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클라이머 5명이 뽑은 인생 암벽은 어디?
자연 암벽엔 스포츠센터의 암장에선 찾기 힘든 낭만이 부록처럼 달려 있다. 자연 암벽을 찾아다니는 클라이머 5인에게 가장 사랑하는 바위가 어디인지 물었다.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자주 가다 보니 정이 들었죠.”


클라이밍 학교를 운영하고 있죠?
익스트림라이더 등산학교의 교무를 맡고 있습니다. 강사들과 수강생들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도록 돕는 역할이죠. 친형이 산악구조대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클라이밍에 입문하게 됐어요. 히말라야, 알프스, 요세미티 등을 돌아다니다 보니 10년이 훌쩍 지났네요. 본업은 보안 관련 일을 하고 있고요.
북한산 인수봉을 인생 암벽으로 꼽았어요.
접근성이 좋아서 자주 갑니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클라이밍도 꾸준히 하지 않으면 감을 잃기 쉬워요. 하지만 직장인의 입장에서 설악산이나 지리산까지 자주 가긴 어려우니 인수봉을 찾게 되는 거죠. 주말에 가면 사람이 정말 많아요. 저는 아침 6~7시까지 가는데 그 시간에도 기다려야 할 때가 있어요. 모든 계절이 다 멋지지만 겨울을 추천해요. 군데군데 눈이 쌓이거나 얼음이 얼어 있어 색다른 재미를 주거든요.
인수봉은 오르는 코스가 굉장히 많기로 유명하죠.
70개가 넘을걸요? 고독의 길, 비둘기 길, 여명 등 이름도 각양각색인데 저는 그중 고독의 길을 가장 좋아해요. 산 아래에서 1시간 정도 걸어 올라가면 고독의 길의 첫 번째 피치에 도착할 수 있어요. 피치는 일종의 등반 구간을 말해요. 고독의 길은 8피치까지 있으니 8개 구간이 있는 셈이죠. 각 피치마다 길이가 천차만별이라 짧은 곳은 10m 정도지만 긴 구간은 40m 가까이 돼요.
고독의 길의 매력은 뭔가요?
피치와 피치 사이에 쉴 공간이 있다는 거예요. 로프를 걸고 기어오르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걸어서 올라가는 구간이 군데군데 있다는 뜻입니다. 수십 미터의 가파른 암벽을 쉬지 않고 몇 시간 동안 올라간다고 상상해보세요. 얼마나 힘들겠어요. 고독의 길은 2피치와 3피치 사이에 ‘동굴’이라고 부르는 곳이 있어요. 돌과 돌 사이에 만들어진 곳인데 잠시 땀을 식히거나 힘을 모으기에 좋아요. 경치가 좋은 건 덤이고요. 전체적으로 난도가 높은 편이 아니라서 초보자도 도전할 만해요. 아, 6피치에서 7피치로 넘어갔을 때 탁 트인 시야가 나타나면서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드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동행하는 인원에 따라 달라지지만 정상까지 보통 4시간 30분 정도 걸려요. 하강은 비둘기 길로 해요.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도 있나요?
사람이 많을 때 사고가 나기 쉬어요. 주로 로프가 꼬이면서 발생하죠. 선행자의 장비가 떨어질 때도 있고요. 간혹 앞사람을 추월하는 경우가 있는데 위험한 행위입니다. 클라이밍은 경주가 아니에요. 사람이 많을 땐 느긋한 마음으로 산을 즐긴다는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클라이머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요?
클라이밍을 시작할 때부터 아웃도어 브랜드 마모트(Mammut)를 즐겨 입었어요. 근데 그 브랜드와 연관이 깊은 산이 알프스의 마터호른이에요. 내년이나 내후년에 가려고 준비 중입니다. 클라이밍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함께할 팀원과도 호흡을 맞춰야 해요.
마터호른같이 높고 험준한 산을 오르기 위해선 어떤 준비를 하나요?
반복 숙달이죠. 상황에 따라 쓰는 도구가 무척 다양한데 그 도구를 눈 감고도 다룰 만큼 손에 익혀야 해요. 결정적인 순간에 사용법이나 매듭법이 기억이 안 난다면 큰 낭패죠. 일정 수준의 체력을 유지하는 건 기본이고요. 유럽은 클라이밍 역사가 오래됐고 유튜브에 관련 정보도 많아서 미리 코스를 짜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클라이밍을 시작했다고요?
오빠가 먼저 클라이밍을 배우고 있었어요. 옆에서 구경했는데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엄마를 졸라서 저도 시작을 했죠. 낑낑거리면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특해 보였는지 주변에 있던 어른들이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해줬던 기억이 나요. 그 후로 쭉 클라이밍을 하고 있어요.
