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의 2025 가을-겨울 컬렉션
하우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데 아우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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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가 2월 25일, 밀라노에서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을 공개했다. 올해는 구찌 앰블럼인 인터로킹 G가 탄생한지 50주년 되는 해. 이를 기념하듯 초록색 벨벳으로 뒤덮인 쇼장 한 가운데엔 인터로킹 G를 닮은 글로씨한 런웨이가 깔려 있었다. 정적을 깨고 울려 퍼지는 스트링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오케스트라 사운드. 쇼는 저스틴 허위츠(Justin Hurwitz)의 지휘와 함께 시작했다. 라일락 컬러 레이스 톱을 퍼 재킷을 걸친 모델이 거울 같은 런웨이 위를 미끄러지듯 걸어 나오며 컬렉션의 포문을 열었다.

사바토 데 사르노가 떠난 구찌는 이제 어디로 가는가. 아마 쇼장을 찾은 모든 이들이 이런 궁금증을 품고 있었을 거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공석 속에서 열린 이번 2025 가을-겨울 쇼는 디자인 팀이 주도했고, 남성과 여성 컬렉션을 통합한 형태로 진행됐다. 하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구찌다운 본질’에 주목할 수 있었을 터. 확실히 쇼가 진행될 수록 구찌의 미학을 형성해 온 키워드, 스프레차투라(sprezzatura)가 컬렉션과 쇼 전반에 스며들어 있음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 완벽하게 불완전하고, 의도된 무심함이란. 구찌라는 하우스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전체적인 컬렉션은 구찌 레디투웨어가 시작된 1960년대의 젯셋 스타일부터 톰 포드 시절의 글래머, 미켈레를 연상케 하는 장식적인 디테일과 사르노의 특징적인 컬러 팔레트를 한데 아우르며 펼쳐졌다. 구찌의 유산이 런웨이 위에서 시대를 넘나들며 재해석되었고, 이는 시간을 초월하는 장인정신, 취향, 문화의 연속성(Continuum)으로 하우스의 여정을 선보인 것과 다름없었다. 레이스 캐미솔과 매치한 페이크 퍼 재킷, 인터로킹 G 패턴을 반짝이게 수놓은 디스코풍 보디 슈트, 강렬한 보라색 스타킹과 얇디 얇은 앵클릿, 볼캡 위에 두른 스카프… 여성복에서 돋보인 ‘구찌다운’ 조합은 브러시드 모헤어, 마더-오브-펄(Mother-of-pearl) 레더, 슬럽 트위드와 크레이프, 코팅 울, 본디드 부클 같은 다양한 소재와 어우러지며 독특한 균형감을 완성했다.




반면, 남성복은 좀 더 테일러링에 초점을 맞춘 모습. 날렵하게 재단된 더블브레스티드 슈트와 어깨를 둥글게 처리한 코트, 타이트하게 떨어지는 테일러드 팬츠는 구찌의 남성상을 강조했다. 풍성한 페이크 퍼와 슬럽 트위드, (여성복에 비해 살짝 톤 다운되었으나) 퍼플과 옐로 같은 특징적인 컬러 팔레트 또한 남성복에서도 동일하게 이어졌다.



물론 이번 컬렉션을 얘기할 때 구찌의 아이콘인 홀스빗도 빼놓을 수 없다. 크기, 형태, 디테일과 적용 방식 모든 부분에서 다양하게 변주됐기 때문이다. 타이트한 초커로, 체인 네크리스의 오버사이즈 펜던트로, 볼드한 허리 체인으로 홀스빗을 볼 거라곤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일. 이런 재치가 컬렉션 구석구석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물론 홀스빗은 가방 위에서도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홀스빗 1955 백은 소프트 디자인으로 새롭게 재해석되었고 슬라우치 숄더백에는 자이언트 사이즈 홀스빗 핸들로, 구찌 시에나에는 하프 홀스빗 모티브의 잠금장치로 적용되었다. 물론 로퍼와 슬리퍼 위에서도 홀스빗은 당당하게 반짝였다.
Credit
- PHOTO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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