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의 신제품 펜슬백 플러피콘이 단순히 '얇고 가벼운' 청소기가 아닌 이유
다이슨이 또 한 번 놀라운 청소기와 함께 돌아왔다. 펜슬백 플러피 콘의 극도로 얇은 보디와 독특한 형태의 헤드가 구체적으로 일상의 어떤 부분을 바꾸게 될지, 에스콰이어 클럽 멤버들과 함께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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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콰이어 클럽에서 소개된 다이슨의 신제품 청소기 펜슬백 플러피 콘.
다이슨의 신제품 발표 현장에서는 십중팔구 육성 감탄을 들을 수 있다. 매일같이 신문물을 접하는 기자나 인플루언서도 다이슨 행사에서는 도리 없이 ‘와’ 소리를 내고야 만다. 다이슨은 언제나 개선을 넘어 혁신을 겨냥하는 브랜드이고, 그 혁신은 대체로 특수 상황보다는 일상의 변화와 직결되어 있으며, 다이슨이 해당 변화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프레젠테이션에 늘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일 테다. 지난 5월 26일, 다이슨의 신제품 출시와 함께 한 에스콰이어 클럽 현장에서도 역시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다만 타이밍 측면에서 좀 특이한 지점도 있었다. 다이슨의 시니어 엔지니어링 매니저 네이슨 로슨 매클린이 신제품 청소기 펜슬백 플러피 콘(PencilVac FluffyCones™)을 들고 나왔을 때, 그 등장과 호응 사이에 몇 초의 정적이 흘렀던 것이다. 설마 그 밀대 걸레만 한 게 신제품 청소기의 전체인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기술 설명을 위해 제품의 한 부분만 떼어내 만든 모형인 줄 알았지. “펜슬백 플러피 콘의 지름은 38mm입니다. 드라이어기인 슈퍼소닉 r 프로페셔널 헤어드라이어 손잡이와 같은 두께죠. 단순히 크기를 줄였다는 의미를 넘어, 저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것이 최적의 그립감을 선사하는 두께이기 때문입니다. ” 네이슨 로슨 매클린이 한 손으로 펜슬백 플러피 콘을 계속 허공에 들어 올린 채 설명했다. (무게는 1.8kg라고 했다.)

플러피 콘의 움직임 설계를 설명하는 다이슨 시니어 엔지니어링 매니저 네이슨 로슨 매클린.

두께 38mm, 무게 1.8kg의 본체 속에 놀라운 기능들을 품은 펜슬백 플러피 콘.
물론 두께 38mm, 무게 1.8kg의 그 청소기 속에는 다이슨의 온갖 혁신 기술이 빈틈없이 들어차 있다. 핵심은 현존하는 다이슨의 가장 빠른 청소기 모터인 하이퍼디미엄(Hyperdymium) 모터다. 직경 28mm로 500원짜리 동전 크기에 불과한 이 모터는 분당 14만 회 회전해 강력한 청소 성능을 낸다. 전자기기임을 의심하게 될 정도로 간결한 외관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성능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완전 밀봉된 필터가 흡입된 공기로부터 0.3마이크론 크기의 미세먼지를 99.9% 걸러내는 ‘2단계 직선형 필터레이션 시스템’, 흡입한 먼지를 즉각적으로 압축해 용량을 극대화하고 위생적으로 먼지를 비울 수 있도록 한 새로운 설계 구조의 먼지통도 특기할 만하다. 특히 제품명에도 붙어 있는 ‘플러피 콘’은 모터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끝단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4개의 원뿔형 콘 브러시를 앞뒤로 배치한 특유의 헤드 구조를 가리키는데, 머리카락을 양쪽 끝으로 밀어내 브러시에 머리카락이 엉키는 것을 방지하며 일반 청소기로는 닿기 어려운 벽면 모서리나 가장자리까지 효과적으로 청소할 수 있다. 앞뒤 브러시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선사하는, 마치 바닥 위를 떠다니듯 부드럽게 움직이는 사용감 역시 플러피 콘의 큰 장점이다. 그리고 다이슨은 이 독특한 헤드와 38mm 두께의 본체를 360도로 회전하며 직각으로 평평하게 젖히는 구조로 연결했다. 가볍게, 부유하듯 밀고 다니면 헤드가 툭툭 회전하며 알아서 구석구석 꼼꼼하게 청소를 하도록 말이다. 다이슨 최고 기술 책임자인 존 처칠의 표현에 따르면 다이슨 펜슬백 플러피 콘은 “다이슨이 지금껏 구현한 기술력의 정점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다이슨에서 가장 빠른 청소기 모터를 만든 일은 단순한 소형화를 넘어서는 업적이라고 봅니다. 모터 설계부터 전자장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까지 다양한 기술을 정교하게 통합해 하나의 유기적 시스템으로 완성해낸 결과물이죠.” 육안으로 보기 힘든 미세먼지까지 깔끔하게 흡입할 수 있도록 한 일루미네이션 LED 조명, 더 간편하게 유지 보수가 가능하도록 다이슨 청소기 최초로 연동되도록 한 MyDyson 앱까지 살펴보면, 얇고 가볍다는 스펙에 무엇도 타협하지 않았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라이프스타일 룸’에서 제품을 테스트해보고 있는 에스콰이어 클럽 멤버.

