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팔각형 자동차 랜드로버 디펜더 옥타 시승기

도로를 가리지 않는다

프로필 by 박호준 2025.08.04

“이게 디펜더라고?” 지난 5월 말 국내 출시된 디펜더 옥타(이하 옥타)를 타는 내내 든 생각이다. 엔진, 차체 크기, 서스펜션, 타이어와 브레이크 그리고 드라이브 모드까지 전부 달라져 새로운 차라고 봐도 무방하다. 심지어 랜드로버의 큰형님 격인 레인지로버보다 더 특출난 면모를 보이는 것도 있는데, 엔진 성능과 서스펜션이 대표적이다. 4.4L V8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결합한 옥타의 심장은 최고 635마력을 뿜어낸다. 옥타에 들어간 6D 다이내믹 서스펜션 시스템 역시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모델과 같은 랜드로버의 고성능 모델에만 적용되는 최신 기술이다. 게다가 차체 크기도 전폭 68mm, 전고 28mm 늘어 덩치만 놓고 보면 옥타가 레인지로버보다 더 크다.

오프로드 주행 성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에어 서스펜션은 최대 145mm 차체를 들어 올려 바퀴가 완전히 보이지 않는 90cm 깊이의 개울도 대수롭지 않게 통과한다. 운전대 하단에 부착된 버튼을 누르면 오프로드 스포츠 모드인 ‘옥타 모드’가 활성화 되어 거친 노면에서도 최적의 가속 성능을 발휘한다. 2.6톤짜리 대형 SUV가 랠리카처럼 미끄러지듯 흙길을 질주하는 경험은 옥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새로움이다.

정작 눈이 번쩍 뜨인 건 아스팔트 위를 달릴 때였다. 오프로드에 적합한 랠리용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었는데도 승차감이 도심형 SUV를 상회한다. ‘정통 오프로더에 안락한 승차감을 요구하는 건 과욕이다’라고 말했던 과거의 나를 부정하고 싶어질 정도다. 승차감을 결정하는 경우의 수는 다양하지만, 6D 다이내믹 서스펜션이 들어가지 않은 기존 디펜더와 옥타를 번갈아 시승했을 때 차이가 느껴진 걸 보면 옥타의 부드러운 승차감의 비결은 서스펜션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다.

옥타라는 이름은 다이아몬드에서 유래했다. C필러를 비롯해 차체 곳곳에 다이아몬드 로고가 쓰인 까닭이다. “다이아몬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하고 희소한 광물이죠. 특히 ‘옥타헤드런’이라고 부르는 정팔면체 형태의 결정은 옥타의 강인함과 희소성을 상징합니다.” JLR 코리아 로빈 콜건 대표의 말이다.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완벽한 사람을 ‘육각형 인간’이라고 부른다. 옥타는 한술 더 떠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만족스러운 성능을 내는 ‘팔각형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LAND ROVER DEFENDER OCTA

파워트레인 4395cc V8 가솔린 트윈터보, 8단 자동

최고 출력 635마력 최대 토크 76.5kg·m 가격(VAT 포함) 2억2497만원

Credit

  • EDITOR 박호준
  • PHOTO JLR 코리아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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