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W 부다페스트 호텔이라는 지상 낙원

W 부다페스트 호텔에 머무는 건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값진 경험이다.

프로필 by 임건 2024.05.24
W 부다페스트 호텔의 외관.

W 부다페스트 호텔의 외관.

LOCATION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여행자들의 밀린 숙제다. 아름다운 도시지만 유럽에는 환상적인 도시 천지라 여행 목록에서 뒷전으로 밀린다. 워낙 수수한 도시라 쇼핑 거리도 그리 많지 않고 음식도 대체로 소박하다. 로마나 파리, 바르셀로나처럼 ‘후킹’한 맛이 없다는 뜻이다. 큰맘 먹고 동유럽을 돌지 않는 이상 가보기 쉽지 않은데, 그래서 막상 가면 더 좋다. 관광지의 시끌벅적한 소란 대신 평온하고 활기찬 유럽의 일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또 대한항공과 폴란드항공이 직항편을 운영해 접근성도 꽤나 좋다. W 부다페스트 호텔은 부다페스트의 한복판, 더 정확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드라시 거리에 있다. 호텔 건너편에는 헝가리 국립 오페라하우스가, 호텔 바로 앞에는 지하철역이 있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이나 국회의사당 같은 랜드마크도 지근거리에 있다. 롤렉스, 루이 비통, 구찌 등 럭셔리 브랜드 매장도 호텔 근처에 운집해 있다. 여행객에게 더할 나위 없는 위치다.

객실 내부.

객실 내부.

스위트룸의 욕실.

스위트룸의 욕실.

VIBE & DESIGN
옆자리 기자가 얼마 전 W 부다페스트 호텔에 묵기 위해 부다페스트에 다녀왔다. 당시에는 뭘 그렇게까지 하나 싶었는데, 막상 이 호텔을 마주하니 수긍이 갔다. 일단 이 건물은 19세기에 건축한 드렉슬러 궁전(Drechsler Palace)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한때 헝가리 국립 발레 아카데미로도 사용됐다. 헝가리의 유명 건축사무소인 바나티 + 하르트비그(Banati + Hartvig)가 리모델링을 도맡았고, 디자인은 런던 기반의 볼러 제임스 브린들리(Bowler James Brindley)가 총괄했다. 작년 말 오픈한 W 시드니 호텔 역시 볼러 제임스 브린들리의 작품. 그들은 프랑스 르네상스와 네오고딕 스타일로 축조한 건물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며 현대성을 가미했다. 부다페스트의 상징적인 졸너이 타일과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지역색이 도드라지고, 체스와 발레에서 착안한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져 마치 역사서와 동화책이 섞인 듯한 느낌을 준다. 45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해 151개의 객실이 있는데, 양만큼이나 각 객실의 개성도 대단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5월 8일 기준 가장 저렴한 2인실 1박 금액이 30만원 남짓.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평생 남을 추억을 구입하는 금액치고는 그리 터무니없는 것도 아니다.

다채로운 요리를 내는 나이팅게일 바이 비프바.

다채로운 요리를 내는 나이팅게일 바이 비프바.

W 부다페스트 호텔 내부 라운지.

W 부다페스트 호텔 내부 라운지.

RESTAURANT & BAR
이 호텔에는 글로벌 레스토랑 큰손인 리카르도 지로디가 운영하는 나이팅게일 바이 비프바, 스피크이지 바인 소사이어티25, 가벼운 식사와 비즈니스 미팅이 가능한 W 라운지, 총 세 곳의 다이닝 공간이 있다. 나이팅게일 바이 비프바는 총괄 셰프 파비오 폴리도리의 지휘 아래 다양한 고기 요리와 아시아 퀴진에서 착안한 퓨전 요리를 선보인다. 붉은 참치와 킹크랩을 얹은 스시 롤, 갈레트와 파프리카를 곁들인 크리스피 카르파초가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 식당 한 편에 자리 잡은 더 바에서는 어디에서도 맛본 적 없는 독특한 칵테일을 낸다. 호텔 지하에 있는 소사이어티25에서는 상징적인 시대와 인물, 건축물을 테마로 한 8종의 특별 칵테일을 만날 수 있다. 각 칵테일에는 헤드 바텐더 스테파노 리피치니의 시크릿 레시피가 적용돼 술을 마시며 수수께끼를 푸는 재미가 있다. 호텔 로비에 위치한 W 라운지에서는 해 질 녘 DJ 공연과 함께 간단한 핑거푸드, 칵테일을 제공한다.

Credit

  • PHOTO W 부다페스트 호텔
  • 해시컴퍼니
  •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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