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

눈여겨 보아야 할 독립시계 브랜드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새기는 장인들을 만났다.

프로필 by 윤웅희 2025.11.11
MB&F M.A.D 하우스의 워치메이커들.

MB&F M.A.D 하우스의 워치메이커들.

스위스에는 매년 수만 개의 시계를 생산하는 대규모 워치 매뉴팩처가 있지만, 소수 인원과 작은 팀으로 시계를 제작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워치메이커나 브랜드를 독립시계 제작자(Independent Watchmaker)라 부른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스타일과 기법을 고수하면서 독창적이고 복잡한 기술적 성취를 목표로 시계를 제작한다. 그래서 수공예의 비중이 높고 연간 생산량이 제한적이며 희소성도 있다. 일반 소비자보다는 컬렉터, 특히 열정적인 헤비 컬렉터의 관심을 주로 받는 카테고리였다는 얘기다.

그러나 COVID-19 이후 시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독립시계 역시 더 많은 관심을 얻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인지도도 크게 높아졌다. 실제로 F.P. 쥬른(F.P. Journe), 부틸라이넨(Voutilainen), MB&F, 필립 뒤포(Philippe Dufour), 드 베튠(De Bethune), 우르베르크(Urwerk) 등 오랜 경력의 제작자들이 이 카테고리를 견인하고 있고, 레제피(Rexhepi) 형제, 시몽 브렛(Simon Brette), 아즈만 모낭(Hazemann Monnin), 그리고 한국인 워치메이커 유민훈 등 비교적 젊은 세대 역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월, 제네바 워치데이즈 기간에 독립시계 제작자를 직접 만나기 위해 스위스를 찾았다. 여섯 곳의 아틀리에를 방문하고, 두 명의 워치메이커와 저녁 식사를 함께했으며, 네 개의 브랜드와 미팅을 진행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제작자마다 서로 다른 워치메이킹 방식과 태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독립시계 제작자와 그들의 시계를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독립시계를 소유한다는 것은 단순한 컬렉팅을 넘어 워치메이커가 지닌 가치관과 비전에 동참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부틸라이넨 아틀리에의 워치메이커들.

부틸라이넨 아틀리에의 워치메이커들.

카리 부틸라이넨의 Vingt-8.

카리 부틸라이넨의 Vingt-8.

이번 여정은 부틸라이넨(Voutilainen) 아틀리에 방문으로 시작됐다. 1962년 핀란드에서 태어난 카리 부틸라이넨(Kari Voutilainen)은 1990년대 시계 복원과 전통 메커니즘의 재해석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고, 2002년 스위스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설립한 이후 기술적 성취와 예술적 가치를 모두 만족시키며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를 개선한 다이렉트 더블 휠 이스케이프먼트. 전통 수공예 방식으로 제작한 다양한 패턴의 기요셰 다이얼 또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뇌샤텔 인근, 발드트라베르(Val-de-Travers) 산자락에 위치한 부틸라이넨의 아틀리에는 마치 외부 세계와 한 발짝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곳에서 내려다본 마을과 산의 전경은 얼마나 고요하고도 압도적이었던가.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진정한 독립시계 제작자의 세계에 들어서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아틀리에에 들어서면 시계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GPHG 수상 트로피 열 개가 전시되어 있다. 그가 업계와 컬렉터 모두로부터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를 단번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20년 이상 독립시계 제작자로 활동한 부틸라이넨은 철저한 자체 생산을 통해 최상의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 아틀리에의 인력은 약 80명. 하지만 연간 제작되는 시계는 불과 50여 점. 특히 기요셰 다이얼 워크숍을 별도로 운영할 만큼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었다. 완벽을 향한 추구, 그리고 타협하지 않는 장인정신이야말로 부틸라이넨의 본질이라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다.