인생 암벽으로 꼽은 선운산 속살바위는 언제 처음 갔나요?
초등학교 4학년 때요. 속살바위에서 처음으로 자연 암벽의 즐거움을 깨달았어요. 정확하진 않지만, 속살바위에만 40여 개의 루트가 있어요. 높이는 루트에 따라 10~20m 수준이고 난이도 역시 초급부터 중상급까지 다양해요. 참고로 선운산에는 투구바위도 있어요. 투구바위가 속살바위보다 살짝 더 어려워요.
선운산은 가는 길이 꽤 멀어요.
서울에서 가면 4시간 걸려요. 그래서 한 번 가면 최소한 1박 2일 일정으로 잡죠. 주차장에 내려서 속살바위까지 갈 때도 등산을 조금 해야 해요.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15분 정도 걸리는데 그래서 오히려 좋아요. 적당히 워밍업도 되고 산에 왔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요. 세어본 적은 없지만 그동안 50번 이상 오른 것 같네요.
속살바위의 루트 중에서 하나만 꼽는다면요?
어려운 질문인데(웃음), 주(zoo)로 할게요. 루트 중반부에 코끼리 얼굴처럼 생긴 돌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밑에서도 보여요. 주는 속살바위의 여러 루트 중 인기가 많은 편에 속해요. 설명하긴 어려운데 속살바위는 다른 산의 암벽과 달리 돌을 잡았을 때 따스하고 안정적으로 느껴져요. 어릴 때부터 자주 갔던 곳이라 그럴 수도 있고, 화강암이 아닌 석회암 재질이라 그럴 수도 있어요. 루트 자체가 복잡하거나 어렵진 않아서 몸 푼다 생각하고 올라가요. 주는 15~20분 정도 걸려요.
난이도 5.12a짜리 루트를 몸풀기로 올라간다니 역시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은 다르네요. 주를 위한 공략법이나 팁 같은 게 있나요?
이렇다 할 팁이 딱히 생각나진 않는데… 홀드는 무난했던 것 같아요. 선운산을 기준으로 했을 때 5.13b까지 깼고 5.13c에 도전 중이에요. 주는 길만 잘 찾으면 어렵지 않게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클라이머들은 암벽화를 나란히 늘어놓는 것으로 줄서기를 대신하거든요. 사람이 많다 싶으면 일단 줄부터 서고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죠. 아, 모기가 많으니 퇴치제를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실내에서 하는 것과 산에서 하는 것의 가장 큰 차이가 뭘까요?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순 없어요. 각각 장단점이 달라요. 자연 암벽의 장점 중 하나는 발을 쓰는 법을 잘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손으로 잡는 그립도 물론 중요하지만 발 기술을 잘 알지 못하면 클라이밍을 잘할 수 없거든요. 발의 어느 부분으로 바위의 어느 곳을 얼마만큼의 힘으로 디딜 것인지 섬세하게 컨트롤해야 해요. 그다음 움직임을 미리 염두에 두면서 말이죠.
앞으로 어떤 클라이머가 되고 싶어요?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스포츠 관련 학과에 진학하긴 했지만 저는 선수로 활동하는 것보다 가르치는 쪽이 더 잘 맞더라고요. 가끔 블랙야크 클라이밍 팀 소속으로 행사에 가서 코칭을 할 때 즐거웠거든요. 언제 또 마음이 바뀔진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는 클라이머가 되고 싶어요.
“더 높은 곳으로 갈 겁니다.”

클라이밍을 시작한 계기는 뭔가요?
직장생활을 하다 휴가를 내고 네팔 히말라야 지역으로 트레킹을 갔었어요. 그때 아마다블람이라는 산을 봤는데 처음으로 등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워낙 높은 산이고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저로선 방법이 없었어요.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코오롱등산학교에 들어갔어요.
특별히 선호하는 클라이밍 방식이 있나요?
산에서 하는 암벽 클라이밍을 더 선호해요. 변수가 많아 아찔하기도 하지만 재미도 있거든요. 홀드로 예를 들면 실내 클라이밍은 가야 할 길이 훤히 다 보여요. 반면 자연 암벽에선 클라이머의 능력에 따라 모든 곳이 홀드가 될 수 있죠.
함께 하면 도움이 되는 스포츠는 뭘까요?
수영을 추천해요. 암벽 클라이밍은 오르는 것 자체도 체력 소모가 되지만 그 암벽이 있는 지점까지 산을 올라야 해요. 암벽에 도착하기도 전에 체력이 다 소모되면 안 되잖아요. 클라이머들은 산에 올라 해당 지점까지 이동하는 걸 ‘어프로치’라고 불러요. 어프로치는 평균 1시간 이상이고 길 땐 2~3시간일 때도 있어요. 이때 수영이 도움을 줄 수 있죠. 장비를 메고 등산하는 동안 필요한 체력을 증진하는 데 좋아요.
