리스모
진정한 그란투리스모의 시작인 마세라티가 ‘그란투리스모’라는 이름을 단 모델을 발표한 건 역사상 두 번째다. 수많은 모델에서 달고 나오는 ‘GT’ 트림들과는 시작부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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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마세라티를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인 30년 전만 해도 마세라티는 정말 작은 회사였어요. 연간 생산량이 수백 대 정도였을 겁니다. 당시 저는 음악이나 영화와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취향이 꽤나 마니악한 편이었죠. 길거리에서 제 차와 같은 차를 마주치고 싶지 않았어요. 성능과 품질이 좋은 차. 그러나 다른 사람이 타지 않는 차, 나만이 즐길 수 있는 차가 마세라티였습니다.”
마세라티(Maserati)가 새롭게 돌아온 그란투리스모(GranTurismo) 출시를 맞아 아태 본사(APAC)가 위치한 일본 도쿄의 쓰키지 혼간지로 아시아의 VIP와 기자들을 불러 모은 지난 11월 21일, 행사장에서 만난 컨설팅 회사의 대표이자 자동차 저널리스트인 신이치 에코가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마세라티 본사가 있는 모데나나 토리노 지역 유명 인사들과의 두터운 인맥을 자랑하며, 일본 마세라티 오너스 클럽의 설립자이자 회장이기도 하다. 그의 인생에서 자동차, 특히 마세라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취미이자 일이며, 기호품이자 필수품이고, 취향이자 본질이다.
“특히 진정한 의미의 그란투리스모란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다면, 마세라티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세라티라는 브랜드의 탄생 자체가 그란투리스모의 탄생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죠.”

MASERATI GRANTURISMO TROFEO
파워트레인 2992cc, V6 가솔린 트윈터보, 자동 8단
최고 출력 550마력
최대 토크 66.3kg·m
가속력(0→100km/h) 3.5초
1050명의 회원수를 가진 일본 마세라티 오너스 클럽의 회원들이 오페라 콘서트, 클래식 공연, 각종 파인다이닝을 즐길 수 있게 신이치 에코 회장과 함께 클럽의 살림을 꾸려나가고 있는 마세라티 오너스 클럽의 총무과장 류이치 나카야마가 뒤이어 말했다. 류이치 씨는 클럽에 가입한 지 벌써 28년째다. 그런데 진정한 의미의 그란투리스모는 마세라티밖에 없다는 건 대체 무슨 말일까? 수많은 브랜드의 여러 모델들 혹은 트림들이 ‘GT’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되고 있지 않은가. 이를 마세라티가 말하는 ‘그란투리스모’의 개념과 구분하려면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전쟁이 끝난 뒤 유럽에서는 레이싱이 성행하기 시작했고 자동차산업이 흥행했다. 다만 당시에도 지금도 레이싱카와 로드카는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었으니, 마세라티는 이 구분을 깨뜨린 최초의 브랜드 중 하나다. “트랙에서 레이싱을 즐기다 그 차를 타고 그대로 집에 올 수 있는 그런 차의 시작이 마세라티의 8기통짜리 쿠페와 스파이더였죠.” 마세라티의 총괄디자이너 클라우스 부셰가 말했다. 즉 엄청난 고성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도로에서 오래 탈 만큼 내구성이 뛰어나고 승차감이 안정적이며 주행이 편안한 차가 브랜드의 탄생 목표였던 셈이니,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빠른 속도로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차’, 그란투리스모라는 세그먼트의 정의 자체가 모든 마세라티 모델이 지닌 본질이다. 그런 마세라티에서도 ‘그란투리스모’라는 모델명으로 신차를 발표한 건 역사상 두 번째다. 2007년부터 2019년까지 그란투리스모 1세대가 처음이고 이번에 공개된 그란투리스모 2세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이날 실제로 마세라티의 그란투리스모 2세대를 처음 본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경탄했다. 그러나 내가 가장 놀란 것은 그 크기와 근육질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성 때문이었다. 디자인은 날렵하지만, 덩치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단단하다. 고성능 자동차의 대표 모델인 포르쉐 911이 <아저씨> 시절의 원빈을 연상케 한다면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는 <토르 : 천둥의 신 >의 크리스 헴스워스가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말쑥하게 단장하고 블랙 타이를 갖춰 입은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마치 대형 세단이 스포츠카의 셰이프를 만들기 위해 체지방을 커팅한 듯한 외형. 그러나 지나치게 강함을 드러내지는 않는 조용한 존재감이 뿜어져 나온다. 그것이 또 다른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의 본질이다. “마세라티의 엠블럼인 이 트라이던트(trident, 삼지창)를 넵튠이 들고 있는 조각상들을 보면 마세라티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를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클라우드 부셰가 말을 이었다. “볼로냐 분수대의 넵튠 조각상을 보면 그는 절대로 창을 들어 누군가를 위협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지 않아요. 자신의 (어깨선) 뒤편에 그저 세워둘 뿐이죠. 그는 마치 ‘난 젠틀하고 상냥한 사람이야. 그러나 당신이 나에게 함부로 대한다면 내겐 이 삼지창이 있지’라고 말하는 듯하죠. 마세라티도 마찬가지예요. 마세라티는 도로 위에서 큰 소리를 내며 마구 달리는 차가 아닙니다. 오래 타고 다닐 수 있는 차죠. 그러나 도로 위에서 누군가가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에게 함부로 군다면, 언제든 스포츠카처럼 달릴 준비가 되어 있는 차죠.”

