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 워치메이킹의 수장 미셸 나바스와 나눈 대화
"오트 올로제리의 세계에 혁신적인 철학으로 자신만의 시간 언어를 완성해가고 있는 루이 비통. 그 중심에는 라 파브리끄 뒤 떵 공방을 이끄는 루이 비통 워치메이킹의 수장, 미셸 나바스(MichelNavas)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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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루이 비통의 하이 워치메이킹 공방 라 파브리끄 뒤 떵을 이끌고 있다. 그간 라 파브리끄 뒤 떵은 어떻게 발전해왔나?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은 2011년 이후 확실히 성장했다. 하지만 이는 변혁이라기보다는 진화와 정제의 여정에 가깝다. 새로운 기술과 메티에 다르를 도입한 건 맞지만, 이미 갖추고 있는 핵심적인 전문성과 역량을 하이 워치메이킹의 틀 안에서 강화하고 동시에 창의적이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춰 나아가고 있다.
여느 워치 공방과 다른, 라 파브리끄 뒤 떵만의 특별함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라 파브리끄 뒤 떵을 차별화하는 점은 소수 정예 장인이 모인 아틀리에에서 일관된 비전과 철학을 지켜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한계를 뛰어넘고, 기존의 워치메이킹 규범에 도전해왔다. 새로운 소재와 디자인, 복잡한 컴플리케이션에도 끊임없이 실험을 해왔고 메종 특유의 관점과 영감은 기술적으로 뛰어나면서도 미적으로 완성도 높은 워치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무엇보다 모든 작업에 깃든 장인정신과 섬세한 손길은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루이 비통의 시계에는 어떤 철학이 담기는가?
루이 비통 워치는 메종이 추구하는 여행, 혁신, 그리고 탁월한 장인정신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바탕으로 한다. 이는 단순히 기능적인 목적에 그치지 않고, 시계를 하나의 예술적 표현이자 브랜드 정신을 담은 상징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다. 단지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를 넘어, 하우스의 DNA를 담아낸 워치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 안에는 모험을 향한 동경, 기존의 틀을 깨는 창의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하우스의 DNA를 담아낸 워치가 어떤 것인지, 루이 비통이라는 브랜드의 철학과 워치메이킹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줄 수 있나?
루이 비통의 정체성은 장인정신과 섬세한 디테일, 새로운 창의적 영역에 대한 실험 정신을 통해 워치메이킹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특히 트렁크 메이킹과 여행이라는 브랜드 고유의 유산은 시계 디자인 전반에 직관적으로 반영되어 기능적인 요소들 속에서도 생생하게 표현된다. 에스칼과 땅부르 스핀 타임은 전통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조화롭게 결합하고자 하는 이러한 의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루이 비통 워치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루이 비통의 워치메이킹이 가진 강점은 다양한 언어를 한 시계 안에 자연스럽게 엮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고전적인 기술을 바탕에 두되, 이를 해석하는 방식은 언제나 유연하고 현대적이다. 단순히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매번 예상 밖의 조합과 방식으로 시계라는 오브제에 질문을 던진다. 그것이 루이 비통이 독창적인 타임피스를 계속해서 선보일 수 있는 이유이자 시계라는 전통적인 형식을 계속해서 살아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다.
2023년 워치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정비한 이후, 루이 비통은 한층 더 고급스럽고 창의적인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본격적으로 오트 올로제리의 영역으로 이전하려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러한 전략의 이유는 뭔가?
루이 비통은 단순히 기존의 오트 올로제리 문법을 따르기보다는 그 안에서 창의성과 대담함을 불어넣으며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루이 비통이 오래전부터 추구해온 창의성, 기술력, 조형미에 대한 탐구를 시계라는 정교한 형식 안에서 극대화하며 기존의 정통성을 존중하면서도 그 경계를 넓히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또한 기술적 완성도와 조형적인 실험을 통해 루이 비통만의 방식으로 오트 올로제리를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루이 비통 워치 디자인에는 종종 놀라운 아이디어와 유희의 요소가 담겨 있는데, 이런 요소를 통해 루이 비통은 고급 워치메이킹의 전통에 자신만의 언어를 완성해가려고 한다.
오트 올로제리에서는 어떤 가치가 가장 중요한가?
오늘날 오트 올로제리에서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장인정신에 대한 헌신, 끊임없는 혁신 추구와 전통에 대한 깊은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세대를 거쳐 전해 내려온 기술과 노하우를 기리는 동시에 가능성의 경계를 끊임없이 확장해나가는 것이 바로 그 본질이다.

마스터 워치메이커 미셸 나바스와 엔리코 바르바시니.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땅부르 컨버전스.
최근 선보인 땅부르 컨버전스는 '드래깅 미닛(Dragging Minute)’이라는 독특한 시간 표시 방식을 선택했다. 여기에 탑재한 인하우스 무브먼트 LFT MA01.01은 루이 비통이 워치메이킹에서 독립적인 언어를 구축하겠다는 선언처럼 보이기도 한다. 땅부르 컨버전스의 세부 중 루이 비통 워치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루이 비통 워치메이킹의 정체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땅부르 컨버전스의 핵심은 단연 ‘드래깅 미닛(dragging minute)’ 디스플레이다. 전통적인 중앙 축 핸즈 방식에서 벗어나 시간을 바라보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해보고자 하는 발상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 비전통적이면서도 고도의 정밀함을 요구하는 디스플레이는 창의성과 기술적 전문성을 조화롭게 융합하고자 하는 루이 비통의 워치 철학을 그대로 담아낸다. 드래깅 미닛은 단순히 시각적으로 독특한 효과를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를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무브먼트를 개발해야 했고, 그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었다. 전형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루이 비통답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궁극의 정밀함과 장인정신 위에서 작동하는 방식 말이다.
