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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에서 가장 긴 증류기 목을 가진 전설적인 싱글 몰트 위스키 글렌모렌지.

프로필 by 오정훈 2024.01.31
 
꽃잎처럼 겹겹이 피어나는 첫 향부터 우아한 오렌지 향을 남기며 사라지는 끝맛까지. 글렌모렌지(Glenmorangie)는 싱글 몰트 위스키의 ‘복잡성’을 정점으로 끌어올린 위스키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이 입 모아 말하는 이 미스터리한 복잡성의 근원은 무엇일까.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대가들이 그렇듯, 글렌모렌지가 말하는 비결은 의외로 무척 간단하다. 바로 재료 선정부터 증류 방식, 오크통 숙성에 이르기까지 제조 과정의 모든 세부를 꼼꼼히 챙기는 것. 예컨대 글렌모렌지는 일반적으로 연수를 사용하는 타 증류소와 달리 탈로지 샘(Tarlogie Springs)에서 솟아나는 청정수를 사용해 물속에 함유된 다량의 미네랄을 맥아와 섞어낸다. 섬세하게 선별한 스코틀랜드산 최고급 맥아와 청정수를 섞어 맥아즙인 매시(mash)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높은 구리 증류기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 글렌모렌지는 목 부분 높이만 5.24m에 달하는, 성장한 기린의 키와 거의 같은 높이의 자체 제작 증류기를 사용한다. 높이 5m가 넘는 증류기 12대가 나란히 늘어선 증류소 풍경은 흡사 성스럽고 웅장한 예배당을 연상케 한다. 글렌모렌지가 이처럼 목이 높은 증류기를 고집하는 건 순전히 과학적인 이유에서다. 증기가 증류기의 목 부분까지 올라가려면 그것의 순도가 아주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증류기의 목이 길수록 가벼운 질감의 순도 높은 위스키 원액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가볍고 순수한 증기만을 농축해 얻어낸 주정은 미국산 화이트 오크로 만든 최고급 오크통에서 10년 이상의 숙성 기간을 거치는데, 이때 오크통 사용은 단 2회로 횟수를 제한한다. 같은 오크통을 5~6회 이상 사용하는 다른 증류소에 비하면 그만큼 시간과 비용이 드는 일이지만, 오크통을 반복해 사용할수록 그 안에 담긴 위스키에 더해지는 풍미 또한 줄어든다는 것이 글렌모렌지의 입장이다. 실제로 많은 위스키 전문가가 오크통 숙성 과정에서 글렌모렌지 특유의 완벽한 복잡성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100년 된 나무를 벌목 후 2년 이상 건조시켜 만든 화이트 오크통에서 오랜 기간 숙성시켜야 비로소 아름다운 색조와 크리미한 풍미를 갖춘 싱글 몰트 위스키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글렌모렌지 포트폴리오의 중추를 이루는 ‘글렌모렌지 오리지널(Glenmorangie the Original)’은 우아하고 독창적인 꽃 향과 더불어 10년 숙성의 싱글 몰트 위스키가 다다를 수 있는 최대치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왼쪽부터) 글렌모렌지 오리지널, 글렌모렌지 라산타, 글렌모렌지 퀸타 루반.

(왼쪽부터) 글렌모렌지 오리지널, 글렌모렌지 라산타, 글렌모렌지 퀸타 루반.

글렌모렌지는 타사보다 훨씬 앞선 20여 년 전부터 ‘추가 숙성’을 시도해온 업계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추가 숙성이란 완전히 숙성된 위스키를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오크통으로 옮긴 뒤 다시 일정 기간 동안 추가로 숙성하는 과정을 뜻한다. 이렇듯 추가 숙성을 하는 이유는 글렌모렌지의 고유한 특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개성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렌모렌지의 수장이자 생화학 박사인 빌 럼스덴(Bill Lumsden)이 이끄는 위스키 제조팀은 이와 같은 오크통 실험에 매우 진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뜨거운 실험 정신은 글렌모렌지의 코어 라인업만 살펴봐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생산하는 화이트 와인인 소테른을 담았던 오크통에서 추가 숙성을 거쳐 글렌모렌지 본연의 향에 디저트처럼 달콤하고 스파이시한 풍미를 입힌 ‘글렌모렌지 넥타 도르(Glenmorangie Nectar D’or)’가 좋은 예다. 스페인 헤레스(Jeres) 지방에서 확보한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와 ‘셰리의 왕’ 페드로 히메네스 캐스크에서 2년간 추가 숙성을 거친 ‘글렌모렌지 라산타 12년(Glenmorangie Lasanta 12 Years Old)’의 따뜻한 스파이스 향과 부드러운 초콜릿 풍미, 포르투갈에서 확보한 루비 포트 캐스크에서 추가 숙성을 거친 ‘글렌모렌지 퀸타 루반 14년(Glenmorangie Quinta Ruban 14 Years Old)’의 다크 민트 초콜릿 향과 진하고 강렬한 풍미 또한 글렌모렌지의 무한한 도전 정신을 보여준다.
글렌모렌지는 1843년 생산을 시작한 유서 깊은 싱글 몰트 위스키다. 창립자인 윌리엄 매터슨(William Matherson)은 원대한 비전을 바탕으로 높은 품질을 추구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매터슨이 만들어낸 글렌모렌지는 특유의 섬세함, 부드러움, 복잡한 풍미를 자랑하며 오늘날에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싱글 몰트 위스키로 굳건한 입지를 지키고 있다.
 