이런 감각은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좌석에 앉았을 때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레이싱카 같은 디자인의 차체지만, 앞좌석의 안락함은 세단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이날 행사에 참여한 많은 이가 뒷좌석에 앉아봤는데, 2m는 족히 넘어 보이는 남성이 타기에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충분했다. 자동차 디자인의 역사에 족적을 남긴 1954년형 피닌 파리나 A6GCS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낮은 그릴과 이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헤드라이트는 1947년 초대 마세라티의 디자인부터 이어져온 디자인 헤리티지로, 온화하지만 강인한 인상을 준다. 특히 엠블럼의 삼지창 모양을 형상화해 적용한 휠과 휀더 엔진 커버로 이어지는 디자인은 MC20, 그레칼레, 그란투리스모로 이어지는 패밀리 룩을 완성한다.
새로운 마세라티의 그란투리스모는 역사로부터 수많은 헤리티지를 이어받으면서도 새로운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혁신을 받아들였다. 다만 이유가 있는 혁신만을 받아들였다.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V8 엔진이 아닌 V6 엔진을 탑재했으나 그 이유는 콤팩트한 V6 기반의 네튜노 트윈터보(모데나 트림에 장착)와 네튜노 엔진 기반의 550마력짜리 MC20 엔진(트로페오 트림에 장착)만으로도 기존의 V8에 필적하는 성능을 뽑아낼 수 있어서였다. 그에 더해 V6 엔진의 콤팩트한 특징 덕에 엑셀 뒤에 엔진을 두어 무게 균형을 맞출 수 있어 AWD를 가능하게 했다. 그란투리스모는 마세라티의 전기 트레인인 폴고레가 적용되는 첫 모델이 될 예정이다. 기본 트림인 모데나, MC20의 엔진을 얹은 고성능 트림 트로페오 외에 전기 구동기관을 적용한 폴고레 트림이 출시된다. 오디오 사운드는 물론 엔진 사운드 역시 섬세하게 가공되어 장착된 세계적인 이탈리안 사운드 브랜드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에서 재생된다. 완벽하게 차음된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안에서 듣는 소너스 파베르의 사운드는 극상의 감상 환경을 제공한다.

일본 마세라티 오너스 클럽의 설립자인 신이치 에코(우) 회장과 마세라티 오너 28년 차인 총무과장 류이치 나카야마 씨가 쓰키지 혼간지에 전시된 마세라티의 빈티지 모델인 3200GT(우)와 3500GT(좌)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둘은 지금은 다른 마세라티의 모델을 몰고 있지만, 인생의 어떤 시기에 이 두 모델을 모두 소유해 본 적이 있다.
Credit
- PHOTO FMK
-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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