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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번쩍 띄는 올해의 하이 주얼리

진귀한 스톤, 섬세한 세공, 탁월한 상상력으로 완성한 올해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프로필 by 김유진 2025.07.27
화이트 골드에 그레이 다이아몬드, 가닛, 오닉스를 세팅한 하마 링 쇼파드.

화이트 골드에 그레이 다이아몬드, 가닛, 오닉스를 세팅한 하마 링 쇼파드.

CHOPARD

< DREAMS FOR THE RED CARPET>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주얼리를 만드는 쇼파드가 제78회 칸 국제영화제를 위해 새로운 2025 레드카펫 컬렉션 ‘캐롤라인 유니버스(Caroline's Universe)’를 공개했다. 공동 대표이자 아티스틱 디렉터 캐롤라인 슈펠레(Caroline Scheufele)의 내면 세계를 78피스의 하이 주얼리로 표현한 이번 컬렉션은 ‘동물, 꽃, 쿠튀르, 젬스톤, 우주, 사랑’이라는 여섯 개의 테마를 통해 완성됐다. 브릴리언트 컷 그레이 다이아몬드와 가닛이 세팅된 유쾌한 실루엣의 하마 링, 캐롤라인의 반려견 바이런을 형상화한 링, 컬러 사파이어와 화이트 오팔이 조화를 이룬 플라워 이어링, 핑크 퍼플 투르말린과 애미시스트가 어우러진 초커 등 각 피스는 윤리적으로 채굴된 진귀한 스톤을 사용해 지속 가능한 럭셔리의 메시지도 함께 전한다. 하이 주얼리와 시네마, 우주적 상상력이 만나는 찰나를 오롯이 레드카펫 위에 펼쳐 보인다.

오닉스, 에메랄드,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팬더 오티브와 콜롬비아산 에메랄드 비즈가 생동감 있는 앙 에킬리브르 팬더 덩틀레 네크리스 까르띠에.

오닉스, 에메랄드,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팬더 오티브와 콜롬비아산 에메랄드 비즈가 생동감 있는 앙 에킬리브르 팬더 덩틀레 네크리스 까르띠에.

CARTIER

<POETRY OF BALANCE>

까르띠에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앙 에킬리브르(En Équilibre)’는 절제된 표현 속에 숨겨진 균형의 미학을 선보인다. 직선과 곡선, 볼륨과 여백, 대칭과 비대칭 사이의 긴장을 섬세하게 조율한다. 까르띠에의 아이콘 팬더도 이번 컬렉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됐다. 팬더 덩틀레(Panthère Dentelée) 네크리스는 콜롬비아산 에메랄드를 파셋 비즈로 세공해 목을 부드럽게 감싸고 중앙에 위치한 입체적인 팬더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작품. 그 밖에 쉬토(Shito) 네크리스는 49.37캐럿의 잠비아산 에메랄드 두 개를 중심으로 절묘한 비대칭 구도를 구현했으며, 이알라(Hyala) 네크리스는 핑크와 옐로 사파이어, 다이아몬드를 마치 떠 있는 듯한 구조로 세팅해 신비로운 광채를 강조했다. 앙 에킬리브르 컬렉션은 이러한 미묘한 균형 속에서 아름다움을 넘어 하나의 언어로 승화된다.

화이트 골드에 화이트 & 옐로 다이아몬드, 에메랄드, 핑크 사파이어, 스피넬, 퍼플 & 차보라이트 가넷, 터콰이즈, 펄, 마더오브펄, 래커를 장식한 디오렉스퀴 링 디올 하이주얼리.

화이트 골드에 화이트 & 옐로 다이아몬드, 에메랄드, 핑크 사파이어, 스피넬, 퍼플 & 차보라이트 가넷, 터콰이즈, 펄, 마더오브펄, 래커를 장식한 디오렉스퀴 링 디올 하이주얼리.

