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가 입대 전 남긴 마지막 인터뷰(feat. 생 로랑)
<여신강림>에서 보여준 하이틴 무비 히어로 재질의 달콤함부터 <원더풀 월드>에서 보여준 차갑고 씁쓸한 증오의 눈빛까지. 차은우가 보여주는 그 모든 심포니적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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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램스킨 보머 재킷, 스트라이프 카산드라 셔츠, 레더 팬츠, 모터사이클 벨트, 스트라이프 타이, 오버 더 니 레더 부츠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어깨도 더 넓어지고 키도 더 커진 것 같아요. 사람이 전체적으로 자랐다는 느낌이에요.
(웃음) 키는 당연히 그대로인데, 아마도 굽이 있는 걸 신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뭐랄까… 소년에서 남자로 변모한 것 같아요. 며칠 전 북유럽 왕세자 의상을 입고 ‘소다팝’ 챌린지를 했지요. 반응이 대단하더군요.
팬미팅 중에 팬들이 좋아할 것들, 보고 싶어 할 것들을 좀 해보자고 회사 쪽에서 제안을 했어요. 무엇보다 제가 그 작품을 재밌게 봐서 갑자기 받은 제안이었는데 하게 됐어요.

플런지드 램스킨 롱 코트, 코튼 포플린 카산드라 셔츠, 스트라이프 타이, 레더 롱 글러브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페더 엠브로이더리 코트, 그랑 드 뿌드르 턱시도 재킷, 스트라이프 카산드라 셔츠, 턱시도 팬츠, 레더 더비 슈즈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옷이 너무 잘 어울려서 놀랐잖아요. 본인도 좀 놀랐죠? ‘나 전생에 왕자였나?’ 하면서요.
(웃음) 아녜요. 근데 솔직히 입어보고 ‘괜찮네?’라는 생각은 좀 했어요. 저희끼리 막 장난치면서 ‘형도 입어봐’ 그러면서 놀았어요.
‘저희’라고 하심은?
아! 매니저 형이랑 정말 친하거든요. 메이크업, 헤어 쌤들이랑 다 같이 한 팀이 되어 매니저 형이랑 장난치고 그래요.
그전 촬영도 그랬지만, 오늘 촬영도 정말 팀 분위기가 좋아요.
다 너무 좋은 사람들이라 그래요.

버블 램스킨 롱 코트, 울 재킷, 스트라이프 카산드라 셔츠, 팬츠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오늘 촬영을 위해 아예 단체 티를 맞춘 건 정말 대단한 애정인 것 같아요.(차은우의 팀은 그의 입대를 앞두고 ‘군대 보낼 때 입는 옷’이라 적힌 단체 티를 맞춰 입고 스튜디오에 등장했다.)
(웃음) 그건 저도 몰랐어요. 오늘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딱 보이더라고요. 오늘이 정말 마지막이거든요. 입대까지는 일주일 남았지만, 공식 스케줄로는 오늘이 완전한 마지막이에요.
아까 스태프들과 단체 사진 찍으면서 뭔가 찡했겠어요.
근데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요. 이따가 다 같이 회식하러 가기로 했는데, 그때 좀 느껴지려나…. 같이 오래, 정말 오래 해왔으니까요.
이렇게 스스럼없는 아티스트와 스태프 관계가 흔치는 않죠.
주변에서 다른 가수들이나 배우들도 그렇게 얘기하세요. ‘너네 팀 분위기 정말 좋다’고요. 다들 저를 아끼는 게 보여서 부럽다고요.
그러면 아무리 바빠도 좀 덜 피곤하죠.
그럼요. 너무 좋죠. 덜 피곤하고. 스태프들이 제가 하는 일에 으쌰으쌰 칭찬해주는 것, 아마도 그게 진짜 제가 쉬지 않고 일할 수 있게 해준 힘일 거예요.

체크 울 코트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어마어마했잖아요. 특히 지난 2, 3년 동안은 더요.
저… 사실 10년 동안 바빴어요. 2016년에 데뷔해 계속 바빴던 것 같아요.
아스트로 10주년이기도 해서 이번 한국과 일본 팬미팅은 더 뭉클했을 것 같아요.
팬들 우는 걸 볼 땐 정말 뭉클하더라고요. 팬미팅 때 앙코르 곡으로 ‘Love so Fine’이라는 <여신 강림> OST 노래를 종종 불러요. 이번에도 같은 곡을 불렀는데, 제 시야에 저희 스태프들이, 우리 회사 식구들이 보였을 때 이 노래의 가사가 그들에게 가닿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때도 뭉클했던 것 같아요.

