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샴페인의 수도 한복판에 지하 저장고를 둔 샴페인 '티에노'

랭스에서 온 샴페인들에게서 특별한 감칠맛을 맛봤다.

프로필 by 박세회 2024.07.13
(왼쪽부터) 티에노 뀌베 브뤼 컬렉숑 오리진, 티에노 뀌베 빈티지 2015 컬렉숑 오리진, 티에노 뀌베 블랑 드 블랑 컬렉숑 오리진 모두 가격미정.

(왼쪽부터) 티에노 뀌베 브뤼 컬렉숑 오리진, 티에노 뀌베 빈티지 2015 컬렉숑 오리진, 티에노 뀌베 블랑 드 블랑 컬렉숑 오리진 모두 가격미정.

아주 특별한 샴페인이 한국에 정식 수입을 시작했다. 샹파뉴의 주도인 랭스는 프랑스 국왕의 대관식을 거행하던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는 프랑스와 유럽 전역에서 역사와 전통의 유명세를 지닌 도시. 티에노는 이 도시의 한복판에 자리한 샴페인 하우스로 도심 중심부 지하 12m 혹은 그보다 더 깊은 곳을 지나는 2km 길이의 셀러를 가진 유일한 하우스다. 이 공간은 세계대전 당시 방공호로 사용되던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중 섭씨 12℃를 일정하게 유지해 샴페인 숙성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이 하우스가 소유한 30헥타르에 달하는 빈야드 중 절반이 프리미에 크뤼와 그랑 크뤼라는 점 역시 특기할 만한 사실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을 꼽을 때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레스토랑 폴 보퀴즈, 이번 <에스콰이어>에도 등장하는 마시모 보투라의 리스토란테 카사 마리아 루이지아를 비롯한 수많은 미쉐린 가이드 3스타 레스토랑에서 서브 중이다. 티에노는 자신들의 상징적인 스타일을 ‘3Fs’, 과일향(Fruity), 우아함(Finesse), 신선함(Freshness)으로 표현하지만, 나는 그보다는 강렬한 감칠맛에 한 표를 주고 싶다.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뀌베 브뤼’지만, 2017년 빈티지의 원액 55%를 바탕으로 2013, 2014, 2016 빈티지의 리저브 와인을 섞어 2차 양조했다. 감귤, 오렌지, 라임, 복숭아, 청사과의 신선함이 넘치고 산도도 꽤나 강렬하지만, 셀러에서 4년이나 숙성하며 병 안에서 생성된 단단한 감칠맛이 밸런스를 굳게 잡아준다. ‘뀌베 블랑 드 블랑’은 그야말로 화려함과 우아함의 극치다. 초록빛이 감도는 듯한 착시마저 느낄 정도로 아름다운 색상의 액체에서 각종 시트러스와 배꽃, 오렌지꽃의 신선한 생명력이 풍긴다. 산미와 감칠맛이 강렬하다 보니 아주 살짝 높은 당도 역시 전혀 튀지 않는다. 7년을 셀러에서 숙성한 뀌베 빈티지 2015부터는 비록 기본 제품 라인 ‘컬렉숑 오리진’에 속한다고는 하지만, 조금 다른 세계를 선사한다. 옅은 황금빛을 띤 와인에선 아카시아나 소국이 떠오르는 작은 꽃들, 살구와 복숭아 등 다양한 핵과의 달콤한 향에 더해 아주 옅게 와일드 루콜라의 감칠맛과 쓴맛을 떠올리게 하는 복합미를 선사한다. 무척이나 긴 여운이 특징이다.

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정우영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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