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코첼라 K아티스트 4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를 뒤흔든 K팝의 10년의 역사. 에픽하이의 개척부터 블랙핑크의 헤드라이너 등극, 그리고 2026년 빅뱅의 귀환까지 사막을 열광케 한 역사적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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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픽하이: 한국 아티스트 최초 진출 및 최다 초청 기록, K힙합의 글로벌 사막 개척을 이끈 역사적 선구자.
- 블랙핑크: 서브에서 메인 헤드라이너까지 수직 상승, 솔로 무대로도 코첼라를 장악한 독보적 K팝 퀸.
- 더로즈: 홍대 버스킹에서 빌보드를 거쳐 코첼라 대형 스테이지까지, 밴드 음악으로 일궈낸 기적 같은 서사.
- 빅뱅: 9년 만의 완전체 귀환으로 완성한 '뱅첼라', 20년의 역사를 응축해 사막을 뒤흔든 레전드의 증명.
매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 코첼라 밸리에서 열리는 코첼라 페스티벌은 20만 명 이상이 찾는 세계 최대 음악 축제다. 록, 힙합, 일렉트로닉을 가리지 않는 라인업으로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오르고 싶은 꿈의 무대'라 불리는 이 페스티벌에, 한국 아티스트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2016년 에픽하이를 시작으로 블랙핑크가 메인 헤드라이너 자리까지 올라갔고, 2026년 현재, 빅뱅이 서브 헤드라이너로, 태민이 한국 남성 솔로 최초로, 캣츠아이가 글로벌 신예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K팝 코첼라 역사는 지금도 새로 쓰이고 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코첼라 무대를 만들어온 K팝의 결정적인 순간들을 만나보자.
1. 에픽하이, 첫 한국 아티스트
에픽하이는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코첼라에 섰다. / 출처: 타블로 X(@blobyblo)
2022년 코첼라 당시 무대 사진이다. / 출처: 타블로 X(@blobyblo)
2016년 에픽하이는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코첼라 스테이지에 올랐다. 지금이야 코첼라와 K팝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 가수가 코첼라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낯선 일이었다. 당시 코첼라 창시자 폴 토레트는 에픽하이의 공연을 보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타블로는 "2015년 단독 공연 당시 토레트가 무대를 보러왔고, 공연 뒤 자리를 함께 해 초밥을 먹으며 음악 얘기를 나눴다. 얘기 마무리 때 '내년 사막에서 만나요'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막상 뚜껑을 열자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17년 코첼라 역사상 이른 낮 시간에 이렇게 공연장을 꽉 채운 뮤지션은 처음이라는 평이 나왔고, 리한나와 함께 LA타임즈 문화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미국 주류 언론이 한국 힙합 트리오를 다루는 장면도 연출됐다. 에픽하이가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코첼라에서 공연한 이후, 블랙핑크와 혁오를 비롯한 여러 후배 아티스트들을 코첼라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 토레트는 에픽하이의 뜨거웠던 무대를 기억하여 2020년 코첼라에 다시 올라줄 것을 직접 제안했고, 에픽하이는 2022년까지 세 차례 코첼라에 초청받으며 한국 아티스트 최다 초청 기록을 세웠다.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조차 쉽지 않은 무대에서, 에픽하이는 한국 음악이 캘리포니아 사막에 뿌리를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 블랙핑크, 서브에서 헤드라이너까지
블랙핑크는 한국 여자 아이돌 최초 헤드라이너로 선정되었다. / 출처: 블랙핑크 X(@BLACKPICK)
2023년 코첼라 당시 무대 사진이다. / 출처: 블랙핑크 X(@BLACKPICK)
