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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시간 소개팅'과 '포포: 죽어도 사랑해' 제작진 비하인드 인터뷰

사랑의 큐피트 유규선, 원의독백의 캐스팅 비하인드와 프로그램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진심까지.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세요.

프로필 by 권혜진 2026.07.18
72시간 소개팅, 포포: 죽어도 사랑해 현커 화보 폴라로이드.

72시간 소개팅, 포포: 죽어도 사랑해 현커 화보 폴라로이드.

이 시대의 ‘결정사’ 두 분을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현커 두 커플과 함께한 촬영이라 더욱 뜻깊으셨겠어요.

유규선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나요.

원의독백 원래도 예쁘고 멋진 분들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다들 제대로 스타일링을 받으니 완전히 배우 같아요.

촬영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어요. 제작진과 출연진의 관계라기보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이더라고요.

유규선 저희는 촬영이 끝난 뒤에도 출연자분들과 끈끈하게 지내요.

원의독백 대표님은 모든 출연자의 사후 관리까지 하세요. 계속 만나고 근황도 꾸준히 물으시죠.

유규선 “연락하고 지내?”, “만나고 있어?”, “손잡았어?”, “결혼은 안 해?” 하고 물어요. 정말 주선자처럼요.

정말 제작진이자 주선자네요. 댓글에서 자주 보이는 질문도 ‘어떻게 저런 훌륭한 일반인 출연자를 찾았느냐’는 것이더라고요.

유규선 정말 열심히 찾았죠.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인성’이에요. 정말 아끼는 사람에게 소개팅을 주선할 때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부터 살피잖아요. 아끼는 사람을 아무에게나 소개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출연자를 찾아요. ‘나라면 이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고요.

원의독백 생각해보면 저희가 양쪽 모두의 지인이 되는 셈이기 때문에 정말 신중하게 봐요.

유규선 사전 미팅을 하다 보면 저희도 출연자분들에게 빠져들어요. 그런 애정이 없다면 이렇게까지 할 수 없을 것 같고요.

편집에서도 출연자들을 향한 애정이 느껴져요. 그래서 블랙페이퍼의 연애 프로그램을 보는 분들도 함께 주선자가 된 듯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게 아닐까요?

유규선 그런 것 같아요. 편집할 때 정말 많이 고민해요. 편집 하나로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잖아요. 출연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될 가능성이 있는 장면은 출연자를 위해 과감하게 덜어내요.

원의독백 썸네일도 시안을 스무 개 정도 뽑아놓고 고민해요. 영상이 업로드되는 마지막 계속 애를 쓰죠.

출연자들끼리 맺는 관계뿐 아니라 제작진과 출연진도 서로의 사람이 되어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네요. 현커가 된 하영 님과 기표 님은 기존 편들과 달리 처음부터 해피 엔딩이 예상됐는데도, 보는 내내 간지러울 정도로 설렜어요.

원의독백 두 분은 첫날부터 서로에게 첫눈에 반했기 때문에 관계가 깊어지는 속도 자체가 남달랐어요. 그 속도감이 시청자분들에게 또 다른 설렘으로 다가가지 않았나 싶어요. 실제 현장 분위기는 굉장히 순수했어요. 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과 텐션이 있었죠. 그게 정말 섹시했어요.

유규선 그래서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를 살려 섹시한 무드가 느껴지도록 편집했어요. 사가현이라는 소도시도 두 분의 분위기와 정말 잘 어울렸어요. 커플과 여행지가 잘 맞아떨어질 때 프로그램의 매력도 더욱 살아나는 것 같아요. 좋은 여행을 함께 만들어준 '여기어때'에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리고 싶어요.

좋은 사람을 찾는 것만큼 그 사람이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돕는 일도 중요할 것 같아요.

유규선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눠요. 출연자들의 이야기만 듣는 게 아니라, 저희도 어디에서나 쉽게 꺼내놓지 못할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들려드리며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죠. 출연이 확정된 뒤에도 걱정이 많거나 긴장하는 분들에게는 이전 출연자들을 먼저 소개해줘요. 직접 촬영을 경험한 출연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긴장도 풀고 걱정도 덜어내는 거죠. 그렇게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면서 좋은 선순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참여한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 있을 테니, 그 경험을 계기로 새로운 인연까지 이어진다는 점도 좋은 것 같아요. 제작진만의 매칭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원의독백 저희는 일종의 ‘하관 운명론’을 믿고 출연자들의 웃는 얼굴을 유심히 관찰해요. 사랑하면 서로 닮아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수줍게 웃을 때 눈웃음의 결이 비슷한 사람도 있고, 입동굴이 보일 정도로 시원하게 웃는 모습이 닮은 사람도 있어요. 오늘 함께 촬영한 커플분들도 가만히 보면 웃을 때 눈매나 입 모양이 서로 굉장히 닮았어요.(웃음) 또 사전에 아주 길고 끈질기게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출연자가 평소 좋아하는 사소하고 마이너한 취향까지 모두 찾아내요.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 책은 물론이고 특이한 수집 취향까지 영혼을 탈탈 털어 발굴해내죠. 평소 다른 사람에게 공감받지 못했던 나만의 은밀한 취향을 첫 만남에서 상대가 “어? 저도 그거 정말 좋아해요!”라고 공감해주는 순간, 대화는 빛의 속도로 깊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취향과 감성이 통하는 순간 두 사람 사이의 심리적인 거리도 순식간에 좁혀지죠.

원의독백 맞아요. 정말 신기할 정도예요. “어떻게 저렇게 영혼의 단짝처럼 잘 맞을 수 있지?”라며 저희도 촬영할 때마다 감탄해요.

