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도 살짝 보고 가실래요?
육아 고수도 인정한 아이 맞춤 '동남아' 리조트 4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극장에서든 거실 소파에서든, 요즘처럼 볼 게 많은 여름도 오랜만인 것 같다
7월이 되니 확실히 체감이 다르다. 월드컵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극장가에는 오랜만에 대형 신작들이 줄줄이 걸렸고, 넷플릭스에서는 매주 화제작이 하나씩 터진다. 필자도 정신없이 이것저것 챙겨보다가, 이번 달엔 아예 작정하고 극장에서 볼 것과 집에서 정주행할 것을 나눠 정리해봤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이번 주말 계획에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1. 7년 만의 눈물 버튼, <토이 스토리 5>
30년 만에 다시 돌아온 픽사의 대표 시리즈 <토이 스토리 5>. / 이미지 출처: 토이 스토리 공식 인스타그램 @toystory
솔직히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땐 '또 속편이야?' 싶었다. 그런데 막상 개봉하고 나서 주변 반응을 보니 심상치가 않다. SNS에서는 토이스토리아콜라보한 상품들이 쏟아지고, 나름 익숙한 캐릭터들이 다시 눈에 보이니 도대체 이번 시리즈는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서라도 보고 싶어진다. '안 본다던 사람이 더 울고 나온 영화'라는 말이 SNS에서 돌 정도라고 하니, 이쯤 되면 안 볼 이유가 없어졌다.
이번 작품의 핵심은 보니가 가장 아끼는 새 장난감이 다름 아닌 태블릿, '릴리패드'라는 설정이다. 피트 닥터 프로듀서는 이번 작품을 두고 "장난감의 존재 이유는 늘 '아이들을 위한 것'이었지만, 이번엔 아이들의 마음을 빼앗는 존재가 등장하며 장난감들의 역할이 더 어려워진다. 그것이 바로 전자기기"라고 설명했는데, 스마트 기기에 밀려나는 아날로그 장난감들의 이야기라니 시놉시스만 봐도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진다.
30년 만에 다시 돌아온 픽사의 대표 시리즈 <토이 스토리 5>. / 이미지 출처: 토이 스토리 공식 인스타그램 @toystory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가 릴리패드 목소리를 맡았다는 점도 반가운 포인트. 실제로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스마트 기기와 아이들의 성장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됐다는 인터뷰를 봤는데, 그 마음이 스크린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고 하더라. 여기에 전편의 사실상 주인공이었던 보 핍의 복귀, 그리고 픽사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로 시도했다는 카툰 렌더링 시퀀스까지, 볼거리도 놓치기 아깝다.
개봉 첫 주말부터 픽사 역사상 가장 높은 전 세계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더니,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며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넘겼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이건 그냥 애들 영화가 아니라 다 큰 어른들을 위한 영화이기도 한 것 같다. 우디와버즈를앤디 시절부터 함께 본 세대라면, 이번엔 정말 각오하고 극장에 가시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손수건 하나쯤 챙겨가는 걸 권하고 싶다.
2. 칸이 먼저 알아본 문제작, <호프(HOPE)>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HOPE)> 공식 이미지. / 이미지 출처: 베이스캠프 컴퍼니 공식 인스타그램 @basecamp_company_official
올여름 최고 기대작을 하나만 꼽으라면 필자는 망설임 없이 이 영화를 고르겠다. 나홍진 감독의 4년 만의 신작이자, 제79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갖고 있고, 장르가 끊임없이 변화하며, 지금까지 한 번도 이야기된 적 없는 역사의 한 부분을 펼쳐낸다"고 소개할 정도라니, 개봉 전부터 기대치가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다. 북미 배급을 맡은 NEON 역시 "유일무이한 나홍진 감독과 함께 전 세계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기대작을 선보이게 되어 매우 기쁘다"는 코멘트를 남겼을 정도.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HOPE)> 공식 이미지. / 이미지 출처: 베이스캠프 컴퍼니 공식 인스타그램 @basecamp_company_official
고립된 항구 마을 '호포항'에서 미지의 존재가 목격된 후, 지원 인력은 산불을 끄러 떠나고 통신마저 두절된 상황에서 마을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다. 노인들뿐인 마을을 지키는 '범석'과 '성애', 그리고 놈을 쫓아 산으로 향했다가 오히려 사냥감이 되어버리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구조인데, 시놉시스만 봐도 무지가 빚어낸 불행이 어떻게 비극으로 번지는지 짐작이 간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이라는 국내 배우들에 알리시아 비칸데르, 마이클 패스벤더, 테일러 러셀까지 가세한 글로벌 캐스팅도 눈에 띈다. 제작비만 500억 원대에 달한다고 하니, 그간 나홍진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생각하면 스케일 자체가 남다를 수밖에 없겠다는 예감이 든다.
