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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화보를 보는 또 다른 재미 작가 이하여백 인터뷰

임영웅의 사진 위에 글과 그림으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더한 작가 이하여백. 에스콰이어 9월호 커버 스토리 작업부터 그가 수집해온 취향과 장면에 대해 물었습니다.

프로필 by 김지효 2026.09.09
에스콰이어 9월호 커버를 장식한 임영웅

에스콰이어 9월호 커버를 장식한 임영웅

에스콰이어 9월호 커버의 주인공 임영웅. 임영웅의 얼굴 위로 문장이 흐르고, 손글씨와 이미지가 겹쳐지며 또 하나의 장면이 완성됐습니다. 그리고 그 속엔 자신만의 시선을 더한 작가 이하여백이 있습니다. 그림과 디자인, 사진과 텍스트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작가.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친 장면을 수집하고,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방식으로 다시 펼쳐내 보여주죠. 그런 그녀가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사진 위에 새로운 서사를 더했습니다. 임영웅을 바라본 또 하나의 시선에서 시작해, 이하여백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와 취향부터 이번 작업에 대한 태도까지 물었습니다.






‘이하여백’이라는 이름이 눈에 띄어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사실 활동한 지는 꽤 되었어요. 그런데 마음에 드는 이름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회사를 다닐 때 우연히 받아든 공문서 하단에서 ‘이하여백’이라는 문구를 발견했는데, 이거다 싶었어요. 부가 설명이 필요 없다는 뜻인 동시에 무엇으로든 채워 넣을 수 있는 여백이라는 이중적인 의미가 마음에 들었죠. 마침 그 무렵은 지금보다 여백을 더 많이 두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던 시기이기도 했고요. ‘이하여백’. 이름 하나에 제 작업 방식과 태도가 고스란히 담긴 셈이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다 직업을 바꿨어요. 계기가 있었을까요?

작년까지는 회사 생활과 개인 작업을 병행했어요. 회사에서는 크리에이티브 비주얼 디렉터로서 디자인, 브랜딩, 편집, 그래픽, 마케팅까지 폭넓은 실무 경험을 쌓았죠.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 회사와 개인 작업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저를 채워주는 시간이었기에 오랫동안 균형을 맞춰왔어요. 다만 해가 갈수록 작가로서의 이름과 영역이 커지면서 매년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는 처음으로 온전히 혼자 서기같은, 일종의 도전에 가까운 한 해를 보내고 있어요.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여전히 많은 채로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업물을 보면 평소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지 궁금해져요. 주로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요?

영감은 대체로 우연히 저를 찾아오는 편이에요. 눈에 보이지 않는 영감을 직접 찾아다니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웃음) 그래서 주로 걸어 다니며 영감을 얻습니다. 매일 마주하는 일상과 가끔씩 떠나는 여행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견하고 쌓아가는 방식에 가까워요. 최근에는 대만을 다녀왔어요. 오래된 시간이 묻어나는 가오슝을 방문했는데, 도시를 걸을 때마다 새로운 영감과 시선을 발견할 수 있었죠. 골목마다 마주한 장면을 비롯해 그곳에서 수집한 것들을 모아 실험적인 형태의 진(Zine)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작가 이하여백이 작업할 때 자주 쓰는 노트와 펜

작가 이하여백이 작업할 때 자주 쓰는 노트와 펜

작가 이하여백의 평소 기록물

작가 이하여백의 평소 기록물


일상 속에서 영감을 찾는 편이라고 했어요. 자연스럽게 취향도 궁금해져요.

어떤 것이든 색을 잘 다루는 시각적인 것에 끌리는 편이에요. 그런 것을 마주하면 유심히 들여다보기도 하고요. 건축을 전공한 영향인지 공간과 건물, 구조를 관찰하며 걷는 것도 좋아합니다. 어릴 때는 영화도 많이 봤어요. 지금은 온전히 영화에만 집중해 즐길 만큼의 여유가 없어졌지만요. 예전에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즐겨 찾는 편도 아니었고,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좋아하는 작가나 관심사를 일부러 찾아다니곤 해요. 건축물을 보러 간 김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함께 들르는 일도 늘었죠. 취향이 하나둘 쌓이며 생겨난 변화인 것 같아요. 여행은 핑계만 있으면 어떻게든 떠나려고 할 만큼 여전히 좋아합니다.



그렇다면 작업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디테일 혹은 가치는 무엇인가요?

색의 조합과 배색, 페이지 안에서의 배치와 구도, 그리고 그림과 디자인 사이의 강약 조절. 이 세 가지를 늘 중점적으로 생각해요. 무엇보다 중요한 기준은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스스로 되묻는 것이죠. 한순간 눈길을 끄는 아름다움보다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에 더 마음이 가요.


작가 이하여백의 평소 기록물

작가 이하여백의 평소 기록물

작가 이하여백의 평소 기록물

작가 이하여백의 평소 기록물


에스콰이어 9월호 커버 스토리 작업을 함께했어요. 처음 의뢰를 받았을 때 의 기억이 궁금해요.