체크 울 재킷, 코튼 포플린 카산드라 셔츠, 체크 울 팬츠, 타이, 레더 더비 슈즈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울 재킷, 코튼 포플린 카산드라 셔츠, 울 팬츠, 스트라이프 타이, 오버 더 니 레더 부츠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편지 써본 적 있으세요?
저는 많이 쓰는 편이에요. 가족들 생일 때나 멤버들 생일 때 짧게라도 편지지에, 편지지가 없으면 포스트잇에라도 써서 주곤 해요.
우표를 붙여서 진짜 우체통에 넣는 편지는요?
그건… 초등학생 이후로 없는 것 같은데요. 입대하면 써볼 수도 있겠네요.
아스트로 콘서트도 정말 뜻깊었죠.
거의 3, 4년 된 것 같아요. 정확하게는 3년 반 만이죠. 사실 준비 과정부터 쉽지 않았어요. 옛날 곡들을 다 기억해내고, 새로운 5인 파트로 재녹음을 하고, 안무 동선을 다 바꿔야 했으니까요. 작품을 촬영하는 와중에 콘서트 준비를 하다 보니 최근 한 너덧 달을 하루도 못 쉬었던 것 같아요.
확실히 10년을 함께한 그룹이라 사진 한 장만 봐도 정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저희 팀 친구들이야 뭐 다 너무 좋고 착하고 거리낄 게 없죠. 어릴 때부터 같이 했으니까요. 그런 관계가 바탕이 되니까 힘들어도 즐겁게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페더 엠브로이더리 코트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군대 간다니까 멤버들 반응이 어때요?
놀리죠.(웃음) 명준(MJ) 형은 잘 다녀오라며 놀리고, 막내(산하)도 잘 다녀오라며 놀려요.
산하 씨는 아직 놀릴 입장은 아니지 않나요?
아직 갈 때는 아니니까 놀리더라고요. 맏형이 제일 심해요. 볼 때마다 빨리 가라고. 하…. 가봐야 알겠지만 그냥 ‘열심히 잘하고 와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단체 운동, 농구나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그래서 솔직히 조금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그동안 정말 쉴 새 없이 달려왔는데, 이번 기회에 하고 싶은 운동도 맘껏 하면서 심신을 좀 쉬게 하고 싶어요.
뭐가 가장 그리울 것 같아요?
사람이요. 사람들이 제일 그립지 않을까요?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는 있겠지만, 여기서 제가 아끼고 좋아하던 사람들이 그리울 것 같아요. 가족, 친구, 회사 식구들이요. 원할 때면 마음껏 시켜 먹던 음식들도 좀 그립지 않을까 싶고요.
근데 또 시켜 먹을 수 있을 때가 종종 있을 거예요.
그래요?
그럼요. 거기서 사는 부사관이나 장교들도 다 시켜 먹으니까요. 오늘 촬영하면서도 느낀 건데요, 저한테는 생 로랑의 옷들이 좀 슬림하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은우 씨가 입으니까 전체적으로 엄청 강하고 커 보이더군요.
그런 슬림한 인상들은 예전 라인에서 나온 것 같아요. 요즘은 좀 다른데, 바뀌었다기보다는 디자이너마다 자신들의 색이 있는 것 같아요.

버블 램스킨 보머 재킷, 코튼 포플린 카산드라 셔츠, 레더 팬츠, 스트라이프 타이, 오버 더 니 레더 부츠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역시 관심이 많으시군요. 그래서인지 옷을 정말 잘 해석한 것 같아요.
옷들이 일단 강렬하고, 재밌잖아요. 최근에 생 로랑 쇼에 갈 때도 신었던 허벅지까지 오는 부츠를 오늘도 신었는데, 그 컷들이 다 기억에 남아요. 종아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레더 코트도 새로웠고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개성 넘치는 착장들을 어떻게 보여줄지를 고민하는 게 생 로랑 화보 작업을 좀 더 재밌어하는 이유죠.
얼마 전엔 트레일 러닝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봤어요. 트레일 러닝인데, 11km를 50분대에 완주하더라고요. 평지 10km를 50분에 들어오는 것도 힘들잖아요.
아주 본격적으로 뛰는 건 아녜요. 사실 저도 처음이죠. 작년에도 ‘2024 TNF100 강원’ 행사에 참여했는데, 그때는 한 1km 정도만 뛰고 빠졌어요. 진지하게 대회에 임하는 마라토너들에게 방해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였죠. 그런데 막상 뛰어보니 도전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올해 직접 뛰려고 틈날 때 한강에서 연습도 좀 했거든요. 재밌더라고요.