이어 방문한 곳은 MB&F(Maximilian Büsser & Friends)의 모든 시계가 개발·제작되는 매드 하우스(M.A.D. House)였다. 제네바 외곽의 100년 넘은 건물을 리노베이션해 사용하고 있었는데, 스타일리시하고 급진적인 디자인과 달리 전통적인 워치메이킹을 중시하는 브랜드 철학이 느껴졌다. MB&F는 2005년 제네바에서 막시밀리앙 뷔세(Maximilian Büsser)가 설립한 독립시계 브랜드다. 그는 2000년대 초반 해리 윈스턴에서 여러 독립시계 제작자와 협업해 전설적인 오퍼스(Opus) 시리즈를 기획하며 이름을 알렸고, 그 성공을 계기로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후에도 워치메이커, 아티스트, 다양한 공급업체와 협업하며 독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시계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매드 하우스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들이 단순히 공급업체에서 부품을 조달받는 데 그치지 않고 상생을 지향한다는 사실이었다. 최근 많은 대형 브랜드가 제조 공정을 수직 계열화하며 통제를 강화하는 것과 달리, MB&F는 전통적인 스위스 시계 제작 방식을 따르며 각 분야의 전문성과 기술을 존중하고 협력 업체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일감을 제공하고 있었다. 부품 품질 관리 역시 세심하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철학은 협력 업체뿐 아니라 컬렉터, 워치메이커, 아티스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브랜드 이름에 ‘Friends’를 명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MB&F는 단순히 특이하고 유희적인 시계를 제작하는 것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하이엔드 독립시계 제작자임을 증명하고 있다.

우르베르크 아틀리에의 독특한 케이스들.

우르베르크 아틀리에의 독특한 케이스들.

아즈만 모낭의 스쿨 워치와 서브스크립션.

아즈만 모낭의 스쿨 워치와 서브스크립션.

우르베르크(Urwerk) 역시 독립시계 제작자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1997년 워치메이커 펠릭스 바움가르트너(Felix Baumgartner)와 디자이너 마틴 프레이(Martin Frei)가 설립한 이 브랜드는 25년 넘게 아방가르드한 시계를 선보여왔다. 바움가르트너의 기술적 전문성과 끊임없는 혁신 추구는 전통적 규범을 넘어서는 시계를 탄생시켰고, 프레이의 예술적 감수성과 창의성은 우르베르크의 시각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의 독창적인 디자인은 전통적인 개념을 초월해 예술적 표현의 길을 열었으며, 시계의 형태와 미감을 새롭게 정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네바 구도심의 주택가에 자리한 아틀리에는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 세 개 층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우르베르크는 시곗바늘 대신 디스크가 회전하며 시간을 표시하는 ‘원더링 아워(Wandering Hour)’ 방식으로 특히 잘 알려져 있는데, 공간에 직접 방문하면 왜 이들이 원더링 아워에 몰두하는지, 어디에서 영감을 얻고 무엇을 표현하려 하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아틀리에 곳곳에는 공동 창립자 펠릭스와 마틴의 개인 컬렉션과 오브제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대부분 원더링 아워와 직결되거나 시간의 본질과 깊은 관련을 맺은 것들이었다. 각각의 소품에는 고유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었다. 예를 들어 1680년대 제작된 바로크 나이트 클라크는 최초의 원더링 아워 클라크 가운데 하나로, 아틀리에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또 1775년 프랑스 워치메이커 페르디낭 베르투(Ferdinand Berthoud)의 마린 크로노미터는 펠릭스가 지닌 크로노메트리에 대한 열정을 잘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317년에 단 1초의 오차만 허용하는 루비듐 아토믹 클라크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기계식 시계와 동기화되는 독특한 메커니즘까지 갖추었다. 이처럼 다양한 오브제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직접 접하고 나니, 우르베르크의 시계를 훨씬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차근차근 역사를 쌓아 올린 부틸라이넨, MB&F, 우르베르크와 달리 아즈만 모낭(Hazemann Monnin)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신생 브랜드다. 2023년, 당시 23세였던 알렉상드르 아즈만(Alexandre Hazemann)과 빅토르 모낭(Victor Monnin)이 의기투합해 브랜드를 설립했다. 두 사람은 프랑스 모르토에 있는 리세 에드가 포르(Lycee Edgar Faure) 워치메이킹 스쿨에서 만나 졸업 작품, 이른바 스쿨 워치(School Watch)로 2023년 F.P. 주른 젊은 워치메이커 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이 스쿨 워치를 인하우스 무브먼트로 교체하고 사이즈와 디테일을 조정한 ‘Sonnerie au Passage avec Heure Sautante Instantanee’를 선보였다. 이름 그대로 ‘점핑 아워가 지나갈 때마다 차임벨이 울리는 시계’로 스쿨 워치 서브스크립션 에디션 20피스로 제작했다. 아즈만 모낭의 아틀리에는 제네바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 생토방소주(Saint-Aubin-Sauges)에 자리한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통 워치메이킹 머신을 다수 갖추고 있으며, 최근 확장된 공간에는 부품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장비가 새로 들어섰다. 실제로 이들은 시계 부품의 약 80%를 자체 제작하며, 피니싱을 포함한 다양한 공정에 필요한 툴까지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현대 워치메이킹에서 시간과 비용 문제로 많은 독립시계 제작자들조차 외부 납품에 의존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접근 방식이다.

