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놀이동산 출신 미니 바이크

엘레베이터에 쏙.

프로필 by 박호준 2025.09.04

얼굴에 웃음이 절로 번진다. 이렇게 쉽고 가볍게 운전대를 돌릴 수 있는 바이크가 또 있나 싶다. 차체가 작고 시트 포지션이 낮은 몽키를 운전하면 닌텐도 ‘슈퍼 마리오 카트’ 게임을 1인칭으로 즐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몽키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혼다 Z100이 1960년대에 일본 놀이공원의 어린이용 놀이기구용으로 생산됐었다는 걸 고려하면 장난감을 타는 것 같은 핸들링 감각이 몽키 고유의 브랜드 헤리티지인 셈이다.

승객용 엘리베이터에도 실을 수 있을 만큼 콤팩트한 크기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영락없는 매뉴얼 모터바이크다. 레트로한 디자인의 둥근 헤드램프, 차체 컬러와 같은 톤의 프런트 서스펜션, 가볍게 치켜 올라간 머플러가 그렇다. 124cc의 작은 배기량을 커버하기 위해 1단 변속기의 기어비가 짧은 편이라 신호가 바뀌었을 때 빠르게 치고 나가고 싶다면 부지런히 업 시프트를 해야 한다.



미니바이크라 연료탱크 용량이 5.6L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리터당 70.5km를 가는 ‘사기급’ 연비 덕에 주유 걱정이 없다.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간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 105kg밖에 되지 않는 공차중량도 몽키의 강점이다. 좁은 공간에서 바이크를 움직여야 할 때 앞바퀴나 뒷바퀴를 번쩍 들어 옮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바이크가 중심을 잃어도 무게가 가벼우니 다리 힘으로 넘어지지 않고 버티는 게 가능하다. ‘제꿍’을 걱정하는 초보 라이더에게 안성맞춤이다.

다른 고성능 바이크를 타고 있는 라이더라도 한번쯤은 몽키에 앉아보는 걸 권한다. 엉덩이를 안정적으로 감싸는 넓고 푹신한 시트에 마음을 뺏기게 될 것이다. 실제로 오버 리터급 바이크를 타는 사람 중 몽키의 가벼운 핸들링, 뛰어난 연비, 독보적인 디자인에 빠져 세컨드 바이크로 몽키를 선택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HONDA MONKEY 125

파워트레인 124cc 공랭식 단기통, 5단 수동 최고 출력 9.4마력 최대 토크 1.1kg·m 가격(VAT 포함) 478만원

Credit

  • EDITOR 박호준
  • PHOTOGRAPHER 조혜진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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