DIOR

<THE EXQUISITE GARDEN>

디올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디오렉스퀴(Diorexquis)’는 무슈 디올이 사랑했던 정원에서 출발한다. 아티스틱 디렉터 빅투아르 드 카스텔란(Victoire de Castellane)은 꽃과 나무,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풍경을 하나의 장면처럼 주얼리 안에 담았다. 얇은 구조 위에 층층이 쌓인 젬스톤과 다이아몬드, 투명하게 반짝이는 에나멜 디테일은 작은 정원을 연상케 하고, 오팔 위에 자개나 오닉스를 겹쳐 세팅한 기법은 물빛처럼 흐르는 회화적인 색감을 만들어낸다. 플리크-아-주르(Plique-À-Jour) 에나멜 기법이 더해지면 빛이 닿는 순간 컬러가 스테인드글라스처럼 맑게 반짝이기까지 한다. 이어링, 링, 브로치, 티아라, 헤어핀까지 주얼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피스들은 착용하는 순간 마치 정원에 둘러싸인 듯한 환상적인 감성을 선사한다.

46캐럿이 넘는 파라이바 투르말린을 중심으로 마퀴즈 컷 모거나이트와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물결치듯 세팅한 마레아 로사 네크리스 다미아니.

46캐럿이 넘는 파라이바 투르말린을 중심으로 마퀴즈 컷 모거나이트와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물결치듯 세팅한 마레아 로사 네크리스 다미아니.

DAMIANI

<ODE TO ITALY>

2025년 다미아니 하이 주얼리 컬렉션 ‘오드 올 이탈리아(Odd all Italia)’은 이탈리아의 아름다움에 대한 진정한 찬사다. 푸르른 산세의 여유와 웅장한 건축물, 예술적인 도시 곳곳의 풍경에서 영감받은 세 가지 챕터로 컬렉션을 구성했다. 파라이바 투르말린으로 지중해 바다의 찬란한 빛을, 콜롬비아산 에메랄드로 토스카나의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오렌지색 사파이어로 시칠리아의 불타는 석양을 표현한 ‘라이트 오브 더 씨(Light of the Sea)’ 챕터를 지나 두 번째 챕터 ‘랜드스케이프 오브 더 소울(Landscape of the Soul)’에는 꽃이 만개한 언덕과 반짝이는 알프스 봉우리, 고요한 호수 등 이탈리아 내륙의 자연경관을 담았다. 그리고 컬렉션은 다채로운 젬스톤과 기하학적 디자인으로 이탈리아 곳곳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표현한 ‘드웰링 오브 타임(Dwellings of Time)’으로 막을 내린다.

로즈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오너먼트 스톤을 더한 칼레이도스코프 라이트 링, 2.14캐럿의 쿠션 컷 오렌지 핑크 탄자니안 스피넬을 세팅한 엑스트라오디너리 로즈 링, 생동감 넘치는 컬러의 쿠션 컷 에메랄드를 세팅한 아티 팝 링 피아제.

로즈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오너먼트 스톤을 더한 칼레이도스코프 라이트 링, 2.14캐럿의 쿠션 컷 오렌지 핑크 탄자니안 스피넬을 세팅한 엑스트라오디너리 로즈 링, 생동감 넘치는 컬러의 쿠션 컷 에메랄드를 세팅한 아티 팝 링 피아제.

PIAGET

<SHAPES OF EXTRALEGANZA>

지난해 섬세한 형태와 정제된 오너먼트로 메종의 150년 역사를 재해석했던 ‘에센스 오브 엑스트라레간자(Essence of Extraleganza)’에 이어, 2025년 ‘셰이프 오브 엑스트라레간자(Shape of Extraleganza)’ 컬렉션은 1960~1970년대 피아제의 창의적 근간을 탐구한다. 세 편으로 구성될 하이 주얼리 시리즈 중 두 번째 챕터다. 당시 피아제는 살바도르 달리, 아르망, 앤디 워홀 등의 예술가와 협업하며 워치와 주얼리의 형태를 자유롭게 실험했고, 벨트나 커프링크스, 심지어 시가 커터, 골드 바를 본뜬 장신구를 선보였다. 이 오래된 유산은 비대칭과 균형, 곡선과 직선, 빛과 텍스처의 조화를 통해 현대적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예상치 못한 원석의 조합과 운율이 느껴지는 세팅 방식에서 피아제의 자유로운 미학을 엿볼 수 있다.