제브데 레제피 아틀리에의 모습.

제브데 레제피 아틀리에의 모습.

또 다른 신생 브랜드, 제브데 레제피(Xhevdet Rexhepi)의 아틀리에도 인상적이었다. 파텍 필립에서 3년간 견습을 하고 MHC(Manufacture Haute Complication)에서 일한 그는 2015년부터 아크리비아(Akrivia)에서 형과 함께 다양한 컴플리케이션 시계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 2022년 마침내 독립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 제브데 레제피를 설립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워치메이킹 업계에서 주목받는 차세대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스스로를 ‘시티 가이’로 소개하는 그는 제네바 도심 한가운데에 아틀리에를 두고 있다. 라운지는 그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하듯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꾸며져 있으며, 벽에는 수많은 스케치가 전시되어 있다. 이 스케치들은 그의 첫 시계인 미니트 이네르테(Minute Inerte)가 어떤 영감에서 출발했는지, 어떻게 발전해 실제 시계로 구현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미니트 이네르테 시계를 실제로 마주하면 그가 아크리비아에서 쌓은 10년간의 경험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건축적인 구조, 균형 잡힌 비례, 정교하고 아름다운 피니싱, 60초에서 2초간 멈췄다가 점프하는 독창적인 미니트 핸드까지, 모든 요소가 탁월하고 독창적이다. 그는 평생 12개의 라인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첫 모델 미니트 이네르테가 이미 큰 성공을 거둔 만큼 앞으로 더 큰 관심과 명성을 얻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한편, 이번 방문 기간에는 레젭 레제피(Rexhep Rexhepi)의 새로운 아틀리에 오픈을 기념하는 칵테일 디너 행사도 열렸다. ‘차세대 필립 뒤포’라 불리는 그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독립시계 제작자이며, 앞서 소개한 제브데 레제피의 친형이기도 하다. 이번 아틀리에 확장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브랜드 확장이 아닌, 미래 워치메이커들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계획이라는 점 때문이다. 레제피는 스위스에도 여전히 시계 수리나 유지·보수에 초점을 맞춘 과정만 있을 뿐, 제대로 된 워치메이킹 교육 환경은 부족하다며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코소보에서 홀로 제네바로 건너와 워치메이킹을 배우고, 여러 시행착오 끝에 자신의 브랜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킨 그는 여전히 업계의 기반과 후배 세대를 위한 환경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번 행사에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파리, 제네바 등지에서 온 컬렉터와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이들이 새로운 아틀리에를 축하하며 시계와 삶에 대해 교류하는 모습은 시계 애호가들의 국제적 연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제브데 레제피 미니트 이네르테에 영감을 준 스케치들.

제브데 레제피 미니트 이네르테에 영감을 준 스케치들.

제브데 레제피의 미니트 이네르테.

제브데 레제피의 미니트 이네르테.