개봉을 앞두고 예매율에서 40%가 넘는 압도적인 1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뉴욕 아시안 영화제에서는 나홍진 감독에게 액션 시네마상을 수여하며 그의 필모그래피 전체를 조명하는 특별 회고전까지 준비 중이라고 하니, 이번 작품이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짐작할 만하다. 장르가 SF와 액션, 스릴러를 넘나든다고 하니 러닝타임이 만만치 않지만, 그만큼 각오하고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필자는 이미 무대인사로 예매까지 완료해서 곧 볼 예정이다.
3. 속이 뻥 뚫리는 참교육, 넷플릭스 <참교육>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 / 이미지 출처: 프레인TPC 공식 인스타그램 @praintpc_official
무너진 교권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통쾌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학폭 가해자가 장악한 학교, 선을 넘는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그걸 바로잡기 위해 창설된 가상의 정부 기관 '교권보호국'. 설정만 들어도 벌써 사이다가 예상되지 않나. 동명 웹툰이 원작인데, 제작이 확정될 때부터 여러 논란이 따라붙었던 작품이라 필자도 반신반의하며 보기 시작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몰입감이 상당했다.
김무열이 연기하는 나화진은 특전사 출신답게 몸으로 부딪히며 문제를 해결하는 캐릭터인데, 보고 있으면 답답했던 게 쑥 내려가는 느낌이다. 든든한 뒷배를 믿고 폭력을 일삼는 학폭 가해자가 장악한 학교에 홀로 투입돼 참교육을 시전하는 첫 화부터 확실한 재미를 보장한다. <소년심판>, <Mr. 플랑크톤>을 연출한 홍종찬 감독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쓴 이남규 작가, 그리고 이성민, 진기주까지 힘을 보탰다고 하니 믿고 볼 수밖에 없는 라인업이다. 10부작 옴니버스 구성이라 매 화마다 무대가 되는 학교가 바뀌는데, 이 구성 덕분에 한 편씩 끊어 보기에도 부담이 없다.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 공식 포스터. /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netflixkr
공개되자마자 7일 만에 전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45개국 1위를 기록했고, 2주 차 시청 시간이 2억 시간, 시청 수 2천만 회를 돌파하며 오징어 게임 시리즈 다음가는 흥행 기록에 근접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 드라마가 화제가 되면서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교권 보호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는 뉴스까지 봤다. 드라마 하나가 현실을 움직이는 걸 보니, 그만큼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얼마나 답답해했는지 느껴진다. 통쾌함과 씁쓸함이 함께 남는, 여름에 한 번쯤 정주행해볼 만한 작품이다.
