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서사가 되는 패션 협업, 짐 자무시 신작 속 생 로랑 의상
생 로랑이 빚어낸 자무시의 영상미부터 티파니의 고딕 주얼리까지, 거장 감독들과 패션 하우스가 조우한 매혹적인 시네마틱 룩을 소개한다.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 안토니 바카렐로가 제작한 의상으로 가족의 유대와 비밀을 붉은 컬러에 담아낸 미장센.
- 티파니앤코와 프랑켄슈타인의 아카이브 주얼리 피스.
- 조나단 앤더슨의 수트로 구현한 1950년대의 질감과 캐릭터를 파고드는 세밀한 디자인.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속 의상
영화의 첫 번째 에피소드 속 톰 웨이츠의 착장이다. / 출처: 세인트라우렌트
“톰 웨이츠가 아담 드라이버의 아버지라면?” 짐 자무시의 단순한 아이디어로 시작했다는 영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단지 가족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를 해석하는 한 가지 앵글은 바로 패션이다. 모든 의상은 생 로랑에서 제작했는데, 이는 스타일링을 넘어 서사의 장치로 기능한다. 첫 번째 에피소드 속, 오랜만에 찾아온 아들(아담 드라이버)과 딸(마임 비아릭) 앞에서 무일푼 괴짜 행세를 할 때, 톰 웨이츠는 후줄근한 후디 차림이다. 이 옷은 당시 제작진과 미팅을 하러 온 톰 웨이츠가 실제로 입고 있던 후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수돗물을 내어 주며 “너희 엄마가 가장 좋아하던 음료”라고 너스레를 떨던 그는 자녀들이 집을 떠나자 세련된 수트로 갈아 입고 데이트를 하러 나간다.
영화의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자매로 등장한 비키 크리엡스와 케이트 블란쳇의 착장이다. / 출처: 세인트라우렌트
붉은 옷, 롤렉스, 물, 스케이트 타는 소년들, “Bob’s your uncle”이라는 관용구. 이 요소들은 세 편의 에피소드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영화를 한 흐름으로 이어준다. 아무리 사이가 서먹해도 영화 속 가족들은 붉은 옷을 입는데, 이게 캐릭터마다 다른 스타일로 적용된다. 남매로 등장하는 아담 드라이버와 마임 비아릭은 붉은 스웨터에 재킷의 비슷한 차림, 톰 웨이츠가 입은 후디에는 붉은 안감이 덧대어져 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 속, 성공한 소설가 어머니 역의 샬롯 램플링은 빳빳한 붉은 드레스 안에 짙은 핑크 컬러 셔츠를 매치했고, 성실하고 고지식한 언니 역의 케이트 블란쳇은 푸른 셔츠 안에 붉은색 터틀넥 니트로 클래식한 룩을 보여줬다. 자유분방한 동생 역의 비키 크리엡스는 일러스트레이션이 그려진 붉은 라운드넥 니트 차림이다.
영화의 세 번째 에피소드는 부모를 잃은 쌍둥이를 연기한 루카 사바트와 인디아 무어의 착장이다. / 출처: 세인트라우렌트
생 로랑과 영화의 관계는 창립자 이브 생 로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연극과 영화 의상 디자인 작업을 하며 루이스 부뉴엘 등의 감독과 협업했다. 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가 주도해 2023년 세워진 생 로랑 프로덕션은 페도로 알모도바르의 단편 영화를 시작으로 독립 영화 제작을 후원해왔다. 과거 생 로랑 광고 캠페인 작업을 한 적 있는 자무시는 이번 작품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이는 생 로랑 프로덕션에도 분기점이 될 것이다.
<프랑켄슈타인> 속 티파니앤코의 주얼리
메리 셸리의 고전에 대한 기예르모 델 토로식 해석이 빛나는 영화 <프랑켄슈타인> 곳곳에서는 티파니앤코의 주얼리가 반짝인다. 사랑받지 못하는 슬픈 영혼을 그려낸 서정적인 스토리만큼, 고딕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변주한 의상이 빛을 발하는데, 여러 차례 델 토로와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의상 디자이너 케이트 홀리(Kate Hawley)의 작업이다. 크리처에게 인간성을 알려주는 엘리자베스 역의 미아 고스의 목에 걸린 가랜드 스타일의 웨이드 네크리스, 딱정벌레를 닮은 비틀 네크리스 등. 19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아카이브 피스와 영화를 위해 새로 만든 작품까지, 총 27점의 주얼리를 티파니앤코가 제작했다. 영화는 ‘2026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의상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퀴어> 속 조나단 앤더슨의 수트
<퀴어> 속 조나단 앤더슨이 제작한 의상이다. / 출처: iMDB
조나단 앤더슨은 <챌린저스>, <퀴어> 두 편에서 루카 구아다니노와 협업했다. 앤더슨은 의상이 캐릭터를 파고드는 과정이며, 패션쇼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퀴어>에서는 옷의 질감을 표현하는 그의 세밀함이 특히 돋보인다. 1950년대 멕시코시티 속, 윌리엄 역을 맡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깔끔한 베이지 리넨 수트에 갈수록 땀과 얼룩이 지는 것처럼 말이다. 앤더슨에 따르면 1950년대는 현대 남성복의 기원이 된 시기. 당시의 질감을 표현하고자 실제 빈티지 수트와 셔츠를 찾아 다녔다고 한다. 앤더슨은 오픈 AI를 배경으로 하는 구아다니노의 신작 <아티피셜>에도 의상 디자이너로 참여할 예정이다.
Credit
- WRITER 이기선
- PHOTO 세인트라우렌트
MONTHLY CELEB
#카리나, #송종원, #채종협, #롱샷, #아이들, #제노, #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