그레이 계열 색조가 오묘하게 뒤섞인 아이언 아이 스톤 몸체 위로 두 개의 에나멜 깃털이 시간을 표시하는 네상스 드 라무르 오토마통 가격미정 반클리프 아펠.

그레이 계열 색조가 오묘하게 뒤섞인 아이언 아이 스톤 몸체 위로 두 개의 에나멜 깃털이 시간을 표시하는 네상스 드 라무르 오토마통 가격미정 반클리프 아펠.

VAN CLEEF & ARPELS

<LOVE-HOLIC>

반클리프 아펠의 엑스트라오디네리 오브제는 단순한 주얼리나 워치로 정의할 수 없다. 높이 27cm 오브제의 뼈대를 이루는 메커니컬 무브먼트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정교하게 세공된 수십 피스의 보석,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구현한 부드러운 움직임까지. 올해 새롭게 선보인 네상스 드 라무르(Naissance de l’Amour) 오토마통은 2022년 처음 선보인 레브리 드 베릴린(Rêveries de Berylline) 오토마통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카리용이 선사하는 선율을 시작으로 플리크-아-주르 에나멜 기법이 적용된 수십 개의 깃털 바구니가 열리고, 이내 큐피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큐피드의 부드러운 날갯짓과 깃털 바구니의 섬세한 움직임에 반클리프 아펠의 장인정신과 예술성이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이트 골드에 에메랄드, 에나멜, 다이아몬드를 촘촘하게 세팅한 클로버와 펀 네크리스 쇼메.

화이트 골드에 에메랄드, 에나멜, 다이아몬드를 촘촘하게 세팅한 클로버와 펀 네크리스 쇼메.

CHAUMET

<ROOTED IN NATURE>

쇼메는 이번 ‘주얼스 바이 네이처(Jewels by Nature)’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통해 자연과 동식물의 경이로운 생명력에 주목한다. ‘영원함’ ‘찰나의 아름다움’ ‘부활’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식물학자의 시선으로 자연을 탐구하듯 정밀하게 관찰하고 표현한 54피스의 동식물 모티브 주얼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중 ‘영원함’이라는 주제를 담은 이 네크리스는 클로버와 고사리의 형태를 섬세하게 구현한 작품이다. 행운과 지속성의 상징인 클로버와 고대 식물로서 오랜 시간 생존해온 고사리는 각각 자연이 품은 영원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중앙에는 무오일 처리된 콜롬비아산 에메랄드 세 피스(총 11.63캐럿)가 싱그러운 잎사귀처럼 세팅되어 식물의 생명력을 생생하게 전한다. 또한 그린 에나멜과 다이아몬드로 형상화한 클로버 모티브를 중심에 두고 컷다운, 베젤, 일루전 세팅을 조합해 다양한 다이아몬드들이 고사리 잎의 유려한 곡선을 따라 흐르도록 배치했다. 이처럼 고전적인 세팅 기법과 현대적인 해석이 결합된 구조는 단순한 장식을 넘어 자연의 성장과 순환을 기하학적으로 풀어낸 조형미로 연결된다. 이 외에도 꽃, 나비, 벌, 잠자리 등 자연의 다양한 생명체들이 컬렉션 전반에 등장한다. 자연이 품은 조화와 생명력, 그 경이로움에 대한 찬사를 주얼리를 통해 풀어낸 컬렉션이다.

유연한 실루엣의 화이트 골드 스트랩에 다이아몬드를 빼곡하게 세팅한 켈리 가브로쉬 네크리스 에르메스.

유연한 실루엣의 화이트 골드 스트랩에 다이아몬드를 빼곡하게 세팅한 켈리 가브로쉬 네크리스 에르메스.

