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기념으로 내한한 메튜본의 백조의 호수의 백스테이지
‘잭슨 피시’와 공연과 다음 세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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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30주년 공연으로 내한했다. 한국은 처음인가?
처음 한국에 온 건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때다. 그 당시 이 공연장에서 <백조의 호수> 출연 소식을 들었고 1년이 지나 같은 무대에 백조 역할로 다시 서게 됐다. 이 사실이 내겐 특별하다. 마치 하나의 순환이 완성된 기분이랄까. 그래서인지 이번 무대를 더욱 열심히 준비했다.
1대 백조 ‘아담 쿠퍼’를 잇는 역할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어릴 적 <백조의 호수> DVD를 너무 많이 봐서 부모님이 차이콥스키 음악을 싫어했을 정도니까. 결국 DVD를 압수당하기도 했다. (웃음) 그래서 이 배역에 발탁되었을 때 지금까지의 모든 여정이 떠오르며 말 그대로 감격스러웠다.
무용에 푹 빠진 유년기 이야기가 궁금하다.
네 살 때 부모님의 권유로 춤을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 관람한 공연은 할머니와 함께 본 오스트레일리아 발레단의 <돈키호테>였다. 공연이 끝난 후 할머니께 “나중에 크면 저거 하고 싶어”라고 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매튜 본의 뉴 어드벤처스에는 어떻게 합류했나?
2017년 멜버른에서 열린 <Lord of the Flies> 오디션에 도전했지만 탈락했다. 하지만 일을 계기로 매튜 본과 연이 닿았고 그게 이어져 지금의 <백조의 호수>까지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튜 본은 감정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창조하는 데 있어 정말 천재적이다. 그가 창조한 세계에 선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

백조/낯선 남자 역을 맡은 ‘잭슨 피쉬’.

백조의 상징인 깃털 바지를 입는 순간부터 그의 무대는 시작된다.
<백조의 호수> 30주년 역사에 참여한 소감은?
30년 전 첫 공연에서 백조 역할의 남성 무용수가 무대에 오르자, 일부 관객은 야유를 보내며 극장을 나갔다고 한다. 하지만 공연을 끝까지 본 관객들은 열광적인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냈고 이후 이 작품은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은 무용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이 작품은 시대를 앞서간 상징이자 여전히 살아 있는 현재형 무대라 생각한다. 내가 그 역사에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이번 공연의 주제인 ‘새로운 세대’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새로운 세대가 무대에 오르고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나 역시 8년 전 첫 공연에서 느꼈던 설렘이 컸기에 시작하는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새로움에 대한 영향은 무대에만 머무르지 않는지, 공연을 본 관객이 감동을 받고 실제로 무용을 시작하는 경우도 봤다. 이처럼 누군가의 시작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새로운 세대와 함께 숨 쉬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새로운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영국과 한국 공연장의 차이점은?
영국은 대부분 오래된 극장으로 그 안에 축적된 분위기가 무대에 깊이를 더해준다. 반면 LG아트센터 서울은 현대적인 설계 덕분에 훨씬 편안하고 객석 규모나 무대 공간이 넓어 에너지가 더 확장되는 기분이다. 특히 더운 날씨에 쾌적한 에어컨 덕도 봤다.(웃음) 다양한 편의시설 덕에 역할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무대에서 특히 신경 쓰는 안무 디테일은?
이번 무대로 한정하면 솔로 파트 부분은 무대 전체를 이끌어야 해서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에 몰입하려고 애썼다. 반면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장면에서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무대를 즐기려 했다. 이 두 가지 디테일이 어우러져 더 입체적인 무대를 만들 수 있었다.

백스테이지는 다채롭고 분주하며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무대를 준비한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 무용수들은 고요한 긴장감 속에 집중력은 점점 깊어간다.

깃털 한 올, 실 한 가닥까지 무대를 완성하는 의상과 가발.
백조 역할의 이마 분장이 인상적이다.
분장은 내게 의식과도 같아 이마 분장을 시작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무대에 오르기 전 어떤 감정과 에너지를 쏟아내야 할지 알기에 일종의 정신적 전환점이 된다. 특히 이번 ‘백조/낯선 남자’ 역할은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굉장히 힘든 배역이라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관객들이 느꼈으면 하는 부분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감정의 여정을 따라 웃고 울며 함께 여행하듯 그 흐름을 느꼈으면 한다. 그 감정 속에서 무언가를 경험하고 마음속에 남는 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공연은 의미가 있다.
제2의 ‘빌리 엘리어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보다 자신의 열정과 진심을 따르라고 전하고 싶다. 세상의 기준보다는 스스로의 내면에 귀 기울이며 진정으로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꿈은 정직하게 걸어가는 자세가 중요하며 결국 자신을 믿는 용기가 큰 원동력이 된다.
30년 후의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30년 전 ‘백조’ 역할로 무대에 섰던 건 내 인생에서 참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또 내가 사랑한 무대가 누군가의 시작점이 되어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백조의 호수> 팀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
뭐라고 하고 싶나?
공연을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다. 모두가 쏟은 노력과 헌신, 그리고 함께 무대를 만든 순간은 내게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이다. 30년이 지나 이 시간을 다시 돌아본다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그 사람들은 정말 대단했지. 그리고 공연도 정말 특별했어”라고.

왕자의 억압된 왕실 생활을 보여주는 리허설 장면.

왕자가 심리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무너지는 침대 장면.
Credit
- EDITOR 권혜진 PHOTOGRAPHER 임유근
- ASSISTANT 최이수
- ART DESIGNER 주정화
- LOCATION LG아트센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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