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넷플릭스 1위 ‘케이팝 데몬 헌터스’ 폭발적 인기 이유?

케이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공개된 지 무려 3~4일 만이죠. 유명한 셀럽이 직접 등장하지도 않고 흔한 로맨스 소재도 아니고, 시작 전부터 홍보 입김이 센 작품도 아니었기에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제46회 애니상’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제작사 소니 픽처스가 제작을 맡았고 한국계 감독인 매기 강과 크리스 아펠한스가 연출을 맡았죠. 작품 속 디테일하게 표현된 한국의 문화와 수준 높은 아트 워크 그리고 중독적인 OST 등이 모두 ‘케이팝 잘알’이라며 호평을 사고 있는데요. 배우 이병헌, 안효섭이 더빙에 참여하고 트와이스가 OST를, 댄서 리정이 안무에 참여하며 완벽한 케이팝 고증이 되어버렸죠. 스크롤을 내려 작품 속 한국적 요소 등을 포함한 관전 포인트를 확인해 보세요.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데뷔할 때는 청량 콘셉트으로 등장했다가 다음 활동 시기에는 섹시하고 몽환적인 콘셉트로 컴백하는 것은 케이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흐름입니다. 청량한 컨셉으로 대중성을 잡고 섹시 콘셉트로 코어 팬덤을 확장하는 전략이죠. 그러면 팬들은 두 가지의 색다른 매력을 모두 경험한 끝에 완전한 ‘팬덤’에 속하게 됩니다. 애니메이션 속 남자 아이돌 그룹 ‘사자 보이즈’는 포근한 분홍 니트, 화려한 헤어 컬러와 함께 통통 튀는 ‘소다 팝’ 노래로 데뷔 후 올블랙 도포에 갓 그리고 워커를 착용하고 퇴폐적인 ‘your idol’로 돌아와 팬들을 열광케 했습니다.

차은우 (@eunwo.o_c)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진우

사자 보이즈는 로맨스, 베이비, 진우, 애비, 미스터리 총 5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실제로 감독이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 BTS,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빅뱅, 몬스타엑스 등 한국 아이돌에게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로맨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베이비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애비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미스터리

앞머리가 핑크색 하트 모양인 로맨틱한 성격의 ‘로맨스’는 왕자님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어요. 또 ‘베이비’는 그룹 내 막내를 담당하며 가장 발랄한 민트색 베이비펌 헤어스타일을 갖고 있습니다.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반전 매력으로 저음의 래퍼인 것도 케이팝을 잘 고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비주얼 캐릭터 디자이너는 BTS 지민의 귀여움에서 특히나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죠. 메인 빌런인 ‘진우’는 감독이 차은우와 남주혁을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로 뚜렷한 비주얼 센터 역할입니다. ‘애비’는 복근을 뜻하는 영단어 ‘abs’를 차용한 이름입니다. 이름대로 뚜렷한 11자 복근의 소유자로 터질듯한 팔뚝 근육질을 자랑하죠. ‘미스터리’는 신비주의 이미지에 걸맞게 보라색 장발 헤어스타일로 얼굴을 전부 가렸어요. 각기 다른 매력을 하나씩 가진 멤버들이 그룹에 한 명씩 분포되어 있죠.

