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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과 옥택연이 바라는 배우의 모습

아이돌 출신 배우의 장점.

프로필 by 박호준 2025.05.29
(서현) 레드 드레스 애니푸드 유니버스. 이어링 온시크주얼리. 골드 링 아니아하이에. 실버 링 제이와이디디엠. (옥택연) 블랙 빕 디테일 셔츠 로에베. 블랙 쇼츠 아미. 롱부츠 앤 드뮐미스터. 실버 링 코디샌더슨.

(서현) 레드 드레스 애니푸드 유니버스. 이어링 온시크주얼리. 골드 링 아니아하이에. 실버 링 제이와이디디엠. (옥택연) 블랙 빕 디테일 셔츠 로에베. 블랙 쇼츠 아미. 롱부츠 앤 드뮐미스터. 실버 링 코디샌더슨.

<남주>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사극에 로맨틱 코미디와 판타지적 요소까지 더해진 작품이라 까다롭게 느껴졌을 것 같아서요.

지난번 <에스콰이어>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줄곧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었어요. 더구나 이번 작품은 캐스팅 제안을 받기 전에 친구가 재미있다고 추천해줘서 이미 알고 있던 웹툰이었거든요. 즐겁게 읽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운명처럼 느껴졌어요. 평소 엉뚱한 상상도 자주 하는 편이라 <남주>의 판타지적 요소가 부담스럽지도 않았고요.

작품을 고를 때 대본이 얼마나 술술 잘 읽히는지를 중점적으로 봐요. 섭외 단계에선 초반 1~2부 정도만 보고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남주>는 단숨에 읽히는 건 물론 그 뒤가 자꾸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다음엔 제가 그 작품 안에서 얼마나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게 존재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겉으론 완벽해 보이지만 남모를 아픔이 있는 ‘경성군’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죠.

하고 싶었던 로맨틱 코미디를 직접 경험해보니 어떤가요?

웃기고 싶다는 욕심이 자꾸 들었어요. 애드리브 궁리를 많이 했죠.(웃음) 현장에서 감독님이나 택연 오빠랑 상의도 하고요. ‘차선책’이라는 캐릭터가 복잡하긴 하지만 의외로 제 본모습이랑 닮은 점이 많아 억지스러운 부분 없이 자유롭고 편하게 연기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웹툰에선 ‘드레스 따위가 아무리 예뻐 봤자 내 신부보다 예쁘겠냐는 말이야’같이 오글거리는 대사가 많던데 드라마는 어땠나요?

저보단 오빠가 그런 대사가 많아요. 설정상 ‘경성군’이 ‘차선책’에게 구애하고 집착하거든요. 당하는 제 입장에선 재미있었어요. 종종 제가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져 NG가 나긴 했지만요.

쉽지 않았어요.(웃음) 걱정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고요. 정말 백마 탄 왕자님 같은 역할이라 스스로도 ‘이게 말이 될까? 괜찮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죠. 그래서 더 뻔뻔하게 가려고 했어요. 애매하게 느끼하면 이도 저도 안 될 것 같아서요.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드라마 배경이 가상의 조선시대로 바뀌면서 캐릭터도 각색이 됐어요. 원작의 ‘제로니스’가 전설 속 유니콘 같은 존재였다면 <남주>의 ‘경성군’은 깊이가 더 있죠. 무게가 살짝 더 있어요. 원작을 보신 분이라면 같은 듯 묘하게 다른 디테일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을 겁니다.

‘차선책’도 비슷해요. 톡톡 튀고 사랑스러운 밝은 모습이 주를 이루지만 그 뒤에는 조선시대로 오기 전 현실 세계에서 그녀가 겪었던 아픔이 숨어 있거든요. 원작에선 잘 드러나지 않았던 선책이의 성장 스토리도 드라마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두 분은 아이돌이었다는 것 외에도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고 있다는 점이 닮았어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배우는 대본이 들어와야 일을 할 수 있는 입장이라 제가 아무리 연기를 하고 싶어도 찾아주고 뽑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불가능하죠. 다양한 배역이 들어온다는 건 그만큼 제 안에 다채로운 모습이 숨어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어요. 여러 종류의 연기를 하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에요.

