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클럽 에스콰이어 '테린이 탈출기'
‘테린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스무 명의 클럽 에스콰이어 회원들이 주1회 3시간씩 모여 테니스 아레나에서 특별 훈련을 받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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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에스콰이어 회원들의 모습. 신찬휘 프로가 오른편 앞 열에서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서울에서 테니스를 배우는 사람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소형 실내 테니스 레슨장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서울의 테니스 레슨은 1 대 1 혹은 1 대 2로 고착화되어 가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 가서 30분가량 연습 코치가 주는 공을 받아가며 자신의 스윙을 연습한다. 연습과 함께 재교정이 이뤄지지만, 이를 몸에 익힐 만한 시간이 없다. 25분이 지나면 다음 사람을 위해 공을 주워야 한다. 게다가 서브 연습이 불가능한 하프코트의 크기는 또 얼마나 작은가.
우리는 3개의 코트에서 20명의 인원을 코칭하는 클럽 에스콰이어의 테니스 클래스를 통해 서울의 테니스 애호가들이 갑갑해하는 이러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결핍을 해소해보고 싶었다. 8월 6일 첫 클래스가 있던 날을 정확하게 기억한다. 초급반 12명이 한 코트에서 포핸드 스트로크 연습을 했고, 중급반 8명은 나머지 두 코트로 4명씩 나뉘어 1시간가량 서브 연습을 했다. “더운 여름 실내에서 1시간짜리 서브 연습이라니요. 이건 정말 어디 가서 절대 할 수 없는 호사네요.” 주말마다 친구들과 테니스를 칠 때마다 서브가 말썽이라는 한 회원이 즐거워하며 말했다. “여러 명이 같이 레슨을 받으니까 코치님이 한 마디를 해주고 다른 회원에게 갈 때 그걸 충분히 익힐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현대무용을 전공한 장재석 씨가 말했다. “다른 회원들이 하는 걸 보며 제 폼의 문제점을 발견하기도 했고요.” 자동차 용품 판매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김지웅 씨의 말이다.
테니스는 쾌감의 스포츠다. 김지웅 씨는 러닝과 복싱, 피트니스 그리고 테니스를 한다. “피트니스와 러닝이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이라면 테니스와 복싱은 그 체력을 바탕으로 승부를 낼 수 있는 퍼포먼스 운동이죠. 공을 쫓으며 느끼는 아주 근원적인 쾌감이 있어요. 그건 초등학생 때부터 모두가 운동장에서 느껴본 걸 거예요.” 그가 말했다. “서브를 넣어보면 알아요.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스포츠의 동작 중에 가장 어렵죠. 기본적인 포핸드 스트로크만 해도 백날 해도 제대로 맞는 확률이 그리 높지 않아요. 도전 의식이 생겨 서브가 제대로 들어가기만 하면, 포핸드가 제대로 맞기만 하면 도전에 성공했다는 쾌감이 상당해요.” 장재석 회원이 말했다.
김포의 테니스 아레나는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서울을 비롯한 근교에는 예약이 가능한 실내 테니스장이 몇 곳 없는 데다가 그중에서 한여름에 격렬한 운동이 가능할 정도로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도록 환풍 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곳은 거의 없다. “테니스 아레나는 레슨 전에 기다릴 수 있는 리셉션 공간, 샤워장과 화장실, 여유로운 코트 주변의 스페이스 등이 완벽하게 갖춰진 거의 유일한 테니스장이죠.” 장재석 회원이 말했다.
테니스 아레나의 공간만큼 회원들을 놀라게 한 건 김포시청 선수들의 재능기부였다. 8월 27일 클래스 마지막 날에는 최재원 감독이 이끄는 김포시청 테니스팀 소속 선수 여섯 명(정홍, 이재명, 한진성, 김대한, 김동주, 유진석)이 클럽 에스콰이어 테린이들을 직접 지도했다. 김동주 선수는 “지역 스포츠 문화 발전을 위해 종종 이런 행사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한편 4주 동안 테린이 스무 명을 이끌었던 헤드 코치는 테니스 아레나의 신찬휘 프로가 맡았다. 마치 유아들을 다루듯 스무 명의 성인 몸치들을 지도한 그에게 한없는 감사를 보낸다. 그러나 결론을 얘기하자면, 테린이를 탈출한 사람은 마지막까지 없었다. 다만 세상에는 나 말고도 수많은 테린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는 테린이라는 사실을 창피해하지 않게 되었을 뿐이다.



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어수하
-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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