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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톤 뛰는 에디터가 러닝 정밀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란 이유

데이터와 영상으로 내 몸의 밸런스를 파악하자 내가 자꾸 부상을 당하는 이유가 명확히 보였다. 혼자 뛰는 러너라면 반드시 필요한 러닝 정밀 진단의 필요성.

프로필 by 박세회 2026.01.26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러닝은 끊임없는 성장통의 연속이며, 부상은 대부분 잘못된 폼과 신체 밸런스에서 시작된다.
  • 유튜브식 일반론적 조언만으로는 개인의 러닝 문제를 정확히 해결하기 어렵다.
  • 러닝 정밀진단은 발 압력과 주행 폼을 데이터와 영상으로 분석해 부상의 원인을 명확히 드러낸다.
  • 부상 회복기에는 잘못된 보상 동작이 굳어지기 쉬워 정밀한 자세 교정이 특히 중요하다.
  • 혼자 뛰는 러너라면 최소 연 1회, 부상 회복 시점에 러닝 정밀진단을 받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된다.

러너는 끊임없이 성장통을 겪는다. 내가 한 얘기가 아니라 러닝계의 아이돌 더 스톤, 원형석이 <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 중에 한 말이다. 무릎이 아프다가 나으면 발가락이 아프고, 발가락이 나으면 장경인대가 아프고, 장경인대가 나으면 신스플린트가 온다. 내 경우 지난 두 달 동안 왼쪽 둘째 발가락이 퉁퉁 부어 있다. 잘 구부러지지도 않고, 힘도 안 들어가는 상태로 퉁퉁 부어서는 하루 종일 화가 나 있다. 이유는? 수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러닝 아카데미 런콥의 박명현 감독이 족압 분석 결과를 보며 설명하고 있다.

러닝 아카데미 런콥의 박명현 감독이 족압 분석 결과를 보며 설명하고 있다.

여러 병원에서 여러 의사와 여러 도수치료사들에게 진단받은 바에 따르면, 가장 큰 원인은 왼쪽 엄지발가락이 압력 때문에 휘는 바람에 둘째 발가락에 걸리는 압력이 달라지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그건 현상에 가깝다. 대체 왜 왼쪽 엄지만 오른쪽 엄지보다 더 큰 압력을 받아 안쪽으로 휘었는가? 그게 가장 큰 문제다. 그런데 혼자만 뛰는 사람은 그 이유를 절대 알 수 없다. 아니다, 알 수는 있다. 그런데 알아도 고치기가 너무 힘들다. 유튜브에는 수많은 조언들이 떠돌아다니지만, 그것들은 당신의 문제만을 위한 조언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위한 두루뭉술한 해답일 뿐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러닝 정밀진단이다. 병원에서 염증을 치료했다면 트레드밀 위에서 그 부상이 일어나게 한 요인을 찾아 자세를 교정해야 한다. 적어도 1년에 한 번. 특히 부상에서 회복되는 시점에 러닝 정밀진단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나 역시 러닝 정밀진단을 망설였다. 피지컬이 폼을 만든다고 믿기 때문. 즉 몸의 상태가 좋아지면 폼은 저절로 좋아진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좋은 폼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좋은 몸을 만들면 폼은 덤처럼 따라올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바로 ‘부상’이라는 특이점에서 회복하면서 생기는 잘못된 습관 때문이다. 특이점 때문에 생긴 폼은 우리 몸의 밸런스를 망치고, 그 망가진 밸런스는 또다시 잘못된 폼을 가속화한다. 이때 무엇이 잘못되어 가는지를 다른 사람의 눈으로 한 번에 진단하는 방법. 그것이 러닝 정밀진단의 효용이다.

무릎을 드는 동작이 작고 발바닥이 지면에 수직으로 떨어진 뒤 뒤로만 차는 형태라 앞쪽으로 무게가 지나치게 쏠렸다.

무릎을 드는 동작이 작고 발바닥이 지면에 수직으로 떨어진 뒤 뒤로만 차는 형태라 앞쪽으로 무게가 지나치게 쏠렸다.

내가 찾은 곳은 압구정동에 있는 런콥. 국가대표 마라토너 출신의 강사진이 있는 이곳에서 당신은 발의 압력을 측정해 좌우와 전후의 밸런스를 측정해볼 수 있다. 아주 특별한 장비는 아니다. 대부분의 러닝 진단 랩에 있는 장비로, 발바닥에 걸리는 압력으로 신체의 밸런스가 전후좌우 어느 쪽에 쏠려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신체 밸런스가 어떻게 무너져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내 경우엔 특이점이 눈에 띄게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 좌우 균형은 거의 완벽했지만 앞뒤 균형이 엉망이었다. 특히 전족부에 걸리는 압력이 후족부에 걸리는 압력보다 과도하게 많았다.

트레드밀과 아이폰을 연동시킨 뒤 촬영하면, 달리면서 자신의 측면 폼을 관찰할 수 있어 자세 교정에 매우 효과적이다.

트레드밀과 아이폰을 연동시킨 뒤 촬영하면, 달리면서 자신의 측면 폼을 관찰할 수 있어 자세 교정에 매우 효과적이다.

달리는 폼을 분석하면 이 수치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달리는 모습을 뒤에서 찍은 내 폼은 좌우 밸런스가 완벽했으나, 옆에서 찍은 영상을 보면 몸이 앞으로 지나치게 쏠려 있고, 무릎을 많이 들지 않고 미끄러지듯 뒤로 차는 동작이 지나치게 컸다. 화면을 보면 마치 티라노사우루스처럼 거의 앞쪽으로 쏟아지는 듯한 자세로 달리고 있다. 코칭에 따라 무릎을 올리는 자세로 교정하자 느린 속도에서도 상체가 뒤로 살짝 밀리며 균형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달리는 자세를 실시간으로 촬영해 트레드밀의 모니터에 연동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달리는 폼을 보면서 교정하는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무릎을 자연스럽게 올리고 착지할 때 발바닥을 ‘턱’ 하고 놓지 않고 발목에 살짝 힘을 줘서 가볍게 내려놓는 것만으로 러닝이 매우 부드러워지고 가속 시에도 안정감이 살아난다. 실제로 자세 교정에서 오는 이점을 곧바로 심박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평상시 킬로미터당 5분 00초의 페이스(트레드밀 속도 12km/h)로 뛸 때 나의 평균 심박은 대략 160이었으나 이날은 1.8km를 뛸 때까지 158을 넘지 않았다. 저 정도 속도로 뛰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가능할 만큼 심폐가 편안했다. 러닝 크루와 함께 뛴다면 누군가가 계속 자세를 봐주며 교정하는 것이 수월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홀로 뛰는 외로운 러너라면, 반드시 한 번은 가까운 러닝 랩에서 러닝 정밀진단을 받아보길 바란다.

Credit

  • PHOTO 박세회
  • 게티이미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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