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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날이나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이면 선뜻 밖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인스타그램이나 OTT만 보기에는 어딘가 아쉬운 기분이 든다면 노트북 화면 너머 미술관으로 훌쩍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작가와 작품을 알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공간에 방문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웹서핑을 하다 우연히 발견한 전시 정보 하나가 다음 여행의 목적지가 되기도 하고, 예전에 봤던 전시의 사진 한 장을 다시 꺼내보는 일이 감상을 되짚어보는 첫 단추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온라인에서 작품과 전시를 만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실제 전시를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부터 미술관 소장품 데이터베이스, 전시 도록 아카이브, 작가 인터뷰와 비평을 모은 웹진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여러 웹사이트에서 발행되고 있다. 전시를 직접 보러 가기 전에 배경지식을 쌓거나, 전시 관람 후에 더 알고 싶은 부분을 찾아볼 때도 유용하다. 무엇보다 온라인의 가장 큰 강점은, 언제 어디서든 천천히 작품과 전시를 따라가며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여름엔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보다 여유롭게 예술을 즐겨보자.
[온라인으로 미술을 즐기는 다섯 가지 방법]
① 온라인으로 작품을 보고 싶다면 온라인 전시와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작품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다.
② 지나간 전시를 다시 보고 싶다면 도록, 소장품 데이터베이스, 아카이브를 통해 전시와 작가를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다.
③ 다양한 시선의 글을 읽고 싶다면 다양한 관점의 비평과 작가 인터뷰, 전시 리뷰를 통해 작품 너머의 맥락까지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④ 해외 미술 소식과 흐름이 궁금하다면 국제 미술계의 전시와 비엔날레, 작가들의 소식을 살펴보며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⑤ 날씨가 좋아지면 어디로 갈까? 전시 정보 플랫폼에서 가장 보고 싶은 전시를 찾아서, 다음 주말의 행선지로 정할 수 있다.
① 온라인으로 작품을 보고 싶다면
전시를 직접 보러 나가기 어려운 날, 온라인에서도 충분히 작품과 전시를 찾거나 감상할 수 있다. 온라인 전시와 VR 콘텐츠, 영상 및 사진 아카이브 등은 실제 전시를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작품에 대한 정보와 감각을 확장해 준다. 그리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작품을 오래 보거나, 이미 끝난 전시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온라인 콘텐츠만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플랫폼은 ‘Google Arts & Culture’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참여하는 대표적인 온라인 예술 플랫폼으로, 가장 흥미로운 콘텐츠로는 3D 가상 투어를 통해 전시장을 직접 걸어 다니는 듯한 경험을 하면서 미술관을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다.
Google Arts & Culture에서 세계 미술관의 온라인 전시와 초고해상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Google Arts & Culture 홈페이지
무엇보다 초고화질 이미지로 작품을 자유롭게 확대할 수 있어서 붓질의 결과 물감의 질감까지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 실제 전시장에서는 작품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잘 못 보던 부분을, 오히려 화면을 통해 더 많은 디테일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었다. 웹사이트뿐 아니라 모바일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 틈날 때마다 작품을 감상하거나 관심 있는 미술관을 자주 둘러보기에 좋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 검색과 디지털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 이미지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는 단순히 전시 예매를 하거나 공지사항만 확인하는 창구가 아니다. ‘소장품 검색, 미술연구, 디지털 콘텐츠’ 탭을 둘러보면 작가 인터뷰와 큐레이터 토크, 전시 영상, 온라인 발간물 등 다양한 자료를 무료로 열람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다. 특히 전시를 보기 전에 배경지식을 쌓거나, 관람을 마친 뒤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하고 싶을 때 유용하다.
리움미술관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소장품과 연구 자료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리움미술관 홈페이지
리움미술관 역시 온라인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두고 있다. 소장품 정보는 물론 전시 영상과 큐레이터 인터뷰, 보존 연구, 교육 프로그램, 수어 해설 등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 ‘배움 연구’ 탭에서는 전시장에서는 미처 살펴보지 못했던 작품의 제작 과정이나 연구 내용을 함께 확인할 수 있어 작가나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② 지나간 전시를 다시 보고 싶다면
시간이 지나면 전시는 사라지지만, 도록은 그 찰나의 시간을 다시 호출할 수 있는 중요한 매체가 된다. 그리고 전시를 직접 보지 못했거나, 이미 관람했던 전시를 다시 떠올리고 싶을 때 가장 든든한 자료가 되기도 하다. 도록을 통해서 전시의 구성과 작품 이미지, 작가의 글, 설치 전경 등을 다시 살펴보며 당시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을 찾아서 다시금 천천히 읽어나가는 방법도 추천한다.
