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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사주팔자 토정비결이 되나요?

실제로 시도하고 비교하며 분석한, 챗GPT 토정비결의 효용성.

프로필 by 송채연 2026.01.11

"이제 더 이상 비싼 돈을 주고 사주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어느 챗GPT 무료 사주 모델의 소개 문구다. 무료 운세 트렌드는 바야흐로 운세 애플리케이션에서 챗GPT로 바뀌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단체 채팅방에서는 수많은 버전의 '챗GPT 사주 프롬프트'가 떠도는 중이다. 우리 손으로 만들어낸 ‘점 보는 AI’가 과연 우리 운명을 예언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이제 정말 돈 주고 사주 볼 필요가 없는 걸까?



점쟁이 챗GPT의 고질병

챗GPT가 저지르는 고질적이고 치명적인 실수는 만세력 계산 오류다. 만세력이란 한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음양오행과 간지(干支)로 변환한 달력으로, 사주 분석의 토대가 된다. 챗GPT와 제미나이 모두 만세력 계산에 번번이 오류를 범한다는 건, 알 만한 사람에겐 익히 알려진 사실. 챗GPT에 생년월일시를 입력하면, 잘못된 만세력 정보를 바탕으로 (뻔뻔하게) 사주 분석을 늘어놓기 일쑤다. 하여 사용자가 직접 만세력 사이트에서 만세력 정보를 찾아 챗GPT에 입력해줘야 한다.


챗GPT 사주 모델, 어느 것을 쓸까?

챗GPT와 사주팔자 양쪽 모두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건, 챗GPT 사주 모델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화면 좌측 'GPT 탐색' 메뉴에서 사주 모델을 검색해 사용하면 된다. 인기 모델로는 ‘포춘텔러’, ‘운세박사’ 그리고 ‘Chinese BaZi Fortune Teller’가 있다. 이들에게 같은 사주 정보를 주고 신년 운세를 요청해 비교해봤다.

실제로 시도해봤을 때 ‘Chinese BaZi Fortune Teller’가 가장 오류가 적고 상세한 편이었다. 2026년을 ‘병오년’이 아닌 ‘병인년’으로 칭하는 오류가 있었지만, 만세력은 맞게 계산했다. ‘운세박사’와 ‘포춘텔러’는 만세력 계산에 오류가 있어 정확한 만세력 정보를 넣어줘야 했다. 세 모델 모두 큰 흐름의 해석은 비슷했고, 전반적으로 무료 어플리케이션에서 흔히 보던 내용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크게 틀린 것도, 무릎 치게 하는 통찰도 없었단 얘기다.

바넘 효과(보편적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를 유의할 필요는 있다. 이쯤에서 고백하자면, 세 모델 모두에 동일한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은 뒤늦게야 알았다. 십성이라는, 사주 명리학의 기본 해석에 관한 오류다(모두 올해 병오년의 ‘병화’가 사주의 주인공 ‘무토’의 식신이라고 해석했다). 사주의 매커니즘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잡아내기 힘든 오류일 것이다.



점을 보는 게 나인지, 챗GPT인지

물론, 챗GPT 사주 모델도 훈련에 따라 더 용한 예언가가 될 수도 있다. 온라인 검색을 조금만 해보면 챗GPT로 사주 보는 여러 노하우를 찾아볼 수 있다. 한 유튜버는 자신이 매일 겪은 일의 기록을 챗GPT에 입력해 아카이빙하는 법을 소개한다. 혹자는 챗GPT의 맹점과 가능성이 ‘점 보는 챗GPT’에 고스란히 적용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AI는 사용자보다 똑똑할 수 없으며 대형 언어 모델 기반이기에, 대화를 나눌수록 더 똑똑해지기 마련이다. 스스로 사주 명리학을 공부하고, 이론과 해석에 대해 챗GPT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내 사주만 잘 봐주는 챗GPT’를 훈련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가하면 챗GPT가 사주보다는 점성술에 더 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세간에 떠도는 프롬프트 중에는 사주와 점성술을 교차 분석해 점괘를 내게 하는 프롬프트도 많다.


‘챗GPT 사주’의 효용

앞으로 챗GPT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수시로 계산 오류를 범하며, 아무렇게나 그럴듯한 거짓말을 내놓기도 할 것이다. 그런 역술가의 예언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당신의 챗GPT가 용하다는 건 당신이 챗GPT도 잘 다루고, 사주 명리학에도 어느 정도 조예가 있으며, 바넘 효과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챗GPT로 사주 보기’는 아직 챗GPT의 무수한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재미있는 시험 정도에 그칠 것 같다. 혹은 새해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 정도가 되거나.


Credit

  • WRITER 이기선
  • PHOTO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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