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의 첫 패션쇼
몽블랑이 밀라노에서 써 내려간 또 한 편의 극적인 이야기.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몽블랑이 올해도 또 한 번 웨스 앤더슨 감독과 손잡고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 ‘Let’s Write’를 선보였다. 지난해 마이스터스튁 10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협업의 연장선이자 ‘글쓰기’라는 본질에 대한 유쾌하고 시적인 헌사다. 이번에는 밀라노 패션 위크를 통해 더욱 풍성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지난 6월 19일 밀라노 중앙역에서 출발한 ‘몽블랑 익스프레스’는 초대받은 게스트들을 역사적인 열차 차고지 스콰드라 리알초(Squadra Rialzo)로 이끌었다. 열차 내부는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꾸며졌다. 빛바랜 듯한 블루 벨벳 시트와 우드 패널, 바닥에 깔린 버건디 카펫 디테일은 과거로 돌아간 듯 빈티지한 낭만으로 가득했고 창밖으로는 파스텔 톤 풍경이 영상처럼 흘러갔다.


열차 차고지에 다다르며 가상의 몽블랑 스테이션에 마련된 캠페인 행사는 글쓰기와 여행을 주제로 한 웨스 앤더슨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고스란히 옮겨온 듯했다. 배우 루퍼트 프렌드(Rupert Friend), 와리스 알루왈리아(Waris Ahluwalia), 에스더 맥그리거(Esther McGregor)는 물론, 공동 감독 로만 코폴라까지 참석해 영화 같은 장면을 현실로 완성했다. 필름은 먼저 몽블랑 관측소 고산 도서관으로 향한다. 3인조 괴짜 산악인은 앤더슨, 프렌드, 세라가 각각 맡았고 몽블랑과 글쓰기 문화의 깊은 연관성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새로운 스토리에서는 ‘Montblanc Voyage of Panorama’라는 기차 무대로 배경을 옮겼다. 자전거를 동력으로 달리는 이 기차는 베네치아 운하에서 이집트 피라미드까지 상상 속 풍경을 가로지른다. 배우들은 유쾌한 대화를 통해 내면의 성찰과 창작의 여정을 상징적으로 그려낸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펜 ‘슈라이벌링(Schreiberling)’과 라이팅 트래블러 백, 미네르바 포켓 워치 등은 창작자와 여정을 함께하는 도구로서 내러티브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밀라노 행사에 참석한 몽블랑 아시아 앰배서더 서강준.
이날 행사에는 몽블랑 아시아 앰배서더인 서강준도 모습을 드러내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클래식한 슈트에 몽블랑 레더 백을 매치한 그의 스타일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완벽히 구현했다. 서강준은 캠페인과의 의미 있는 연관성을 언급하며 “몽블랑이 전하고자 하는 글쓰기의 힘은 제게도 매우 특별합니다. 이 브랜드가 가진 깊은 이야기와 헤리티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어 기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SCHREIBERLING LIMITED EDITION 1969
」캠페인 영상 공개와 함께 소개된 신제품 ‘슈라이벌링 (Schreiberling) 리미티드 에디션 1969’. 글쟁이란 의미의 독일어 슈라이벌링은 웨스 앤더슨이 직접 디자인한 필기구로 몽블랑 아카이브 속 ‘베이비 펜’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강렬한 그린과 옐로 래커 보디에 플래티넘 피팅을 더해 클래식과 모던의 조화를 담았으며 코럴 컬러로 둘러싸인 캡톱엔 브랜드의 유산을 담았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탄생 연도를 기념해 1969개 한정 생산한다.