다양한 체험 공간과 전시 공간으로 꾸려졌던 성수동 다이슨 팝업 스토어.
다이슨의 신제품 출시와 에스콰이어 클럽 행사가 진행된 성수동 팝업 스토어에는 발표 연단 외에도 다양한 성격의 공간이 조성되어 있었다. 새하얀 공간 속에 무수한 막대들과 펜슬백 플러피 콘의 보디를 설치해 예술적으로 표현한 ‘인피니티 룸’, 다이슨 청소기 헤드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부스, 직접 펜슬백 플러피 콘을 운전하며 미로를 빠져나가는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메이즈 존’까지. 개중에서도 특히 인기를 끈 건 실제 생활 공간들을 표방한 ‘라이프스타일 룸’이었다. ‘감성가득 패밀리 룸’ ‘냥이와 함께하는 안식처’ ‘빛나는 싱글 라이프’까지 세 가지 라이프스타일에 착안해 행사장 안에 각 가정환경에 가까운 공간을 조성해두었던 것이다. 에스콰이어 클럽 멤버들이 유독 해당 구역에 몰렸던 데에는 펜슬백 플러피 콘과 함께 좀 더 내추럴한 셀피를 남길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큰 영향을 끼쳤을 터.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발표 연단만큼이나 해당 공간에서도 유독 감탄이 많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가격이 얼마라고 했죠?” 연신 재확인하는 질문과 함께.

Interview with - TOM MOODY
」신제품 출시를 맞아 내한한 다이슨의 홈 부문 글로벌 총괄 톰 무디를 만났다. 펜슬백 플러피 콘의 요모조모는 물론, 그간 다이슨에 궁금했던 것들을 몽땅 물었다.
다이슨의 신제품은 언제나 놀라웠지만, 펜슬백 플러피 콘이 처음 소개되는 순간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설명을 들으면서도 저 안에 저런 게 다 들었다는 게 말이 되나 싶었다.
펜슬백 플러피 콘은 창립자인 제임스 다이슨 경이 오랫동안 구상해온 형태의 제품이다. 가볍고, 슬림하고, 그립감이 탁월한 청소기. 우리는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분리하지 않는다. 시각적으로 새로운 건 기능적으로도 새롭기 마련이다. 제임스 다이슨 경은 디자인에 대한 완고한 원칙과 철학을 가진 분이고, 동시에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진공청소기를 만들고자 하는 오랜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신제품은 그 디자인 철학과 엔지니어링이 집약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늘 다이슨의 내부 개발 과정이 궁금했다. 다양한 혁신 요소가 어떻게 촉발되고 결합되는지.
개발 과정은 제품마다 상이할 수 있다. 다만 모두 ‘문제’에서 출발한다. 실제 소비자들이 겪는 문제를 포착하고 정의하는 것이 시작점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이번 제품이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 중 하나는 머리카락 엉킴이었다. 문제가 명확히 규정되면 팀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토타입을 발전시켜 나간다. 그 과정에서 다른 팀과도 협력한다. 해결을 위해 아예 신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다이슨 내부에서는 수십 개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지만 당장 그걸 구현할 기술이 없을 때는 일시 중단하기도 하고, 기술이 성숙하면 다시 재개한다. 펜슬백 플러피 콘 역시 오랜 시간 준비한 끝에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어 실현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다이슨이 이번에 해결한 ‘문제’가 사소한 불편 요소를 넘어 큰 범주의 관념이라고 느꼈다. 이를테면 ‘청소는 귀찮고, 번거롭고, 스트레스받는 행위’라는 우리 몸의 기억 같은 것 말이다.
