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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즈 필릭스, 2025 루이 비통 여성복으로 완성한 파격 비주얼 공개

필릭스는 ‘줄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한다. 우리는 서로의 삶을 모르는 안타까운 세상에 살고 있고, 그러나 작은 제스처와 짧은 만남으로도 서로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경이로운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고민들이 쌓여 필릭스의 세계가 나아간다.

프로필 by 윤웅희 2025.04.18
스트레이트 노트 재킷, 점프슈트, 미드나잇 펄 소트와르 네크리스 모두 루이 비통 by 니콜라 제스키에르.

스트레이트 노트 재킷, 점프슈트, 미드나잇 펄 소트와르 네크리스 모두 루이 비통 by 니콜라 제스키에르.

인터뷰 끝나고 바로 출국해야 하는 일정이라고 들었어요.

맞아요. 감사하게도 올해 다시 한번 루이 비통 쇼에 서게 되어서, 파리로 가요. (필릭스는 올해 루이 비통 2025 F/W 쇼의 런웨이에 모델로 올랐으며, <에스콰이어> 화보 촬영은 그 직전에 진행되었다.)

기대가 더 많이 돼요, 긴장이 더 많이 돼요?

기대가 커요. 이번에 준비를 열심히 했거든요. 그만큼 마음도 준비가 됐나 봐요. 워킹 레슨도 많이 받고, 런웨이에 대한 공부도 하면서 준비를 많이 했죠.

런웨이 데뷔 무대였던 작년 루이 비통 쇼에서도 호평을 받았잖아요. 아무래도 본인 눈에는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나 보죠?

물론 있었죠.(웃음) 사실 제가 직업이 모델은 아니잖아요. 제 나름대로 피팅도 하고 워킹도 공부하고 동선도 생각하며 준비한다고 했지만 실제 모델분들처럼 모든 걸 잘 소화하는 건 물론이고 본인만의 색깔과 제스처를 녹여내는 수준까지는 어려웠던 거죠. 그래서 나름 장점도 있었겠지만, 제 눈에는 단점이 더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프린지 트림 카디건, 프린지 트림 풀오버, 플레어팬츠, 미드나잇 펄 소트와르 네크리스, 사이드 트렁크 백 모두 루이 비통 by 니콜라 제스키에르. LV 바로크 부츠 루이 비통.

프린지 트림 카디건, 프린지 트림 풀오버, 플레어팬츠, 미드나잇 펄 소트와르 네크리스, 사이드 트렁크 백 모두 루이 비통 by 니콜라 제스키에르. LV 바로크 부츠 루이 비통.

전자는 뭐였을까요? 모델로서 필릭스의 장점은?

일단은 그때 니콜라 선생님(루이 비통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니콜라 제스키에르)이 정말 신경을 많이 써주셨고요. 팻 맥그래스라는 유명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분께서 예쁘게 잘 만들어주셨죠. 콘셉트에 맞게 옷뿐 아니라 헤어 메이크업까지 모든 분이 너무 완벽하게 준비해주셔서….

에이. 다른 분들의 공 말고 모델 필릭스의 장점 하나만 말해줘요.

(웃음) 그래서 그분들이 그렇게 열심히 준비해서 저한테 자신감을 주신 거죠. 그분들 덕분에 저도 이 의상과 콘셉트를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스테이(스트레이 키즈의 팬덤). 현장에 스테이도 있었는데, 열심히 응원해주는 함성 덕분에 큰 힘이 됐어요. 제 안의 자신감과 그걸 더 업그레이드해주는 분들의 존재, 그런 게 제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어시메트리컬 버튼 드레스, 미드나잇 펄 초커 모두 루이 비통 by 니콜라 제스키에르.

어시메트리컬 버튼 드레스, 미드나잇 펄 초커 모두 루이 비통 by 니콜라 제스키에르.

더구나 필릭스가 소화하고 있는 건 루이 비통 여성복 라인이잖아요. 자신감이 필요한 협업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건 제가 애초에 추구하는 느낌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라, 크게 부담되는 요소는 아니에요. 원래 유니섹스 스타일을 추구하기도 하고, 특히 루이 비통 같은 브랜드의 우먼즈 라인을 제가 입어서 어떤 새로운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측면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남자가 여자 옷을 소화하는 게 아직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그렇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 측면에서 재미있기도 하고요.

원래 개척 정신이 강한 편이에요?

늘 새로운 걸 찾는 마인드는 사실 스테이 때문인 것 같아요. 늘 저를 응원해주고, 제가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하든 모든 활동을 챙겨 봐주잖아요. 저는 그걸 어떻게 두 배로 돌려줄 수 있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는 거죠. 그래서 가능하면 그전에 못 보여줬던 것,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무대 위에서 멋있는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것도 제가 할 수 있는 좋은 보답이지만 다른 부분에서 줄 수 있는 것도 고민해볼 수 있잖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패션에 관심이 많고, 제 취향이 잘 담긴 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리면 팬들도 좋아해주니까 그런 방향에서 좀 더 신경 쓰고 있죠.