4. 최민식의 첫 넷플릭스 도전, <맨 끝줄 소년>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 공식 포스터 / 이미지 출처: 최현욱 공식 인스타그램 @choiiii_
'대배우가 처음으로 OTT 시리즈에 나온다'는 소식만으로도 챙겨볼 이유는 충분하다. 최민식이 <카지노> 이후 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면서, 그것도 넷플릭스 첫 진출작으로 택한 작품이 바로 이 심리 서스펜스다. 그동안 스크린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배우가 안방으로, 그것도 6부작이라는 콤팩트한 호흡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공개 전부터 화제가 상당했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실패한 작가 출신 국문학과 교수 허문오가, 매일같이 제출되는 형편없는 작문 과제 더미 속에서 강의실 맨 끝줄에 앉은 학생 이강의 글을 발견하며 시작된다. 문제는 그 글이 친구 가족의 집을 몰래 드나들며 관찰하고 기록한, 묘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라는 것. 처음엔 "글 좀 쓰는데?" 하던 관심이 시간이 갈수록 "다음 이야기 빨리 가져와 봐"라는 위험한 집착으로 변해가고, 교수는 점점 학생이 설계한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에 출연한 배우 최현욱과 최민식. / 이미지 출처: 최현욱 공식 인스타그램 @choiiii_
원작이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희곡 '엘 치코데 라울티마 필라'이고, 프랑스에서는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인 더 하우스>로 각색돼 이미 평단의 인정을 받은 이야기라고 하니 이야기의 탄탄함은 검증된 셈이다. 원작에서는 고등학교가 배경이었지만 이번 넷플릭스판에서는 대학으로 무대를 옮기고 제자도 성인으로 바꿔, 좀 더 파괴적인 욕망을 다룰 수 있게 각색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캐스팅 자체도 이야깃거리가 넘친다. 최민식과 김윤진이 <쉬리> 이후 27년 만에 재회한다는 것도, 최민식과 허준호가 <천문: 하늘에 묻는다>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난다는 것도 은근히 반가운 포인트. 여기에 최민식이 직접 참관한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됐다는 신예 최현욱까지, 대배우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에너지를 보여줬다는 후일담을 보니 두 사람의 심리전이 스크린 밖에서도 이미 시작된 느낌이다. 총 6부작이라 주말 이틀이면 충분히 정주행할 수 있는 분량이니, 묵직한 심리전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이번 주말 픽으로 강력 추천한다.
5.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공식 포스터 / 이미지 출처: 고윤정 공식 인스타그램 @goyounjung
제목부터 이미 정곡을 찌른다.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를 쓴 박해영 작가가 4년 만에 내놓은 순수 창작물인데, 역시 이번에도 마음 한켠을 콕 찌르는 대사들이 가득하다. 남녀 간의 사랑보다는 인간적인 유대와 위로에 더 큰 비중을 두는 '휴먼 로맨스' 장르라, 자극적인 전개를 기대하기보다는 잔잔하게 곱씹어가며 보게 되는 작품이다.
20년째 데뷔하지 못한 만년 영화감독 지망생 황동만(구교환)이 주인공이다. 대학 시절 같은 꿈을 꿨던 여덟 명의 친구들, '8인회'는 누군가는 감독이 되고 누군가는 제작사 대표가 됐는데, 동만 혼자만 여전히 문턱 앞에서 서성이고 있다. 그러다 인생의 바닥을 친 순간, 과부하에 걸린 영화사 PD 변은아(고윤정)를 우연히 만나면서 서서히 자신의 가치를 다시 발견해가는 이야기다.
여기에 배종옥이 연기하는 톱배우 오정희, 박해준이 연기하는 동만의 형 황진만까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무가치함과 싸우는 인물들이 촘촘하게 얽혀 있다. 실제로 구교환은 영화감독을 꿈꾸며 연출 작업을 병행하는 배우라, 캐릭터에 자기 자신을 얼마나 겹쳐 봤을지 궁금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박해영 작가의 신작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 출연한 배우 고윤정. / 이미지 출처: 고윤정 공식 인스타그램 @goyounjung
'남의 성공이 곧 자신의 실패처럼 느껴지는' 영화판이라는 배경이 이 드라마의 주제를 더 날카롭게 만든다. 필자도 보면서 뜨끔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는데, 결국 이 드라마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인 것 같다. 잘나가든 못 나가든, 우리 모두 자기 안의 무가치함과 싸우며 간신히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것.
JTBC 방영과 동시에 넷플릭스에 공개됐는데, 공개 이틀 만에 국내 TOP 10 시리즈 1위에 오르고 화제성 지표에서도 상위권을 휩쓴 이유가 있다. 힘든 하루를 보낸 날, 위로가 필요하다면 이 드라마를 틀어보시길 추천한다.
내용을 입력해주세요.
삭제하시겠습니까?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엔하이픈, #정원, #니키, #박해수, #이희준, #이선민, #박지훈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한 서비스 입니다.
댓글쓰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