궁금증이 먼저였어요. ‘어떤 작업이 종이 위에 얹어지게 될까, 어떤 아티스트와 함께하게 될까’ 같은 솔직하고 단순한 궁금증이었죠. 개인적으로는 코로나 시기에 부모님이 임영웅 님의 음악으로 큰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있어 기쁘기도 했고요. 또 인연이 있던 에디터님께 오랜만에 받은 연락과, 에스콰이어라는 이름을 함께 마주하니 반가운 마음이 컸습니다.

에스콰이어 9월호 커버를 장식한 임영웅

에스콰이어 9월호 커버를 장식한 임영웅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화가 있을까요?

처음 레퍼런스를 받았을 때 고뇌하는 시인이나 문학가의 이미지를 전달받았어요. 그 결 안에 제 텍스트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어서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작업물이 실제 촬영 소품으로도 활용되기도 했어요. 사진 위의 콜라주부터 소품으로 쓰인 종이 안의 글씨까지 전체적인 밸런스가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결과물 역시 조화롭게 나와 만족스러웠습니다.



임영웅 님의 가사를 직접 써주셨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가사나 작업하면서 유독 애정이 갔던 부분이 있을까요?

가사 중에는 ‘길지 않은 인생, 잘 살아보고 싶어, 마음껏 사랑해보려 해’라는 구절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어요. 작업한 문구 중에서는 ‘Life is shorter than thought, Live the eternal moment’가 적힌 페이지가 기억에 남고요. 이 문장과 사진이 전체 작업의 중심처럼 느껴져 텍스트를 주변에 강렬하게 흩뿌리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조화롭게 읽힐 수 있도록 배치와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에스콰이어 9월호 커버를 장식한 임영웅

에스콰이어 9월호 커버를 장식한 임영웅

에스콰이어 9월호 커버를 장식한 임영웅

에스콰이어 9월호 커버를 장식한 임영웅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요?

언젠가는 이야기와 서사를 시각적으로 풀어가는 브랜딩 작업이나 앨범 커버 디자인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일로서 품고 있는 하나의 꿈이랄까요? 작업적인 면에서는 스스로의 스타일을 다져가면서도 틀에 갇히지 않으려고 늘 고민해요. 이번 작업처럼 새로운 영역을 마주할 때면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실험적인 형태로 풀어보고 싶은 마음이 늘 숙제처럼 남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원할 때 원하는 곳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가고 싶은 곳을 그 순간에 떠날 수 있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님을 처음 만나는 분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작업물 5개가 궁금해요.

BEST 1. Long Life Journey ep.1 / ep.2

감사하게도 제가 다녀온 여행의 기록을 바탕으로 만든 ‘Long Life Journey’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수많은 도시를 여행하며 발견하고 남긴 기록을 엮은 책이라, 어떻게 보면 제 시간을 정리하는 작업에 가까워요.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갑니다.

작가 이하여백의 출판물 Long Life Journey

작가 이하여백의 출판물 Long Life Journey


BEST 2. 여백의 사전

지난해 리사이클링 프로젝트 협업을 통해 한정 제작한 책이에요. 개인적으로도 완성도가 높고 비주얼이 잘 나온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분이 찾아주셨고 최근까지도 문의를 받을 만큼 아끼는 책입니다.

작가 이하여백의 출판물 여백의 사전

작가 이하여백의 출판물 여백의 사전


BEST 3. Sunny Bier Klub

해외에 사는 친구 덕분에 일 년에 한두 번, 매번 다른 나라와 도시에서 만나는 ‘우리’가 있었어요. 돌아보니 만날 때마다 대낮부터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는 게 포인트였죠. 그 낮술 예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휴대폰 사진첩에 쌓인 수많은 사진과 이야기가 어느새 한 권의 책으로 엮이게 됐습니다. 그렇게 이어가고 있는 ‘우리’만의 즐거운 프로젝트, ‘Sunny Bier Klub’을 애정하고 있습니다.

작가 이하여백의 출판물 Sunny Bier Klub

작가 이하여백의 출판물 Sunny Bier Klub


BEST 4. The Things I Didn't Take from Paris

파리에서 관광객으로 여행하기보다 누군가의 일상과 루트를 그대로 경험하며 지낸 몇 주의 시간을 담았어요. 그들의 무뎌진 일상과 제 무뎌진 일상을 맞바꿔 지내면서 그곳에 내려놓은 마음과 두고 온 마음에 관한 이야기와 장면을 그림으로 모은 책입니다.

작가 이하여백의 출판물 The Things I Didn't Take from Paris

작가 이하여백의 출판물 The Things I Didn't Take from Paris


BEST 5. 다루마

제가 수집하는 것 중에는 좋은 의미를 지닌 귀여운 다루마들이 있어요. 그 다루마에 관한 사진과 그림을 다양하게 수집해 기록한 작업입니다.

작가 이하여백의 출판물 다루마

작가 이하여백의 출판물 다루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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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김지효
  • Photo 이하여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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