블랙핑크의 코첼라 역사는 출연기록이 아니라 K팝이 이 무대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블랙핑크는 2019년 서브 헤드라이너로 코첼라에 처음 섰고, 2023년에는 메인 헤드라이너로 돌아왔다. 같은 팀이 같은 무대에서 4년 만에 그 위치를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2023년 무대는 코첼라와 K팝 양쪽 역사에 동시에 기록됐다. K팝 아티스트가 코첼라 메인 헤드라이너에 오른 것 자체가 처음이었고, 공연의 완성도 역시 화제였다. 블랙핑크의 코첼라 풀영상은 코첼라 유튜브 채널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현장에서 함께한 20만 명의 관객뿐 아니라, 유튜브 중계로 지구 반대편에서 무대를 지켜본 팬들까지 실시간으로 반응했다. 블랙핑크의 코첼라 서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리사와 제니는 2025년, 솔로 아티스트로 다시 코첼라에 올랐다. 같은 멤버가 같은 페스티벌을 세 번째로 밟은 셈인데, 리사는 사하라 스테이지에서 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된 퍼포먼스를 통해 다차원적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드러냈고, 제니는 아웃도어 시어터 무대에서 관객을 장악하며 솔로 아티스트로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제니는 코첼라 첫 무대 직후 빌보드가 선정한 '코첼라 1주차 핫 퍼포먼스'에 K팝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3. 더로즈, 홍대앞에서 사막까지
더 로즈는 한국 록밴드 최초로 아웃도어시어터 무대에 올랐다. / 출처: 더 로즈 X(@TheRose_0803)
2024년 코첼라 당시 무대 사진이다. / 출처: 더 로즈 X(@TheRose_0803)
더로즈가 2024년 코첼라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을 때, 더로즈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아이돌 시스템이 아닌 밴드 음악으로, 소속사 홍보 없이 팬덤을 차곡차곡 쌓아온 팀이었기 때문이다. 더로즈는 2024년 코첼라의 대형 스테이지인 아웃도어 시어터 무대에 올랐다. 한국 록밴드 사상 처음이었다. 그 이전까지 더로즈의 행보를 보면, 코첼라 입성이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더로즈는 코첼라 직전 정규 2집 <DUAL>로 빌보드 200에서 83위에 오르는 등 현지 인지도를 꾸준히 높이고 있었다. <롤링 스톤>과 <빌보드>가 더로즈를 주목했고, 북미와 유럽을 아우르는 월드투어를 돌며 팬을 늘려나갔다. 공연 당일, 무대 위에서 멤버들이 꺼낸 말이 현장을 울렸다. "홍대 버스킹으로 시작했다. 첫 공연의 관중은 20명, 그중의 반은 친구들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코첼라 무대에 선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홍대 버스킹에서 시작해 캘리포니아 사막의 대형 스테이지에 선 그 서사 자체가 하나의 공연이었다.
4. 빅뱅, 9년 만의 귀환
빅뱅은 2017년 LAST DANCE TOUR 이후 무려 9년 만에 그룹으로서의 첫 공식 무대를 코첼라에서 가졌다. 공연 전부터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글로벌 팬들은 '뱅첼라'(BANGCHELLA)를 외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 시간으로 4월 13일 오후, 아웃도어 시어터의 대형 스크린에 2006년부터 2026년까지의 시간이 카운트됐다. 빅뱅이 지나온 20년의 궤적이 압축됐다. 세트리스트는 빅뱅의 대표곡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뱅뱅뱅', '판타스틱 베이비', '맨정신'으로 초반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눈물뿐인 바보', '루저', '하루하루', '거짓말'까지 이어가며 그룹의 히트곡 흐름을 한 무대 안에 압축했다. 중반부에는 멤버별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 지드래곤은 ‘파워’를 부를며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과 가까이에서 호흡했고, 이어 지드래곤과 태양이 합체해 '굿보이'를 선보이며 12년 전과 다름없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반전은 대성이 장식했다. 대성은 '한도초과'와 '날 봐 귀순'으로 코첼라 최초 트로트 무대를 펼쳤다. 이후 다시 모여 '홈 스위트 홈'을 부른 뒤, 무반주 속 '배드 보이'를 열창했고 관객의 떼창으로 하모니를 완성했다. 피날레는 탑의 목소리를 그대로 재생한 '봄여름가을겨울'이었다. 지드래곤은 관중들에게 "여기에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빅뱅이 돌아왔다!"라고 외쳤다. 코첼라는 빅뱅에게 귀환의 무대였고, 동시에 다음 20년의 출발 선언이었다. 2주차 공연은 오는 20일로 예정돼 있다.
Credit
- WRITER 조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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