유규선 저는 ‘싫어하는 영역이 비슷한 사람’이 매칭에서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취향은 얼마든지 맞춰갈 수 있지만, 오랜 시간 형성된 싫어하는 행동이나 가치관은 쉽게 바뀌지 않거든요. 싫어하는 지점이 겹치면 삶의 궤적과 아픔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사람은 어떤 사랑을 원하고, 어떤 무례함을 싫어하며, 어떤 가치관을 지켜왔는가’를 들여다봐요.

단순한 연애 프로그램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을 온 마음으로 들여다보시는군요.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을 보면 아쉬움이 큰데, 가까이에서 지켜본 제작진의 아쉬움은 더욱 클 것 같아요.

원의독백 거기에는 미묘한 심리가 작용해요. 촬영하는 동안 두 사람의 감정을 어느 정도 완성된 지점까지 이끌어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채 촬영이 끝나면 아쉬움이 크게 남아요. 촬영장 안에서는 저희가 판을 깔아 적극성을 끌어낼 수 있지만, 카메라가 꺼진 현실에서의 용기까지 대신 만들어줄 수는 없거든요.

유규선 촬영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썸을 이어간 분들이 많았을 거예요. 각자가 정하는 관계의 속도를 존중하면서도 계속 응원하죠.

사랑은 때로 인생을 걸어야 할 것처럼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시작조차 두려워하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원의독백 예전에는 사랑에 모든 것을 걸고 무모하게 뛰어들기도 했는데, 나이가 들고 여러 현실적인 이유가 생기면서 사랑과 점점 멀어지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상처받기 싫어서 마음을 방어하고,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쉽게 표현하지 못하죠.

유규선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일이 상대에게 실례나 민폐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심지어 불도저처럼 직진하는 태도를 세련되지 못하고 촌스럽다고 보는 사람도 많아진 것 같아요. 저는 그런 현실이 참 아쉬워요. 조금만 더 용기를 내 문을 두드리면 활짝 열릴 관계가 정말 많거든요. 마지막 고백의 문턱을 넘지 못해 끝내 친구로 남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죠.

원의독백 그래서 저희는 사랑이 여전히 한 번쯤 용기 내볼 만한 좋은 것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두 분이 이렇게 사랑에 진심이기 때문에 <72시간 소개팅>과 <포포: 죽어도 사랑해>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키나와 편에서 다운 님 본연의 모습을 끌어내기 위해 촬영보다 이틀 먼저 현지에 머물게 한 점도 인상 깊었어요.

유규선 다운 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든 삼척 본가를 떠나 서울에 올라와 홀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낯선 촬영지인 오키나와를 다운 님에게 삼천포 본가처럼 익숙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먼저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제작비가 넉넉한 팀은 아니지만 다운 님을 위한 선택을 하고 싶었죠.

원의독백 오키나와에 머무는 동안 촬영을 독촉하거나 무언가를 연출하지 않았어요. 함께 마트에서 장을 보고 밥을 해 먹고, 뒹굴거리며 쉬었죠. 정말 고향 집에 내려온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가롭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시지만, 결국 제작진이 다운 님 곁을 조용히 지키며 같은 시간을 보낸 거잖아요.

유규선 맞아요. 효율과 제작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상업 제작 환경에서는 엄청난 시간 낭비처럼 보였을 거예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시간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전환점이 됐어요.

원의독백 효율만 따지면 그 이틀 동안 촬영한 장면 가운데 본편에 들어간 분량은 10분도 되지 않아요. 제작 효율만 보면 굉장히 비효율적인 결정이었죠. 하지만 그 시간이 없었다면 다운 님의 꾸밈없고 투명한 매력과 내면의 아름다움을 시청자들에게 온전히 전달하기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비효율적인 선택이 가능했던 건 팀 전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원의독백 맞아요. 저희는 회의할 때 누군가 엉뚱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던지면 다른 사람이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라 눈을 반짝이며 신나게 살을 붙여요. 아이디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죠. 그렇게 처음의 작은 씨앗이 커다랗고 아름다운 결과물로 완성돼요.

유규선 저희 팀원들은 전혀 다른 영역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요. 원이만 해도 대학에서 영상 연출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낭만을 담기 위해 혼자 독학해서 이 자리까지 온 멋진 친구예요. 지금 함께 일하는 주요 인력들도 비슷하고요. 다른 영역에서 순수한 열정을 품고 온 팀이기 때문에 안 되는 이유나 규칙부터 찾지 않아요. “재미있겠다. 어떻게 하면 화면에 더 아름답게 담을 수 있을까?”를 함께 밤새 고민해줘요. 그래서 저희가 늘 우스갯소리처럼 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가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라고요.(웃음)

원의독백 아무것도 몰라 무식하고 투박하기 때문에 오히려 세상에 없던 용감하고 아름다운 시도를 거침없이 저지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72시간 소개팅>과 <포포: 죽어도 사랑해>는 많은 분이 좋아해주시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를 만든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소중한 자식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유규선 저는 이 귀한 크루와 함께 언젠가 멋진 영화 한 편을 찍고 싶어요. 원이처럼 훌륭한 감독과 이 팀의 끈끈한 합이라면 충분히 좋은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는 무식하니까요.(웃음)

원의독백 그리고 세상에 겁날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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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이진수 권혜진
  • Photographer 배준선
  • Hair & Makeup 윤혜정
  • Stylist 신소윤
  • Art Designer 조혜수
  • Assistant 박현지 한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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