A-Docs는 국내 전시 도록과 미술 출판물을 모아놓은 아카이브 플랫폼이다. / 이미지 출처: A-Docs 홈페이지
국내에서 가장 자주 활용하게 되는 전시 도록 아카이브 가운데 하나다. 국내 미술관과 갤러리, 전시공간, 개인이 발간한 도록과 출판물을 한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절판되거나 구하기 어려운 자료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특히 글을 통해서 전시를 깊이 이해하고 싶거나 특정 작가의 소식이나 작업을 꾸준히 살펴보고 싶을 때 유용하다.
아트허브 도록연대기에서 다양한 국내 전시 도록을 찾아볼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아트허브 홈페이지
아트허브에서 운영하는 도록 아카이브로, 국내 갤러리와 미술관의 전시 도록을 살펴볼 수 있다. 에이독스(A-Docs)와는 수록된 도록의 종류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두 사이트를 함께 활용하면 더 다양한 자료를 만날 수 있다. 필자 역시 특정 전시를 찾을 때는 두 플랫폼을 번갈아 참고하는 편이다.
서울시립미술관 SeMA CORAL은 연구 자료와 비평 콘텐츠를 제공한다. / 이미지 출처: SeMA CORAL 홈페이지
SeMA CORAL(세마 코랄)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온라인 연구 플랫폼이다. 연구 자료, 비평, 아카이브 등 다양한 텍스트 콘텐츠를 제공하며, 동시대 미술을 여러 관점에서 생각하게끔 한다. 동시대 미술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과 연구자의 생각을 함께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③ 다양한 시선의 글을 읽고 싶다면
전시 리뷰와 비평, 작가 인터뷰는 작품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전시를 볼 당시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맥락을 이어주곤 한다. 따라서 전시장에서는 마무리했던 생각과 감상이 누군가의 비평을 읽는 순간 다시금 생각이 뻗어 나가기도 한다.
아래에 소개하는 곳에서는 온라인 웹진으로도 가볍게 읽을 수 있고, 매달 발행되는 잡지를 구입해 지면으로도 읽을 수 있다. 좋은 글 한 편은 작품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월간미술은 국내외 전시와 미술계 이슈를 다루는 대표적인 미술 전문 매체다. / 이미지 출처: 월간미술 홈페이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미술 전문 월간지 중 하나다. 국내외 주요 전시와 작가, 미술계 이슈를 폭넓게 다루기 때문에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꾸준히 살펴보기에 좋다.
아트인컬처에서는 전시 리뷰와 작가 인터뷰, 비평을 만나볼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아트인컬처 홈페이지
전시 리뷰와 비평, 작가 인터뷰를 중심으로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담론을 소개하는 미술 전문 월간지다. 하나의 전시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싶거나 다양한 관점의 글을 읽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매체 가운데 하나다.
퍼블릭아트는 전시 소식과 작가 인터뷰, 미술계 뉴스를 폭넓게 소개한다. / 이미지 출처: 퍼블릭아트 홈페이지
전시 소식부터 작가 인터뷰, 비평, 미술계 뉴스까지 폭넓게 다루는 미술 전문 월간지다. 전시를 자주 찾아다닌다면 매달 어떤 전시가 주목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용도로도 유용하다.
④ 해외 미술 소식과 흐름이 궁금하다면
국내 전시를 넘어 세계 미술계의 흐름을 살펴보고 싶다면 해외 미술 플랫폼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전시와 비엔날레, 작가 인터뷰, 비평은 물론 공모와 레지던시 소식까지 폭넓게 살펴볼 수 있어서 해외 미술계의 동향을 살펴보기에 좋다. 해외 미술계가 어떤 담론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지금 어떤 전시와 작가가 주목받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다.
