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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에 오토매틱 시계 차고 가도 될까

슬로프 위에서도 스타일을 위해 아끼는 오토매틱 시계를 차고 나서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수백 개의 정밀 부품으로 이루어진 기계식 시계라면 설원은 지뢰밭과 다름없다. 추위와 격렬한 충격 속에서 당신의 소중한 타임피스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실전 가이드.

프로필 by 이하민 2026.01.29
겨울 스포츠에 맞는 시계 핵심 가이드
  • 활강 중 발생하는 지속적인 진동과 낙하 충격은 시계의 심장인 밸런스 휠 축을 손상시킨다.
  • 금속 부품이 영하의 온도에서 수축하면 헤어스프링 진동수가 변해 시간이 빨라질 수 있다.
  •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한 내부 습기를 막기 위해 최소 백 미터 방수 시계를 소매 안쪽에 착용한다
  • 겨울 스포츠용으로는 온도 변화에 강한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을 탑재한 타임피스를 추천한다.

밸런스 휠을 위협하는 진동과 낙하

활강 중에는 손목에 꽉 맞게 착용하는 것이 필수. /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활강 중에는 손목에 꽉 맞게 착용하는 것이 필수. /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스키나 스노보드는 기본적으로 설면의 울퉁불퉁한 요철을 달리는 스포츠다. 손목에 전해지는 지속적인 진동과 넘어질 때 발생하는 강한 낙하 충격은 기계식 시계에 치명적이다. 특히 시계의 심장이라 불리는 밸런스 휠은 머리카락보다 얇은 축에 의존해 공중에 떠 있는 구조라 충격에 가장 취약하다. 강한 충격을 받으면 이 축이 휘거나 부러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무브먼트 자체가 케이스 안에서 이탈하기도 한다. 이는 사람으로 치면 뇌진탕이나 골절과 같다. 최근 시계들은 내진 장치가 발달했다고는 하나, 스키장에서 발생하는 충격 에너지는 일반적인 생활 충격의 범위를 훨씬 넘어선다. 활강 중에는 시계를 차지 않거나, 적어도 손목에 꽉 맞게 착용해 시계가 덜컹거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


영하의 날씨와 금속 수축

영하의 날씨에 장시간 노출은 피할 것. /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영하의 날씨에 장시간 노출은 피할 것. /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기계식 시계는 온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시계의 정확성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인 헤어스프링은 대부분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다. 과학 시간에 배웠듯 금속은 차가워지면 수축하는 성질이 있다. 영하의 스키장에 장시간 노출되면 헤어스프링이 미세하게 수축하면서 팽팽해지는데, 이는 스프링의 탄성을 변화시켜 평소보다 진동수가 빨라지는 결과를 낳는다. 즉, 추운 곳에 오래 있으면 시계가 실제 시간보다 빨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무브먼트 내부의 윤활유가 낮은 온도에서 꿀처럼 끈적하게 굳어지면 부품 간의 마찰이 심해져 시계가 아예 멈추거나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따라서 고가의 시계일수록 극심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눈보다 무서운 온도차 방수와 내부 응결

온도차는 치명적이다. 습기가 차지 않게 깊숙하게 숨겨 차자. /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온도차는 치명적이다. 습기가 차지 않게 깊숙하게 숨겨 차자. /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스키장에서는 눈이나 얼음이 녹아 시계에 물이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적은 외부의 물이 아니라 내부에서 생기는 물, 즉 응결이다. 영하의 슬로프에서 꽁꽁 얼었던 시계가 난방이 잘 된 실내 로비나 식당으로 들어오면, 급격한 온도 차이로 인해 시계 유리 안쪽에 김이 서리고 물방울이 맺히게 된다. 이 습기는 무브먼트에 녹을 슬게 만드는 주범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생활 방수가 아닌 최소 백 미터 이상의 방수 성능을 가진 다이버 워치나 스포츠 워치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가장 현실적인 팁은 시계를 패딩이나 장갑, 소매 안쪽 깊숙이 착용하는 것이다. 체온이 시계 온도를 적절히 유지해 주어 급격한 온도 변화 쇼크를 막아준다.


겨울 스포츠를 위한 시계 추천

실리콘(Si14) 밸런스 스프링을 적용한 오메가 씨마스터 다이버 300 / 이미지 출처: 오메가

실리콘(Si14) 밸런스 스프링을 적용한 오메가 씨마스터 다이버 300 / 이미지 출처: 오메가

자성에 대한 저항력을 극대화시킨 브레게 마린 5517 / 이미지 출처: 브레게

자성에 대한 저항력을 극대화시킨 브레게 마린 5517 / 이미지 출처: 브레게

스키장에서 기계식 시계를 차고 싶다면, 기술적으로 보완된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 핵심은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이다. 실리콘 소재는 금속과 달리 온도 변화에 따른 수축이나 팽창이 거의 없고 자성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극한의 환경에서도 일정한 시간을 유지한다. 오메가 씨마스터 다이버 300은 실리콘(Si14) 밸런스 스프링을 적용해 만 오천 가우스 이상의 자성과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견디는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다. 브레게 마린 5517 또한 무브먼트에 실리콘 소재의 밸런스 스프링, 앵커, 이스케이프먼트 휠을 모두 적용해 자성에 대한 저항력을 극대화하고 윤활유가 필요 없는 내구성을 확보했다.

Credit

  • EDITOR 이정윤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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