HERMÈS

<FROM THE KELLY>

가방이 주얼리가 되고 주얼리가 가방이 되는 상상. 에르메스의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에르 아르디(Pierre Hardy)는 하우스의 가장 상징적인 아이템인 켈리 백을 완전히 새로운 시선으로 재해석한 ‘켈리모르포스(KellyMorphose)’ 컬렉션을 공개했다. 가방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주얼리로 옮긴 이번 컬렉션은, 단순한 모티브 차용을 넘어 장인정신과 조형미의 조우를 보여준다. 각각의 피스들은 스트랩, 버클, 잠금장치, 키 홀더 등 켈리 백의 아이코닉한 디테일에서 영감을 얻어 네크리스, 브레이슬릿, 링, 초커로 탄생했다. 하이라이트는 켈리 가브로쉬(Kelly Gavroche) 네크리스다. 화이트 골드에 무려 1771개의 다이아몬드를 촘촘히 세팅한 이 작품은 마치 스카프처럼 목선을 부드럽게 감싸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전통적인 켈리 백의 실루엣을 주얼리의 유연한 곡선미로 치환한 이 네크리스는 에르메스가 지닌 우아함과 유희적 감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루벨라이트 비즈, 탄자나이트, 그린 투르말린으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완성한 투보가스 에 콜로리 하이 주얼리 만체트 워치 불가리.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루벨라이트 비즈, 탄자나이트, 그린 투르말린으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완성한 투보가스 에 콜로리 하이 주얼리 만체트 워치 불가리.

BVLGARI

<FULL OF COLORS>

지난 5월, 불가리는 다양함을 뜻하는 폴리(Poly)와 색을 의미하는 크로미아(Chromia)를 결합한 ‘폴리크로마(Polychroma)’ 하이 주얼리 & 워치 컬렉션을 공개했다. 총 600점에 달하는 주얼리, 워치, 백, 향수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마치 프리즘처럼 다채롭게 빛나는 컬러 젬스톤으로 완성됐다. 컬렉션을 대표하는 다섯 점 중 투보가스 에 콜로리 하이 주얼리 만체트 워치는 불가리 특유의 관능적인 디자인 언어가 응축된 작품이다. 부드러운 곡선의 튜브 셰이프 뱅글에 정교하게 파인 커팅된 자수정, 시트린, 토파즈, 루벨라이트, 핑크 및 그린 투르말린, 사파이어, 아콰마린 등 비비드한 색상의 젬스톤이 배치되어 눈부신 색채의 리듬을 만들어낸다. 중앙의 다이얼은 피콜리씨모 무브먼트를 탑재했으며 최대 3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스카이 이즈 더 리밋 링, 프리티 윙즈 핑크 골드 이어링, 와일드 앳 하트 링 모두 샤넬 하이 주얼리.

스카이 이즈 더 리밋 링, 프리티 윙즈 핑크 골드 이어링, 와일드 앳 하트 링 모두 샤넬 하이 주얼리.

CHANEL

<FALLING STAR>

지평선 너머로 타오르는 석양빛, 하루가 저무는 마법 같은 순간. 샤넬은 주얼리가 피부 위에서 황홀하게 반짝이는 저녁의 찰나를 상상 하며 ‘리치 포 더 스타(Reach For The Stars)’ 컬렉션을 채웠다. 가브리엘 샤넬이 선보인 최초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비쥬 드 디아망(Bijoux de Diamants)에 등장했던 반짝이는 별과 혜성, 그녀의 당당한 비전을 상징하는 날개 그리고 가브리엘 샤넬의 별자리이자 메종 하이 주얼리를 대표하는 엠블럼 중 하나인 사자. 샤넬은 이 세 가지 아이콘을 다이아몬드와 핑크 & 블루 사파이어, 옐로 골드 등을 사용해 네크리스, 이어링, 링, 헤드피스 등 대담하고 입체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시켰다.

Credit

  •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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