설악산 울산바위가 인생 암벽인 이유가 궁금해요.
울산바위는 제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너무나 유명한 등반지라 클라이머라면 꼭 한 번쯤 다녀가는 곳이에요. 신기한 건 그동안 수많은 사람이 다녀갔는데도 바위의 촉감이 여전히 살아 있어요. 많은 사람이 등반을 하다 보면 바위가 닳아서 바위 본연의 질감이 무뎌지거든요. 그런데 울산바위는 바위의 돌기가 살아 있어서 아직 까칠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감촉이 중요한가 봐요.
바위를 만지며 오르다 보면 다른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 완전한 몰입의 순간이 와요. 그때 바위의 거친 느낌이 굉장히 크게 느껴지죠. 다음에 잡는 바위는 어떤 감촉일까 궁금해져요. 이 세상에 바위와 저만 존재하는 기분이 들죠. 울산바위에서 그런 기분을 경험했어요.
울산바위만의 매력은 뭔가요?
아시아에서 제일 큰 바위답게 루트가 많아요. 20여 개 루트가 있죠. 게다가 울산바위는 국립공원 안에 있어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리를 거는 볼트 수가 적어요. 그래서 고정 볼트의 기능을 대신하는 캠이라는 장비를 사용하죠. 캠을 사용하면 바위를 훼손하지 않고도 오르내릴 수 있어요. 루트마다 난이도도 달라서 아직 제가 오르지 못한 루트도 있어요. ‘번개’라는 루트인데 등반 실력을 키워서 꼭 다시 찾아갈 예정이에요.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하는 게 클라이밍의 매력인데 울산바위는 그 매력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입니다.
“고민이 즐거운 건 클라이밍밖에 없어요.”

클라이밍을 오랫동안 해온 것 같아요.
중학생 때 시작해서 대학생 때까지 선수로 활동하다 지금은 취미로 하고 있어요. 중학생 때 클라이밍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그때 높은 곳에서 본 세상이 정말 멋졌어요. 그때부터 푹 빠져서 하다 보니 11년 차가 되었네요.
자연 암벽도 일찍 접했나요?
중학생 때 처음 바위를 탔어요. 당시에는 경기를 준비해야 해서 주말마다 야외에서 클라이밍 훈련을 했어요. 야외 클라이밍의 매력은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바위예요. 촉감이 확 바뀌거든요. 예를 들면 햇빛이 강한 날에는 바위가 미끄러워요. 같은 바위라도 계절마다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주기적으로 산에 가는 걸 좋아해요.
볼더링을 하죠?
볼더링은 4~5m 정도 되는 높이의 바위에서 진행해요. 줄을 연결해 안전을 확보하는 스포츠 클라이밍과 달리, 볼더링은 맨몸으로 올라가요. 안전을 위해 밑에 매트를 깔아두긴 하죠. 언제 어디서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한 명이 바위에 오르면 다른 사람이 밑에서 매트를 들고 따라다니는 식으로 도와줘요. 그래서 보통 바위에 접근할 때 클라이머들은 매트를 메고 이동해요.
듣기만 해도 위험해 보여요.
심리적으로 위험하고 무섭게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고 안전수칙만 잘 지킨다면 크게 위험하진 않아요. 적당한 강도의 웨이트트레이닝을 동반하면 작은 부상들도 방지할 수 있어요.
인생 암벽은 어디인가요?
안양 예술공원에 있는 감자바위요. 서울 근교에 있어서 접근하기 좋아요. 감자바위 외에도 볼더링을 할 수 있는 바위가 함께 있어 다양한 난이도의 볼더링을 즐길 수 있어요. 어프로치도 짧아요. 등산로를 따라 5분 정도만 걸어 올라가면 나와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운동을 끝내고 갈 맛집이 많다는 거예요. 땀을 흘리고 나면 맛있는 걸 먹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요?
바위의 이름이 독특해요.
볼더링을 위해 태어난 바위 같아요. 높이는 4~5m 정도 돼요. 멀리서 보면 찌그러진 감자처럼 생겼어요. 처음 갔을 땐 덩그러니 바위 하나만 놓여 있어 좀 당황스러웠죠. 그런데 생각보다 다양한 난이도의 볼더 문제가 있더라고요. 약 10개 정도의 루트가 있는데, 가장 좋아하는 건 ‘One Shot One Kill’ 루트예요.
왜요?
