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박람회 피티 워모 107 리뷰
107번째 피티 워모를 대표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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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NION / MM6 MAISON MARGIELA
피티 워모는 매 시즌 게스트 디자이너를 초청해 런웨이를 열도록 한다. 이번 협업의 주인공은 MM6 메종 마르지엘라. 2006년 가을 쇼를 선보인 후 19년 만의 재결합으로 관심을 모았다. 온통 하양이 가득했던 과거의 컬렉션과 달리 이번엔 검정을 적극 활용했다. 전설적 트럼펫 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에게 영감을 받은 컬렉션은 운무 가득한 저녁, 19세기 말 건축한 유리온실에서 공개됐다. 스포트라이트가 무대를 향했고, 별이 가득한 셔츠 차림의 모델이 나타났다. 이브닝 파티에 어울릴 법한 근사한 신사의 등장. 이후 관능적이고도 정제된 매력이 느껴지는 룩들이 이어졌다. 맥 코트에 바이커 장갑을 매치한 룩, 다양한 소재를 이어 붙인 바이커 재킷 룩, 가슴을 완전히 덮을 만큼 거대한 라펠의 코트 룩 등 마르지엘라의 시그너처인 아이템과 스타일링이 런웨이를 수놓았다. 소재와 패턴의 극적인 변주를 보고 있으니 장르 개척자로 유명한 마일스 데이비스와의 공통분모가 보였다. 캣워크 후에는 모델들이 관중 속에 뒤섞였고 런웨이는 곧 파티장이 되었다. 이런 옷을 언제, 또 어떤 태도로 입는지 보여주기 위한 안배로 보였다. 그렇게 MM6 메종 마르지엘라의 밤은 무르익었다.

GRAND FIRST STEP / SETCHU
피티 워모 107에서 셋추의 디자이너, 사토시 구와타를 처음 본 건 아침 프레젠테이션에서였다. 행어에서 컬렉션 피스를 하나씩 꺼내, 수줍은 말투로 열심히 설명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슈트로 정평이 난 런던 새빌 로에서 일하며 테일러링을 배웠고, 파리·뉴욕에서 경험을 쌓아 비로소 밀라노에서 브랜드 셋추를 론칭했다. 그 후 2023 LVMH 프라이즈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후 이번 피티 워모에서 최초로 패션쇼를 선보였다. 탄탄한 테일러링 실력을 바탕으로 동서양의 절묘한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셋추의 매력. 과거 자신이 만든 컬렉션 피스를 재구성해 새로운 형태로 내놓는 것도 브랜드의 장기다. 피렌체 국립도서관에서 진행된 이번 런웨이는 새로운 볼거리의 향연이었다. 테일러링 재킷에는 일본 정통 복식에서 착안한 치마를 매치했고 더블브레스티드 재킷에는 기모노를 스타일링했으며, 데님 셋업에는 오비(기모노 허리띠)로 포인트를 주었다. 상상만 해도 복잡한 공정을 실현할 수 있었던 건 새빌 로의 실력 있는 재단사 데이비스 앤 선즈(Davies & Sons)와 협업한 덕분이다. 첫 피날레에서 인사를 건네는 사토시 구와타의 후련한 미소가 지금도 생생하다.

VIBRANT CLASSIC / BRUNELLO CUCINELLI/ DE BONNE FACTURE/ KNT/ LBM 1911/ MACKINTOSH/ FIGARET PARIS
클래식 웨어를 표현하는 방식이 경쾌하고 유연해졌다. 브랜드는 앞다퉈 과감한 소재 선택과 분명한 컬러 팔레트로 저마다의 개성을 짙게 드러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는 브랜드 최초의 데님 소재 테일러링 재킷을, KNT는 한층 유연한 니트 소재 슈트를, 드 본 팍튀흐(De Bonne Facture)와 LBM 1911은 올리브·레드·블루 등 제한된 컬러를 과감하게 활용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클래식 웨어는 지금도 진화한다.

URBAN HIKER / BERGHAUS/ BARBOUR/ FILSON/ MANIFATTURA CECCARELLI/ NANAMICA
극한의 기능성을 추구하는 아웃도어 룩이 패션으로 편집된 지 오래, 피티 워모 107에서는 아웃도어 기반 브랜드의 또 다른 약진을 엿볼 수 있었다. 바버(Barbour)는 안감의 체크 패턴을 외부에 배치해 위트를 더했고, 필슨(Filson)은 터프한 감성은 유지한 채 기능을 개량했으며, 버그하우스(Berghaus)는 리암 갤러거와 함께 끝내주는 파카를 복각했다. 나나미카(Nanamica)는 정숙한 디자인의 고어텍스 소재 코트를 전개했고, 마니파투라 체카렐리(Manifattura Ceccarelli)는 미니멀한 디자인과 귀여운 스타일링으로 눈을 사로잡았다. 등산복은 더 이상 아버지의 전유물이 아니다.

CHINA WAVE / CONP/ EAST 18 POLE/ LABEL U/ SEWMOD/ THEY ARE
피티 워모는 종종 특정 국가의 브랜드를 모아 소개한다. 이번 시즌에는 건물 한 동 전체를 중국 디자이너의 컬렉션으로 채웠다. 스트리트 웨어 기반의 콘프(Conp)와 데이얼(They Are)부터 아웃도어 브랜드 이스트 18 폴(East 18 Pole), 클래식 웨어 라벨 유(Label U), 컨텀포러리 스타일의 수모드(Sewmod)까지. 폭넓은 구성 덕분에 중국 패션의 요모조모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Credit
- PHOTO 피티 이마지네 워모
- ART DESIGNER 최지훈
CELEB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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