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레치아토 50주년, 보테가 베네타의 새로운 캠페인

1975년 처음 선보인 인트레치아토는 얇은 가죽 스트랩인 페투체를 가죽 패널이나 나무 몰드를 따라 손으로 엮어 완성하는 가죽 수공예 기법이다. 이는 장인들의 인내와 기술이 담긴 보테가 베네타의 아이코닉한 기법으로 브랜드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강력하게 드러낸다. 이 인트레치아토의 50주년을 기념한 캠페인 ‘Craft is our Language’의 사진과 영상이 공개되었다. 포토그래퍼 잭 데이비슨과 안무가 레니오 카클리가 함께한 이번 캠페인은 인트레치아토를 완성하는 보테가 베네타의 수공예 기법과 창의성을 콘셉트로 손이 지닌 아름다움과 가치, 보편적 언어로 쓰이는 손의 제스처 등 여러 의미를 조명했다.

‘Craft is our Language’ 캠페인에는 보테가 베네타의 수공예 장인들과 더불어 공포 영화의 대가인 영화감독 다리오 아르젠토, 수식어가 필요 없는 배우 줄리안 무어, 테니스 선수 로렌초 무세티, 조각가 바바라 체이스-리부드, 지휘자 로렌초 비오티 등 예술·영화·패션·문학·음악·스포츠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특히 스타일 아이콘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타일러 오콘마가 눈에 띈다. 타일러 오콘마는 독보적 스타일과 혁신적 음악성으로 뮤지션을 넘어 현대 문화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아티스트로, 독창적 제품과 단순한 미학 이상의 다양한 경험을 선사한다는 보테가 베네타의 브랜드 철학과도 일치한다. 그는 이번 ‘Craft is our Language’ 캠페인에서도 흥미로운 연출로 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캠페인에는 보테가 베네타의 뿌리인 이탈리아와 이탈리아 출신 아티스트, 사상가들은 물론 여러 분야에서 전설이 되어가는 장인들에 대한 존중과 찬사가 담겨 있다. 먼저 미국의 배우이자 감독이며 영화 <코다>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아버지 역할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트로이 코처. 배우 활동과 함께 청각 장애인 커뮤니티에 헌신하며 사람들의 교류를 돕고 있는 그는 자신이 선천적 청각장애인인 만큼 손의 제스처에 진정성을 담아냈다. 동시대를 대표하는 지휘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스위스 출신의 로렌초 비오티는 마치 공간을 장악하는 듯한 느낌으로 손의 언어가 지닌 아름다움과 창의성을 표현했다.

전 세계적으로 호러 영화와 지알로 장르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출신 감독이자 프로듀서, 각본가인 다리오 아르젠토. 초현실적 공포, 대담한 색감의 미장센, 그리고 불안감을 자아내는 사운드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으로 호러 영화의 세계를 확장시키며 오늘날까지도 가장 혁신적인 호러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거장답게 그의 손에서는 여전히 열정이 묻어난다. 2024년,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하며 큰 주목을 받은 로렌초 무세티는 같은 해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탈리아의 프로 테니스 선수. 캠페인 비주얼 컷 속 그가 표현한 승리의 ‘V’가 그를 대표하는 이미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캠페인은 단독 또는 2인 구성으로 제작자와 착용자, 예술가와 장인 그리고 손과 마음의 대화를 시각적으로 연출했다. 특히 보테가 베네타 장인들과 미국 출신 조각가 바바라 체이스-리부드, 미국 배우 로렌 허튼, 태국 배우 따능, 홍콩 배우 테런스 라우가 언어를 초월해 소통하며 공통된 제스처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상호 연결성, 교류, 협업의 정신을 상징하는 인트레치아토의 개념을 깊이 있게 보여준다.

다양한 문화와 상황에서 소통과 창조의 수단으로 쓰이는 손의 역할에 대한 탐구를 확인할 수 있는 보테가 베네타의 ‘Craft is our Language’ 캠페인은 오는 9월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사진 및 영상 시리즈와 함께 책으로도 발간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손의 언어의 아름다움에 바치는 보테가 베네타의 캠페인을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