제니(@jennierubyjane)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루미

매리 강 감독은 ‘헌트릭스’는 블랙핑크, ITZY, 트와이스 등의 걸그룹의 모습을 섞어 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모티브 삼은 트와이스의 멤버 중 지효, 채영, 정연은 애니메이션의 사운드 트랙에 합류했습니다. 오프닝 곡인 'Take Down'을 직접 가창하고 간단한 퍼포먼스 영상도 선보였죠. 특히 이 중 리더 겸 메인보컬 ‘루미’는 블랙핑크 제니를 레퍼런스 삼았다고 해요. 작품 속 선대 퇴마사로 등장하는 3인조 걸그룹은 1953년 데뷔한 대한민국 최초의 걸그룹 ‘김시스터즈’와 SM엔터테인먼트 최초의 걸그룹으로 걸그룹의 포문을 연 ’S.E.S’의 모습과 유사합니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저승사자 콘셉트인 해당 노래의 도입부 가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것이 ‘진혼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Pray for me now’라는 반복되는 가사 뒤에 한 음절씩 라틴어 단어가 붙는데 이를 조합해 보면 ‘dies irae illa vos solve in Favilla Maledictus Erus In flames Eternum’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이는 ‘진노의 날, 저주받은 자들아, 너희는 재로 변하여 영원한 불꽃 속으로 떨어질 것이다’라는 의미로 죽은 영혼을 달래는 노래인 진혼가 중 ‘진노의 날(Dies irae)’과 동일합니다. 사자보이즈는 애니메이션에서 팬들의 사랑을 받아 팬들의 영혼을 빨아들이며 힘을 키우는 악마로 나오기에, 이러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콘셉트에 충실하다고 느껴지는 것이죠.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낮에는 세계적인 케이팝 스타, 밤에는 악령을 물리치는 걸그룹 ‘헌트릭스’는 각자의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무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우리 조상의 흔적이 담겨 있죠. 먼저, ‘루미’의 무기는 조선 시대 만들어진 ‘사인검’으로 순양의 기운이 깃들어 사귀를 베고 재앙을 물리친다는 의미를 가진 일종의 무구에 가까운 칼입니다.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의식을 통해 만들어지기에 주술적인 의미가 깊죠. 칼에는 28수 별자리가 빼곡히 새겨져 있고, 이에 신령한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한문 주문이 그려져 있습니다. ‘미라’의 무기는 가야 시대의 곡선 검인 ‘곡도’, ‘조이’의 칼은 고구려 시기에 등장한 ‘신칼’을 참고했다고 해요.

더불어, 무기에는 과거 우리나라 여성의 장신구인 노리개가 달려있습니다. 헌트릭스의 무대 의상에도 허리춤에 노리개가 부착되어 있죠. 각 노리개마다 멤버를 상징하는 컬러 및 오브제가 달라 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캐릭터 디자이너 조은희 님이 공개한 바로는’ 루미’는 전통, 빛과 어둠, 세일러문 그리고 ‘미라’는 기품, 매력, 대담함을, 막내 ‘조이’는 어린아이, 재미, 귀여움을 뜻하는 노리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고 OST 앨범을 출시해달라는 반응이 많은 만큼,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OST의 퀄리티가 높습니다. 바로 더블랙레이블의 테디, 쿠쉬, 빈스 등이 작곡 및 프로듀싱으로 참여했기 때문이죠. 사자 보이즈의 목소리를 직접 프로듀서들이 녹음하기도 했는데요. ‘진우’는 엑소의 ‘Babt Don’t Cry’를 작곡한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앤드류 최’. ‘베이비’는 블랙핑크 및 전소미의 노래에 참여했던 더블랙 내 프로듀서 ‘대니 정’. ‘로맨스’는 라이즈 및 세븐틴의 앨범에 참여한 ’사무엘 리’이며 ‘애비’는 선우정아가 샤라웃하기도 했던 ’Neckwav’. 마지막으로 ‘미스터리’는 유키스 멤버 케빈으로 밝혀졌습니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더피와 서씨

민화 '작호도'

‘진우’의 애완 호랑이입니다. 민화 ‘작호도’에 나오는 맹한 눈과 귀여운 표정의 외형을 하고 있으며 고양이처럼 행동해 ‘호냥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어요. 어설픈 악마로 국내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캐릭터 디자이너가 직접 밝힌 바로는 이름의 어원은 ‘바보’를 뜻하는 영단어 ‘Derp’라고 합니다. 호랑이와 함께 다니는 까치 ‘서씨’는 세 쌍의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의 이름 ‘Sussie’는 항상 의심스러운 눈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sus eye’에서 유래했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