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서울모터쇼에서 발견한 것 3가지
자동차를 경품으로 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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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5월3일부터 10일까지 한국종합전시장 (KOEX)에서 열린 제1회 서울모터쇼의 모습. 사진 속 자동차는 현대자동차 최초의 콘셉트카 ‘HCD-1’다
“태양열과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무공해 자동차를 만드는 데 기업들의 노력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1995년 5월 3일 제1회 서울모터쇼 개최 소식을 전하며 어느 KBS 기자가 남긴 말이다. 여기서 놀라운 건 두 가지다. 1995년에도 자동차업계가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했다는 것과 서울모터쇼가 벌써 30주년을 맞이했다는 사실이다.
첫 행사는 5월 3일부터 10일까지 ‘자동차! 움직이는 생활공간, 풍요로운 삶의 실현’이라는 주제로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열렸다. 참고로 KOEX는 1997년 증축하면서 지금의 COEX로 이름을 바꿨다. 첫 행사인데도 7개국 204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약 70만 명이 방문했다. 특히 5월 5일에는 KOEX 사상 최대 관람객인 13만6000여 명이 서울모터쇼를 찾았다. 종이 티켓을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이라 방문객들은 최대 2시간 이상 줄을 서야만 했다고 전해진다. 참다 못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거나 밀려드는 인파에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는 기사도 있다.
여기엔 숨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 1991년 상업·무역·공업 업무를 관장하던 상공부는 국내 자동차 보급이 확대되자 관련 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자동차공업협회와 함께 모터쇼 개최 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후 1993년 9월엔 서울모터쇼 개최를 결정했으며, 1994년 1월에는 한국종합전시장 사용 허가까지 받았다. 그런데 당초 계획과 달리 수입차 브랜드가 강력한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첫 개최이니 국산차 위주로 진행하려는 주최측과 국내 시장 진출을 노리는 수입차 업계가 충돌했고, 결국 개최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 무리해서 추가 전시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서울모터쇼 덕인지 알 수 없지만, 1995년은 전년 대비 수입차 등록 대수가 3배가량 증가했다.

35만 명이 찾을 것이라는 주최측의 예상과 달리 약 70만 명이 제1회 서울모터쇼를 찾았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제1회 서울모터쇼만의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컴패니언 걸’이다. 사진 촬영만을 위한 레이싱 모델과 달리, 컴패니언 걸은 전시관을 안내하는 역할로 1993년 대전엑스포에서 처음 등장했다. 두 번째는 어마어마한 경품이다. 방문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하루에 한 대씩 총 7대의 차를 증정했다. 공정한 추첨을 위해 경찰관까지 대동할 정도였다. 세 번째는 참가한 완성차 브랜드의 개수다. 대우, 삼성, 아시아, 크라이슬러, 사브 등 이제는 사라져 만날 수 없는 여러 회사들이 제1회 서울모터쇼에는 있었다. 네 번째는 부대 공연이다. 각 브랜드는 이목을 끌기 위해 뮤지컬, 음악 밴드 공연, 심지어 보디빌딩 쇼까지 부스에서 개최했으며, 당대 유명 가수들을 초청한 ‘가요무대’를 열었다. 자동차 외에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해 모터쇼를 일종의 축제처럼 즐긴 셈이다.
제1회 서울모터쇼의 주제로 다시 돌아가 보자. ‘자동차! 움직이는 생활공간, 풍요로운 삶의 실현’이다. 자동차는 이동 수단이자 생활공간이다. 집 다음으로 비싼 물건이자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물건이니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릴 적 아빠 차에 방향제 대신 놓여 있던 모과의 향, 초보 운전 시절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길을 헤맨 경험, 애인과 함께 차 안에서 바라보던 노을 등 삶을 다채롭게 만든 추억 중엔 자동차와 관련한 것이 많다.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문제였던 1995년과 달리, 최근에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같은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의 발달로 행사장을 찾는 인원이 감소하는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도 모터쇼의 인기가 시들한 건 마찬가지여서 120년 역사의 제네바 모터쇼가 폐지됐고, 올 초 북미 최대 규모로 꼽히는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관람객이 2019년 대비 50만 명 줄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추기 위해 서울모터쇼는 2021년부터 공식 명칭을 ‘서울모빌리티쇼’로 바꿨다. 자동차 중심의 모터쇼가 아닌 드론, 로봇 등을 포함해 모빌리티 관련 첨단 기술 교류의 장으로 진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신발만 하더라도 종류와 브랜드에 따라 같은 사이즈도 착화감이 전부 다른데, 3만여 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는 오죽할까? 직접 앉아보고 만져봐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이 훨씬 많다는 뜻이다. 매장을 일일이 돌아다닐 필요 없이 최신 모델과 콘셉트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회는 2년에 한 번뿐이다.


2025서울모빌리티쇼

Credit
- PHOTO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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