제네바 외곽에 위치한 라 파브리크 뒤 텅(La Fabrique du Temps, 이하 LFT)도 빼놓지 않고 들렀다. LFT는 루이 비통을 비롯해 다니엘 로스와 제럴드 젠타 등 독립시계 제작자의 주요 타임피스를 제작하는 곳으로, 미셸 나바스(Michel Navas)와 엔리코 바르바시니(Enrico Barbasini)라는 두 거장 워치메이커가 이끌고 있다. 특히 미셸 나바스는 오데마 피게에서 세계 최초의 자동 투르비용 손목시계 개발에 참여했으며, 프랭크 뮬러의 크레이지 아워, 파텍 필립의 케세드럴 미니트 리피터, 로랑 페리에의 더블 스파이럴 투르비용, 루이 비통의 스핀 타임 등을 제작한 인물이다. 규모 면에서는 아틀리에라기보다 매뉴팩처에 가까운 체계를 갖추었지만, 건물의 현대적 외관과 달리 제작 과정은 전통적이고 수공예적인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 라 파브리크 뒤 텅은 이미 다니엘 로스와 제럴드 젠타를 통해 독립시계 제작자의 정체성을 보여주었으며, 현재는 루이 비통 시계의 품질 향상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틀리에를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직접 시계를 본 것만으로도 기억에 남는 브랜드 역시 많다. 스타일리시한 시계인 미라지(Mirage)에서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클래식 시계 퀀텀 애뉴얼(Quantieme Annuel)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는 베르네롱(Berneron)이 그중 하나다. 기존 미라지는 어시메트리 구조의 심플 드레스 워치였지만, 이번에는 전통적인 케이스에 시메트리 구조를 적용한 고난도의 애뉴얼 캘린더를 선보였다. 올해 제네바 워치 데이즈 기간 동안 무려 1000명에게서 문의 메일을 받으며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는 후문. 또 이번 출장에서 발견한 베렌스(Behrens)라는 중국 브랜드도 인상적이었다. 베렌스는 최근 전설적 워치메이커인 바이아니 할터(Vianney Halter), 콘스탄틴 샤이킨(Konstantin Chaykin)과 협업해 시계를 선보였는데 모두 깜짝 놀랄 만큼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다. 바이아니 할터와 협업한 KWH 모델은 앤티크 전기 미터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으며, 콘셉트뿐 아니라 기계적 구동 방식과 피니싱도 뛰어났다. 가격은 4만 달러대. 완성도 대비 합리적인 수준이다. 콘스탄틴 샤이킨과 협업한 에이스 오브 하츠(Ace of Hearts) 역시 눈에 띄었다. 울트라 라이트 케이스에 샤이킨의 조커 시계를 올린 디자인으로 가벼울 뿐 아니라 조커 시계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모델은 1만 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가성비가 굉장히 뛰어나다는 얘기다.

베르네롱의 미라지 34mm 스톤 다이얼 유니크 피스.

베르네롱의 미라지 34mm 스톤 다이얼 유니크 피스.

베렌스x콘스탄틴 샤이킨의 에이스 오브 하츠.

베렌스x콘스탄틴 샤이킨의 에이스 오브 하츠.

그 어느 때보다 독립시계 제작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어쩌면 이들의 전성기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20년 전, 이제는 전설이 된 워치메이커들이 독립시계 제작의 장을 열었다면, 지금은 재능과 열정을 갖춘 수많은 후배 제작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알리고 있다. 기성 하이엔드 브랜드가 정체되어 있는 현재의 상황도 이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기술과 예술적 발전보다 가격 인상에 집중하는 브랜드에 지친 컬렉터들이 자연스레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독립시계 제작자의 시계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브랜드의 헤리티지가 부족하고, 퀄리티 컨트롤이 완벽하지 않으며, 애프터서비스 문제도 남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컬렉터들이 독립시계 제작자를 선택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존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얻기 어려운 특별한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유니크한 디자인, 창조적인 기술, 핸드크래프트의 정수, 즉 진정한 ‘좋은’ 시계의 경험을 제공하며, 시계 너머에 숨겨진 워치메이킹 방식과 철학, 비전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독립시계 제작자의 시계는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선택의 폭은 넓을수록 좋은 것. 현대사회에서 시계는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오브제인 만큼 독립시계는 착용자의 취향과 개성을 좀 더 선명하게 반영하고 창의적 선택지를 제공한다. 나와 맞는 독립시계 제작자를 만나고 그의 개성과 비전에 공감할 수 있다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워치메이킹 세계가 열릴 것이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새로운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는 시계가 기다리고 있다.

 라 파브리크 뒤 텅의 워치메이커들.

라 파브리크 뒤 텅의 워치메이커들.


Who’s the writer?

2014년 F.P. 주른의 크로노미터 블루를 구매하면서 독립시계 제작자를 경험하기 시작한 이상문은 지난 2~3년간 본격적으로 독립시계 제작자들의 시계를 컬렉팅하기 시작했다. 국내 유일의 유료 멤버십 워치 커뮤니티 ‘페니워치’를 운영하는 대표이자 시계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 GPHG 아카데미 멤버로, 한국의 시계 애호가들에게 독립시계 제작자와 그들의 시계를 소개하고 있다.

Credit

  • EDITOR 윤웅희
  • WRITER & PHOTOGRAPHER 이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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