루트 자체는 짧은데 까다로운 동작이 하나 있어요. 발이 탁 터지면서 동시에 손을 위로 멀리 뻗어야 하는데 순간적인 힘이 많이 필요해요.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꽤 힘들었어요. 주변에서 열심히 응원해주는 다른 클라이머가 없었다면 오르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바위에 오르자마자 기뻐서 소리를 질렀던 것 같아요. 난도는 V4로 중급 정도입니다.

클라이머들이 매트를 메고 바위로 향하고 있다.
“안 되면 될 때까지 합니다.”


클라이밍을 하기 전부터 운동을 열심히 하셨더라고요.
철인3종경기, 산악 마라톤을 했어요. 클라이밍을 시작한 것도 평범하진 않았어요. 일반적으로 실내 클라이밍으로 재미를 먼저 붙이고 산에 나오는데 저는 처음부터 자연 암벽으로 갔어요. 코오롱등산학교 정규과정을 통해서요. 그 후 심화과정도 들었고요. 최근엔 공감 클라이밍이라는 곳을 통해 ‘리더 클라이머 코스’도 수료했어요.
리더 클라이머가 뭐죠?
산에서 하는 클라이밍에도 여러 종류가 있어요. 로프를 이용하지 않고 비교적 낮은 높이의 바위를 오르는 볼더링, 미리 박혀 있는 볼트로 안전을 확보하며 올라가는 스포츠 클라이밍, 여러 봉우리와 바위를 연속해 오르는 트레드 클라이밍이죠. 트레드 클라이밍은 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항상 선등자와 후등자가 있어요. 선등자가 리더예요. 루트를 파악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볼트가 없는 벽을 만나면 캠이라는 장비를 바위틈에 박아 넣어 안전을 확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죠. 한마디로 더 위험하고 힘들어요. 돌풍이나 비바람 같은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계속 올라갈 것인지, 탈출해 빠져나갈 것인지 빠르게 판단하는 능력도 필요해요.
2년 만에 얻은 실력이라고 믿기지 않는데요?
2020년에 시작한 후 거의 매주 산에 갔어요. 많이 갈 땐 일주일에 다섯 번도 가요. 프리랜서라 시간 활용이 비교적 자유롭거든요. 직장인이면 일주일에 한 번 가는 것도 쉽지 않잖아요. 횟수로만 놓고 보면 남들이 1년 동안 쌓을 경험치를 저는 한 달 만에 쌓은 셈이죠.
인생 암벽으로 설악산 울산바위를 꼽았어요. 심지어 돌잔치길을요.
돌잔치길은 봉우리만 30개예요. 이렇게 긴 트레드 클라이밍 코스는 우리나라에 몇 없어요. 완등을 하려면 이틀은 잡아야 하죠. 당일치기로 가는 것도 가능하지만 체력 소모가 극심해요. 30봉까지 전부 오르지 않고 도중에 탈출해 하산하는 분들도 많아요. 덥지도 춥지도 않은 초여름이나 초가을에 가는 걸 추천합니다.
30개의 봉우리 중 기억에 남는 곳이 있나요?
3봉의 1피치요. 90도에 가까운 수직 벽을 올라가야 하는 곳이에요. 난도가 5.11b인가 그래요. 돌잔치길에선 어려운 축에 속해요. 작년에 처음 갔을 땐 너무 힘들어서 선등이 설치해놓은 캠을 붙잡으면서 올라갔어요. 그런데 올해 다시 갔을 땐 달랐어요. 캠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어렵지 않게 성공했거든요. 1년 사이에 실력이 늘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돌잔치길의 모든 봉우리가 멋지지만, 4봉의 곰바위 앞은 특히 사진 찍기 좋아요. 각도를 잘 잡으면 곰이랑 뽀뽀하는 듯한 사진을 건질 수 있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어요?
돌잔치길을 오를 땐 없었어요. 코스가 길어서 그렇지 어려워서 가지 못할 정도는 아니에요. 알프스에선 한 번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있어요. 도저히 오르지 못할 것 같았죠. ‘올라가지 못하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이를 악물었던 것 같아요. 알프스같이 큰 산에서 조난을 당하면 정말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거든요. 클라이밍은 정신력이 중요해요.
내년엔 캐나다에 간다면서요.
1년 동안 머물면서 클라이밍에 더 매진할 예정이에요. 그 후엔 등반 세계 여행도 가려고요. 전 세계의 유명한 산과 암벽을 경험하고 돌아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한국을 대표하는 암벽등반가가 되는 게 꿈입니다.
Credit
- EDITRO 박호준/송채연
- PHOTO 정봉관/블랙야크/신하섭/양지원/김채울
- ART DESIGNER 최지훈
CELEBRITY
#로몬, #차정우, #노재원, #진영, #A20, #솔로지옥, #tws, #카이, #kai, #아이브, #가을, #필릭스
이 기사도 흥미로우실 거예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에스콰이어의 최신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