Frieze는 세계 미술계의 주요 전시와 아트페어 소식을 전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 이미지 출처: Frieze 홈페이지
Frieze는 국제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가운데 하나다. 세계 주요 전시와 아트페어, 작가 인터뷰, 비평을 꾸준히 소개하며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국내 페이지가 존재해서 언어적으로도 훨씬 접근하기 쉽다. 해외 전시를 자주 찾아보는 사람이라면 즐겨찾기에 추가해 두길 추천한다.
e-flux에서는 국제 미술계의 전시와 공모, 비평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e-flux 홈페이지
국제 미술계의 전시와 레지던시, 공모, 심포지엄 등 다양한 소식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전시 소식뿐만 아니라 비평과 에세이도 함께 제공하는 사이트로도 잘 알려져 있어, 국제 미술 담론의 흐름을 알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Artforum은 현대미술 전시 리뷰와 심층 비평으로 잘 알려진 미술 전문 매체다. / 이미지 출처: Artforum 홈페이지
세계적인 현대미술 전문 매체다. 전시 리뷰와 작가 인터뷰, 심층 비평을 중심으로 동시대 미술 담론을 폭넓게 다루며, 해외 주요 전시와 작가들의 움직임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다. 아트포럼 또한 대표적인 잡지 중 하나로 높은 신뢰도를 갖고 있다.
⑤ 날씨가 좋아지면 어디로 갈까?
온라인에서 작품을 보고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직접 전시장을 찾고 싶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럴 때는 전시 정보 플랫폼을 둘러보면서 현재 진행 중인 전시를 찾아보자. 지역과 장르별로 다양한 전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서 새로운 공간을 발견하거나 다음 전시 관람 계획을 세우기에 좋다.
아트바바는 전국 미술관과 갤러리의 전시 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공한다. / 이미지 출처: 아트바바 홈페이지
국내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전시를 한곳에서 모아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역과 일정별로 전시를 쉽게 검색할 수 있어서 새로운 전시를 발견하거나 주말에 볼 전시 코스를 짤 때 유용하다.
아키비스트는 지도 기반으로 주변 전시와 문화예술 행사를 탐색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아키비스트 홈페이지
전시 정보를 지도 기반으로 탐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주변에서 열리는 문화예술 행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서 국내 여행을 갔을 때나 새로운 동네를 갔을 때도 주변 전시를 탐색하기 수월하다.
파도그래프는 한국과 일본의 전시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 이미지 출처: 파도그래프 홈페이지
파도그래프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열리는 전시 정보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일본 여행을 계획할 때 현지에서 열리는 전시를 미리 찾아보거나 동선을 짤 때 매우 유용하다. 일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글을 마치며
온라인 플랫폼은 전시 공간에서 직접 작품을 보는 경험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작품의 크기에서 오는 아우라나 재료의 질감,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요소, 작품 사이를 걷는 경험, 주변 관람객의 움직임처럼 실제 전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환경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본다면, 작가와 작품과 연결되는 또 다른 방식은 아닐까. 전시장에서는 빠르게 지나칠 수밖에 없었던 작품을 화면에서는 오래 들여다볼 수 있고, 관람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배경과 맥락을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도 있다. 반대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작품을 먼저 봤다가 나중에 실제로 보게 되었을 때 새로운 감각을 체득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온라인 플랫폼은 전시의 앞과 뒤를 잇는 작은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는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 사전에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끔 하고, 전시를 본 뒤에는 기억과 감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중요한 아카이브가 되어준다.
또 어느 날에는 아무 계획 없이 화면을 넘기다가 마음에 걸리는 이미지 하나를 발견하고, 그 이미지가 새로운 전시를 향한 발걸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감상은 반드시 전시 공간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검색창과 아카이브, 웹진의 텍스트 사이를 오가면서 계속해서 다른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올여름에는 장마와 더위를 피해 쾌적하게 집 안에서 미술을 접해보자.
작품을 자유롭게 확대하면서 보고, 작가의 인터뷰를 읽고, 지나간 전시의 기록을 찾아보고, 언젠가 직접 보고 싶은 전시를 하나씩 저장해 두는 것이다. 그렇게 화면 앞에서 천천히 시작된 감상이 현실에서의 전시장으로 이어질 때, 미술에서의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서로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지식과 감상을 더 깊고 두텁게 만들어주는 요소라는 점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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