갈라 디너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공간은 몽블랑 최초의 패션 프레젠테이션 무대로 전환됐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지고 열차 승무원의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모델들이 차례로 등장해 16가지 룩을 선보였다. 각각의 룩에는 필기 문화와 여행, 창작자의 삶에 대한 상징이 녹아 있었다. 몽블랑이 새롭게 공개한 2025 F/W 시즌 컬렉션은 단순한 액세서리 라인을 넘어 완성도 높은 토털 룩을 제시했다. 아티스틱 디렉터 마르코 토마세타(Marco Tomasetta)가 이끈 이번 컬렉션은 백팩, 클러치, 브리프케이스와 같은 주요 레더 아이템을 중심으로 몽블랑 산기슭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은은한 누아젯, 카키, 머스터드 톤이 어우러진 팔레트로 구현됐다. 나무껍질을 연상케 하는 엠보싱과 잉크가 번지는 듯한 스푸마토 마감 또한 장인정신과 감성을 동시에 담고 있었다.
쇼의 하이라이트는 라이팅 트래블러백과 함께 매치한 레더 재킷. 토마세타가 메종의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이 재킷은 실제 필기구를 수납할 수 있는 포켓과 ‘4810’ 디테일 등 실용적 요소는 물론, 글쓰기라는 행위에 대한 상징성을 의복이라는 형태로 풀어낸 상징과도 같았다.
16개 룩과 제품은 기존 필기구 중심 브랜드로 인식되던 몽블랑의 경계를 새롭게 넓히고 단지 제품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패션, 레더, 창작의 미학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이야기였다. 쇼로 향하는 여정 그리고 공간과 연출까지 촘촘히 맞물려, 마치 웨스 앤더슨의 영화 한 장면처럼 몽블랑이라는 브랜드가 품고 있는 ‘쓰기의 힘’과 그 여정을 짜임새 있게 완성했다.



2025 F/W SEASON LEATHER COLLECTION
」이번 시즌 가죽 제품은 자연, 필기 문화, 그리고 데스크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착안해 구성했다. 주목할 만한 제품은 ‘라이팅 트래블러’. 작가의 책상 위에서 볼 수 있는 필수품들을 휴대용 수납공간으로 재해석한 이 아이템은 브리프케이스와 핸드백 두 가지 형태로 제작됐다. 내부는 필기구, 노트, 시계, 카드 홀더까지 세심하게 분할된 구조로, 마치 ‘이동하는 서재’와도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나무껍질 텍스처에서 영감을 받은 엠보싱 코르테치아 레더에 종이에 잉크가 번지는 듯한 스푸마토 효과를 에어 브러싱으로 표현했다. 같은 질감을 적용한 그레인 백팩과 온바디 백, 크로스 백 모델도 기능성과 휴대성을 모두 겸비했다. 또 봉투 형태의 클러치 제품도 처음 선보였다. 고전적인 편지 봉투에서 영감을 받은 이 제품은 몽블랑 필기 문화 유산을 가방의 실루엣으로 전환한 디자인으로 섬세한 새들 스티칭과 마이스터스튁 레더 디테일이 특징이다. 마르코 토마세타는 “메종의 아카이브에서 얻은 영감으로 책상을 입체적으로 해석해보고자 했다. 글쓰기가 물리적으로 존재감을 가질 수 있도록, 그것을 몸에 지닐 수 있는 방식으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즌의 레더 라인업은 단지 가죽 제품에 머물지 않고, 몽블랑이 지향하는 창의적 삶의 도구로 확장되며 필기라는 정체성을 스타일과 연결 짓는 시도로 주목받았다. ‘Let’s Write’라는 한 문장이 품은 강력한 메시지처럼, 몽블랑의 이번 여정은 단지 새로운 제품이나 영상 하나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우리 안의 창의성, 그 잠재된 문장을 꺼내 쓰게 하는 감성의 촉진제다. 웨스 앤더슨의 캠페인 필름처럼, 몽블랑은 다시 한번 ‘글쓰기’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이야기한다.→

Credit
- PHOTO 몽블랑
- ART DESIGNER 김동희
WATCH
#워치스앤원더스, #반클리프아펠, #파네라이, #피아제, #에르메스, #샤넬, #까르띠에, #예거르쿨트르, #몽블랑, #불가리, #위블로, #프레드릭콘스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