맞다. 정확히 파악해줘서 아주 감사하다. 우리는 경량화, 플러피 콘 헤드와 머리카락 엉킴 방지 기술, 모터, 공기역학, 바닥으로부터 오염 물질을 흡착하는 ‘픽업 성능’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를 더욱 간편하고 편리하게 하고자 했다. 그리고 동시에, 트렌드 변화에도 주목했다. 오늘날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도시로 모이고 있고,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자연히 작고 가볍지만 성능이 강력한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고령화 같은 인구구조 변화도 맞물려 경량화 추세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다이슨은 늘 단순히 ‘좀 더 얇다’ ‘가볍다’ ‘강력하다’는 정도의 변화에 만족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 스펙 변화가 불러오는 사용성에 맞춰 모든 요소를 일일이 재검토한 다음에야 제품을 내놓는 느낌이다.
그에 대해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창립자의 비전이다. 제임스 다이슨 경은 제품에 대한 비전이 명확한 사람이며, 이를 기반으로 조직을 이끈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다이슨 내부의 다채로운 전문성과 기술을 조율해 세상에 내놓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다이슨이 운영하고 있는 소비자 테스트 시스템이다. 우리는 제품 출시 전 실제 가정에서 소비자에게 테스트를 맡기고 피드백을 반영해 제품을 개선한다. 부수적 과정 같은 게 아니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필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펜슬백 플러피 콘의 제품 개발 과정에는 나도 참여를 많이 했는데, 소비자 테스트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었다. 아시아 소비자들은 제품을 받자마자 곧장 벽면 모서리로 가서 청소가 잘 되는지 확인해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플러피 콘 클리너 헤드는 브러시가 양쪽 끝으로 돌출된 확장형 구조를 통해 모서리까지 힘들이지 않고 완벽히 청소할 수 있도록 하는 요소이고, 소비자 테스트 과정에서 그 형태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처럼 청소에 대한 기준점이 높은 시장에서 유효성을 입증받았다는 점에서도 뿌듯했고 말이다.(웃음)
다이슨은 옴니 글라이드나 디지털 슬림처럼 따로 한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출시한 적도 있다. 한국 시장은 다이슨에 어떤 의미인가?
한국은 청결과 위생에 대한 문화적 기준이 매우 높은 시장이다. 다이슨 내부에서는 ‘제임스 다이슨 경만큼이나 청소에 진심인 민족이 있다니’ 하며 기쁘게 여기기도 한다.(웃음) 그리고 새로운 기술 도입에 빠르게 적응하는 성향도 있다. 청소와 위생을 중시하는 문화적 전통과 새로운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 그렇게 ‘올드’와 ‘뉴’가 공존하는 곳인 만큼 늘 열정을 갖고 지켜보고 있으며, 다이슨의 신기술을 선보이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장이라 생각한다.
당신은 다이슨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커머셜 전략, 글로벌 비즈니스 운영 등 다양한 부서를 거치며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고 들었다. 다이슨이 지향하는 전략적 방향성에 대해 포괄적인 시선으로 답해줄 수 있는 적임자일 것 같다.
우선 다이슨은 둘러앉아 사업 전략을 수립하기보다는 기술 혁신을 중심에 두고 움직이는 브랜드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다이슨의 방향성은 곧 다이슨 내의 연구 결과와 혁신을 우선순위에 둔다는 뜻이다. 향후 5년, 10년, 15년 단위로 투자하고 싶은 기술과 개발하고 싶은 제품 라인들이 있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게 다이슨의 성공 비결이기 때문이다. 혁신에 대한 집요한 몰입, 그리고 글로벌 기업의 인사이트를 결합해 시장에 빠르게 반영하는 것, 결국 그것이 우리의 방향성이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
Credit
- PHOTOGRAPHER 김현동
-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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