스카프 블라우스, 플레어팬츠, 미드나잇 펄 소트와르 네크리스 모두 루이 비통 by 니콜라 제스키에르.

스카프 블라우스, 플레어팬츠, 미드나잇 펄 소트와르 네크리스 모두 루이 비통 by 니콜라 제스키에르.

최근 기부와 봉사활동에 힘을 쏟고 있잖아요. 그런 행보도 팬들에 대한 마음과 관련이 있을까요?

시작점은 좀 더 오래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1달러씩이라도 기부하는 습관이 있었거든요. 그 1달러만큼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크게 와닿았고, 나중에 좀 더 큰 기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또 이렇게 많은 분께 사랑받는 일을 하게 됐잖아요. 그만큼 더 많은 사랑을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분명 있죠.

유니세프 아너스클럽 역대 최연소 멤버에, 그 외에도 다양한 곳에 기부를 하고 계시죠. 작년에는 장기 휴가 중에 라오스로 봉사활동을 가기도 하셨고요.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아요.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는 고민을 하다 보면 결국 직접 만나고 직접 주는 것만큼 좋은 게 없잖아요. 실제로 다녀오면서 그 사실을 더 깊이 깨달았어요. 가서 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이나 화면으로 보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거예요. 눈이 뜨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더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쳤어요. 그래서 “직접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심해서 너무 다행이다” 했죠.

스트레이트 노트 재킷, 점프슈트, 미드나잇 펄 소트와르 네크리스 모두 루이 비통 by 니콜라 제스키에르. LV 바로크 부츠 루이 비통.

스트레이트 노트 재킷, 점프슈트, 미드나잇 펄 소트와르 네크리스 모두 루이 비통 by 니콜라 제스키에르. LV 바로크 부츠 루이 비통.

어떤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이들요. 아직도 기억나는 순간은, 마을 근처 병원에서 필요한 물품을 챙기는 일을 했거든요. 거기서 영양 결핍 상태의 아이들에게 영양 성분이 배합된 약을 줘요. 그런데 애들이 그걸 잘 안 먹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그 병원에서 예방접종을 받았기 때문에 뭘 주든 일단 겁부터 나는 거죠. 그래서 잘 달래서 먹여주기도 하고, 이걸 왜 챙겨 먹여야 하는지 어머님들에게 교육도 했는데, 참 안타까웠죠.

슬픈 아이러니 때문에 더 크게 기억에 남았겠군요.

맞아요. 그래도 그때는 슬펐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행복한 느낌이 더 커요. 이렇게 다정하고 순수한 아이들을 본 건 처음이라, 행복을 나눠주러 갔는데 오히려 제가 더 많은 행복을 받은 거예요. 받은 만큼 또 두 배를 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그 친구들을 다시 만나기 위해 제가 요즘 여러 계획을 짜보고 있어요. 아이들 생각만 해도 정말 행복하거든요.

기부 액수도 워낙 컸고, 오랜만에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봉사활동에 할애한다는 것도 가족들의 이해와 지지가 필요한 일이잖아요. 그런데 찾아보니까 이해는 물론이고 어머니는 라오스 봉사활동에 동행까지 하셨더라고요.

맞아요. 저희 어머니도 그런 활동에 관심이 많으세요. 얘기를 나눠보니까 어머니 마음이 제 마음과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가게 됐는데, 정말 좋은 결정이었어요. 같은 일을 하더라도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었고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깊이 있는 얘기도 나눌 수 있었고요. 그리고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슬픈 순간들이 좀 있었는데, 어머니가 함께 계시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 유니세프 관계자분들도 너무 든든했고요. 그분들의 존재 덕분에 슬픔이 오히려 힘이 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크루넥 재킷, 엠브로이드 브이넥 니트, 플레어팬츠, 미드나잇 펄 초커, LV 바이커 백 모두 루이 비통 by 니콜라 제스키에르. LV 바로크 부츠 루이 비통.

크루넥 재킷, 엠브로이드 브이넥 니트, 플레어팬츠, 미드나잇 펄 초커, LV 바이커 백 모두 루이 비통 by 니콜라 제스키에르. LV 바로크 부츠 루이 비통.

Credit

  • FASHION EDITOR 윤웅희/이하민
  • FEATURE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박종하
  • STYLIST 권혜미
  • HAIR & MAKEUP 장해인
  • SET STYLIST 최서윤
  • ASSISTANT 박예림/송채연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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