체크 울 코트, 팬츠, 레더 롱 글러브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뛰면 기분이 좋죠?
너무 좋아요. 5월 대낮에 강릉을 달렸는데,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바다가 보이고, 산이 보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옆에서 사람들이 같이 뛰니까 뭔가 들뜨는 게 있더라고요.
이제 앞으로 공개될 작품들이 남아 있어서 아마도 공백기를 거의 느끼지 못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팬분들이 제가 없는 빈자리를 안 느끼셨으면 해서 1~2년 전부터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한 작품들이에요.
드라마는 <더 원더풀스>가 있죠.
전작인 <원더풀 월드>와 비슷하지만, 영문 제목으로는 <The Wonder Fools>예요.
놀라운 바보들?
맞아요. 초능력을 가지고는 있는데, 어딘가 조금 부족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해성시라는 가상의 도시를 구하는 내용이에요. 저는 원리원칙주의자고 사회성이 조금 떨어지는 공무원 ‘이운정’ 역을 맡았어요.

울 재킷, 스트라이프 카산드라 셔츠, 레더 팬츠, 스트라이프 타이, 오버 더 니 레더 부츠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영화도 한 작품이 기다리고 있지요.
<퍼스트 라이드>라는 작품이에요.
복고물인가요?
아뇨. 어린 시절부터 친한 4명의 고등학생이 해외여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어요. 친구들끼리의 우정, 거기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재밌는 영화죠. 하늘(강하늘) 형, 영광(김영광) 형, 영석(강영석) 형, 선화(한선화) 누나랑 작업했어요.
그 다섯을 떠올려보니 너무 잘 어울리네요.
작업하면서 재밌었어요. 정말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일 거예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루미와 듀엣 예고 기사도 떴던데, 그건 어찌 된 사연인가요? 재밌는 게 저도 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진우’가 참 은우 씨랑 닮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제 개인적으론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너무 재미있게 보기도 했고, 또 주변에서 기자님처럼 ‘진우 너랑 닮았다’고 얘기해주는 분들이 계셨거든요. 특히 노래들도 다 좋아서 그냥 저 혼자 좋아하고 있었는데, 넷플릭스랑 소니 쪽에서 아덴 조와 ‘Free’를 커버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주신 거죠.
두 사람 목소리가 정말 기대되네요.
근데 노래가 어려워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네요. 여튼 열심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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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인터뷰로 만난 게 벌써 세 번째예요. 그런데 매번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느껴요. (특히나 군대 가기 전에 그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사실 좀 지나치게요. 대체 어떻게 그런 일정에서 오는 압박을 견뎌내나요?
아까 한 말이 진심이에요. 좋은 스태프들, 제 옆에 있는 좋은 사람들이 저와 함께 그 시간들을 견뎌주는 것 같아요. 진짜 힘들 때는 대화를 많이 하고, 스스로 ‘나는 이것보다 그릇이 더 큰 사람이야’라는 마음으로 이겨내요. 애초에 그런 바쁜 일정을 스트레스라고 인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오히려 일이 많다는 건 배우에게, 가수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일이 많아서 쉴 틈이 없으면 운이 좋은 거라고 생각해야죠.
하긴, 다른 배우분들도 가끔 언제 스트레스를 많이 받냐고 물어보면, 일이 없어서 쉴 때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런 종류의 스트레스는 없었죠?
이번에 입대하는 게 유일해요.
어떤 생각으로 오늘 머리카락을 잘랐어요? (차은우는 촬영 중간에 머리를 짧게 잘랐다.)
이제 일주일 남았잖아요. <에스콰이어>와의 화보 촬영 얘기를 들었을 때 시점을 보고 처음 든 생각 중 하나가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컷을 하나 남기고 싶다’는 거였어요. 머리를 맘대로 자를 순 없거든요. 광고 촬영도 있고, 화보 촬영도 있는데 갑자기 머리를 짧게 해버리면 안 되니까요. 게다가 ‘화보 촬영’이라고 하면 기존에 못 해봤던 좀 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해보나 싶었어요. 짧은 머리를 한 제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을 때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했고요.
지난번 인터뷰에도 똑같은 질문을 했어요. 10년 뒤의 은우가 지금의 은우를 보면 무슨 말을 해줄 것 같아요? 2035년의 차은우가 막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면?
(웃음) 좀 더 행복하게 해라. 즐기면서 해.
아! 좀 더 즐겨라?
잠깐만요. 지금 한 얘기에 더해서 ‘고맙다’고 할 것 같아요. 10년 전의 은우가 열심히 뭔가를 했기에 10년 후의 은우가 좀 더 편하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일 테니까요.
Credit
- FASHION EDITOR 윤웅희
- FEATURE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박종하
- STYLIST 임혜임
- HAIR 이일중
- MAKEUP 김수연
- ASSISTANT 박예림/송채연
- ART DESIGNER 김대섭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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