컨버전스가 기술과 예술의 정제된 균형을 보여줬다면,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은 한층 더 과감해진 느낌이다. 일단 타이코 케이스의 제작은 루이 비통 하이 워치메이킹 역사상 가장 복잡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고 들었다.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은 스핀 타임 스토리에 새로운 장을 여는 대담한 도전이다. 타이코 케이스는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이 지금까지 제작한 워치 케이스 중 가장 복잡한 구조를 자랑한다. 점핑 큐브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기술적 과제는 기존 스핀 타임 콘셉트를 한층 더 정교하게 개선하는 것이었다. 업그레이드된 컴플리케이션은 동일한 원리를 토대로 하지만 두 개의 큐브가 동시에 점핑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의 엔지니어들은 큐브 하단에 몰타 크로스 기어(Maltese Cross Gear)를 장착하는 획기적인 방식을 고안했고, 이 기술은 특허를 획득했다. 그 결과 무브먼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시간을 앞뒤로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해졌다.
큐브 인디케이터의 형태와 마감 방식 역시 새로운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에선 달라진 모습이다. 쿠션형 큐브를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단순한 디자인 변화가 아니라, 빛의 반사와 입체감을 더욱 풍부하게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부드러운 곡면으로 구성된 이 형태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반사 효과를 만들어내며, 시계 전면에 보다 유기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표정을 부여한다. 각 큐브 상단에는 미러 폴리싱 처리한 핀네일을 정교하게 더했고, 이런 디테일은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의 설계와 제작 전반에 걸쳐 루이 비통이 얼마나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도 철저하게 신경 썼는지를 잘 보여준다.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에어 모델은 마치 무중력 상태처럼 보인다. 기술적으로 이 플로팅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택했는가?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 에어는 구조적 실험을 통해 마치 무중력 상태에 있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구현했다. 다이얼 위 큐브들은 케이스 안에서 부유하듯 떠 있으며, 무브먼트는 중심 축을 따라 공중에 매달린 듯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플로팅 구조는 세 개의 얇은 브리지가 무브먼트를 정교하게 지지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고, 각 큐브는 가볍고 정밀하게 가공된 알루미늄 샤프트 위에 탑재되어 위성처럼 회전하며 시간을 표시한다. 탑재된 무브먼트 LFT ST13.01은 시계 내부를 최대한 가볍고 개방감 있게 구성하면서도 메커니즘의 균형과 안정성을 놓치지 않도록 설계했다. 구조와 기능, 미학 사이의 긴밀한 조율이 이 독특한 부유감을 완성한다.
땅부르는 루이 비통 워치메이킹의 정체성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라인이다. 특히 하이엔드 레인보우 모델은 시각적으로 강렬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이런 대담한 선택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 케이스백에 숨겨진 1.6mm 사프란 사파이어처럼, 착용자만이 알 수 있는 은밀한 디테일은 왜 중요한가?
땅부르 플래티넘 레인보우는 루이 비통 워치메이킹이 추구하는 미학과 기술, 장인정신이 하나로 응축된 결과물이다. 그러데이션으로 세팅된 사파이어와 루비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젬 세팅이라는 메티에 다르를 통해 시계라는 오브제에 감각적인 리듬과 생동감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 결정은 루이 비통이 하나의 시계 안에 여러 공예 기법(Savoir-faire)을 정교하게 결합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오브제를 완성하고자 한 의지에서 비롯되었다. 케이스백에 숨겨진 1.6mm 크기의 사프란 사파이어는 그러한 철학을 반영하는 또 하나의 상징이다. 손목이 닿는 피부 가까이에 자리한 이 작은 보석은 오직 착용자만이 인지할 수 있는 디테일로 루이 비통 시계의 감성적 영역을 더욱 깊게 확장시킨다. 럭셔리란 언제나 ‘보이는 것’과 ‘느껴지는 것’ 사이의 미묘한 긴장과 균형에 있으며, 그런 점에서 이러한 은밀한 디테일은 오히려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루이 비통의 시계 제작에서 '여행'이라는 테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신에게 여행은 어떤 영감을 주는지 궁금하다. 여름휴가 계획이 있는가?
여행은 루이 비통의 정체성을 이루는 본질이자 워치메이킹에서 영감의 끊임없는 원천이 되어왔다. 다양한 문화를 직접 마주하고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는 경험은 전 세계 고객의 감성과 일상에 진심으로 닿는 시계를 만드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모험과 탐험이라는 여행의 본질은 루이 비통이 새로운 소재와 컴플리케이션에 기꺼이 도전할 수 있는 동력이기도 하다. 나 역시 여행 중에 가장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 낯선 풍경 속에서는 자연스럽게 내 안의 호기심이 깨어나고, 그 감각이 창의적인 영감으로 이어진다. 개인적으로는 완전히 멈추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가오는 여름휴가에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스페인으로 짧은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더라도, 그곳의 빛과 온도, 색과 질감은 내게 다시 새로운 시계를 상상하게 하는 영감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땅부르 타이코 스핀 타임을 이루는 무브먼트 부품.
Credit
- EDITOR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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