사진작가 마일스 알드리지와 함께한 글렌모렌지의 브랜드 캠페인 이미지. 바버숍의 모습을 브랜드의 상징 오렌지 컬러와 기린, 애너그램 등을 활용해 위트 있게 표현했다.

사진작가 마일스 알드리지와 함께한 글렌모렌지의 브랜드 캠페인 이미지. 바버숍의 모습을 브랜드의 상징 오렌지 컬러와 기린, 애너그램 등을 활용해 위트 있게 표현했다.

 
글렌모렌지 캠페인이 선보이는 새로운 장면들 그 꿈결 같은 순간의 마법에 대하여 
글렌모렌지는 지난해 유명 사진작가 마일스 알드리지(Miles Aldrige)와 함께한 다채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공개한 바 있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알드리지와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 DDB Paris가 협업한 이번 캠페인은 지난해 발표한 ‘마시는 순간 맛있고 놀라운 순간이 펼쳐집니다(It’s Kind of Delicious and Wonderful)’라는 브랜드 표어와 스토리 전개의 연장선 아래 새로운 장면들을 추가로 공개해 더 많은 사람에게 맛있는 위스키를 마시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글렌모렌지는 기린처럼 목이 긴 증류기를 사용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창적인 맛과 향을 만들어내는 싱글 몰트 위스키로 알려져 있다. 엄격하게 선별한 오크통에서 10년 이상 숙성한 글렌모렌지는 앞서 언급한 표어처럼 위스키 입문자와 애호가 모두에게 즉각적으로 ‘맛있고 놀라운’ 순간을 선사한다. 친구들과 함께 또는 홀로 위스키를 즐기는 장면을 포착한 이번 캠페인에는 위스키의 즐거움을 최대한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글렌모렌지의 열망이 담겨 있다. 새로운 캠페인 비주얼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브랜드의 상징인 오렌지 컬러를 중심으로 꾸며졌으며, 마일스 알드리지의 시그너처인 다채로운 색채 역시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우리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마시는 순간 맛있고 놀라운 순간이 펼쳐지는’ 글렌모렌지의 세계로 빠져들길 바랍니다.” 글렌모렌지의 글로벌 마케팅·사업 본부장 캐스퍼 마크래(Casper Macrae)의 말이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높은 증류기를 사용하는 글렌모렌지 증류소 내부 전경. 총 12대가 있고 증류기의 목은 5.24m에 달한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높은 증류기를 사용하는 글렌모렌지 증류소 내부 전경. 총 12대가 있고 증류기의 목은 5.24m에 달한다.

2020년 말 시작한 글렌모렌지의 브랜드 캠페인은 발표 시기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전 세계 위스키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국 광고 및 마케팅 캠페인 평가 출판사인 애드위크(Adweek)는 글렌모렌지의 캠페인을 두고 “예상치 못한 즐겁고 다채로운 꿈” 같다며 상찬하기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열기구부터 바버숍에서의 헤어 커트, 미래의 운세를 점치는 점쟁이까지, 캠페인에 새롭게 추가된 장면들은 글렌모렌지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기쁨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그려 보인다. ‘글렌모렌지 오리지널’ ‘글렌모렌지 라산타’ ‘글렌모렌지 퀸타 루반’을 니트나 온더록, 혹은 다양한 칵테일로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가 코로나 시대에 갈망했던 크고 작은 일상의 즐거움을 일깨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DDB Paris의 CCO 알렉산더 칼셰브(Alexander Kalchev)는 말한다. “팬데믹의 여파로 우리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과 여행 그리고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글렌모렌지는 새로운 캠페인을 통해 그 모든 순간의 기쁨을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마일스 알드리지의 풍부한 색감과 디테일한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이번 캠페인을 통해 글렌모렌지의 놀랍도록 맛있는 세계를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마일스 알드리지는 글렌모렌지의 상징인 기린과 애너그램을 위트 있게 활용해 새로운 캠페인에 시각적인 생동감을 더했다. 결과물을 좀 더 입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브랜드 측에 전에 없던 대규모 세트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저희의 야망은 정말 큽니다. 모든 것을 확장하고, 크게 생각하려고 했죠. 기린이나 애너그램 같은 브랜드 고유의 비주얼 요소 역시 전보다 더 볼드하고 대담하게 사용했고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독창적인 캠페인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Credit

  • EDITOR 오정훈
  • WRITER 강보라
  • PHOTO GLENMORAN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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