일부러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독특한 직업을 가진 캐릭터에 눈길이 더 가는 식으로요. 지금도 여전히 해보지 않은 것에 도전하는 걸 즐기지만 캐릭터의 설정이나 직업보단 성향에 더 집중해요. 이번 ‘경성군’은 사랑 앞에서 불도저같이 우직하게 직진하는 모습이 제 본모습과 정반대 모습이라 끌렸어요.

화이트 세일러카라 셔츠, 스트라이프 쇼츠 모두 돌체앤가바나. 롱부츠 앤 드뮐미스터.

화이트 세일러카라 셔츠, 스트라이프 쇼츠 모두 돌체앤가바나. 롱부츠 앤 드뮐미스터.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지난번에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진짜 하게 돼서 조심스러운데요.(웃음) 30대 여자의 삶과 사랑을 꾸밈없이 펼쳐내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그동안 여러 번 이미지 변신을 거듭하며 쌓아온 경험이 드러날 수 있는 연기요. 실제로 제 나이가 30대라 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하요.

학창 시절 ‘10점 만점의 10점’과 ‘Gee’를 듣고 자라온 제가 보기엔 두 분은 바뀐 게 하나도 없어 보이는걸요.

오빠도 공감할 것 같은데, 10대 20대를 치열하게 살아오고 나서 30대를 맞이하니까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와 나 오늘 정말 행복했다’라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해요. 예전엔 현장에 가도 제가 항상 막내였는데 지금은 모두 저를 언니, 누라라고 부르죠. 따지고 보면 몇 살 차이 나지 않는데도 제가 막 챙겨줘야 할 것 같고 그래요. 간식이라도 하나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웃음)

저는 오늘 화보 촬영을 하면서 ‘내가 나이를 꽤 먹었네’라고 생각했어요. 데뷔할 때부터 노안 소리를 듣긴 했지만(웃음) 이젠 정말로 얼굴에 나이가 드러난다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아요.

<남주>처럼 다른 어떤 동화나 웹툰에 들어가야 한다면 어떤 작품을 고르고 싶어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요. <해리 포터>나 <찰리의 초콜릿 공장>처럼 비현실적이면서도 왠지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작품을 좋아해요. 어릴 때도 비슷한 역할극 놀이를 친구들이랑 자주 했던 것 같아요. “내가 해리 포터 할 테니까 넌 헤르미온느 해”라면서요.

처음 받는 질문이라 방금 생각해봤는데 <주간 소년 점프>에 등장하던 소년 성장물에 들어가면 재미있겠네요. 싸우면서 점점 강해지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무협지를 즐겨 읽었거든요.

앞으로 배우로선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지길 바라요?

계획형 인간이라 뭐 하나를 하더라도 꼼꼼히 따져봐요. 준비도 많이 하고요. 근데 연기는 좀 달라요. 작품 활동을 하면 할수록 유연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어떤 배역을 맡더라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길 바라요. 그 사이사이에 저만의 매력이 녹아들어 가면 더 좋고요.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요. 동료 배우나 스태프에게 ‘옥택연이랑 일할 땐 즐거워’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건 서로 합이 잘 맞았다는 뜻이고 현장에서 합이 잘 맞으면 결과물도 잘 나올 가능성이 높아요. 음악 무대에 설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연기는 절대 저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면서 협력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는 어떤 모습인가요?

열심히 하는 사람이요. 신인 배우가 대사를 잘 외우지 못하거나 긴장을 많이 하는 건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누구나 그래요. 대신 배우려는 의지와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죠. 배우가 대충 하려는 기색이 보이면 상대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 모두 힘이 빠져요.

블랙 재킷 원피스 알렉산더왕. 이어링 그레이엘린.

블랙 재킷 원피스 알렉산더왕. 이어링 그레이엘린.

Credit

  • EDITOR 박호준
  • PHOTOGRAPHER 장덕화
  • STYLIST 성선영(서현)/이한욱(옥택연)
  • HAIR 케이트(서현)/안홍문(옥택연)
  • MAKEUP 최수지(서현)/강주리(옥택연)
  • SET 유여정
  • ASSISTANT 송채연
  • ART DESIGEN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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