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골짜기가 많기로 소문난 괴산에서도 군자산 아래, 시원한 물줄기가 수려한 비경을 자랑하는 갈론계곡을 소개한다. 이곳은 갈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고 해서 갈론계곡이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는데, 9곳의 명소가 있는 은둔의 계곡이라고 해 ‘갈은구곡’이라고도 불린다. 계곡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3km 길이의 트레킹 코스에서 만날 수 있는 1곡부터 9곡까지의 다양한 기암절벽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 자고로 백패킹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산이든 바다이든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민하게 만드는데, 갈론계곡은 등산하는 마음으로 찾아도 아쉬울 게 없다. 무거운 배낭 메고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얼음장처럼 차가운 계곡에 발만 담가도 힐링이 절로 되기 때문. 널따란 바위 위에 누워 신선놀음을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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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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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덕적도행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굴업도. 덕적도에서 대기하는 시간까지 포함해 약 4시간을 잡고 들어가야 하는 섬이기에 최소 1박 이상을 계획하길 추천한다. 사실 굴업도는 이미 캠퍼들에게 소문난 외딴섬으로, 마치 외국에 온 듯 독특한 해안 지형을 만날 수 있는데, 그만큼 어렵게 찾아간 보람이 있는 완벽한 백패킹의 성지이다. 높고 낮은 언덕이 고르게 배치되어 있어 자연이 준 천혜의 선물이라는 말이 실감 나고, 토끼섬, 낭개머리(개머리언덕), 목기미해변 등 명소만 둘러봐도 이틀이 빼곡할 정도로 가볼 만한 곳이 많다. 한적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도 하고, 모래사장에 누워 일광욕도 하고, 밤에는 언덕 위에 올라 탁 트인 전경을 배경으로 캠핑을 즐겨보자. 그 어떤 호캉스도 아쉽지 않은 완벽한 휴가를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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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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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철책선 안에 가로막혀 무려 53년 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덕봉산. 삼척 바다 위에 떠있는 독특한 이 산은 지난 4월, 해안생태 탐방로의 하나로 일반인에 개방되면서 동해안의 일몰 명소로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해발 53.9m의 야트막한 이 산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덕봉상 중앙을 가로질러 전망대로 오르는 A코스와 해안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올라갈 수 있는 B코스가 있다. 어느 쪽으로 가든 1km도 되지 않는 아주 짧은 코스이지만 해안탐방로를 진입하는 곳까지 구불구불한 외나무다리까지 조성이 되어 있어 좀 더 여유롭고 독특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푸른 하늘에 맞닿은 바다와 시원한 대나무가 있는 천국의 계단까지 놓칠 수 없는 명소들이 있으니 동해 바다를 갈 예정이라면 삼척에 들러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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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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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우글거리는 여행지보다 한적한 ‘섬캉스’를 계획 중이라면, 충남 당진의 난지섬은 어떨까? 난초와 지초가 너무 많아 난지도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곳은 반달 모양의 금빛 모래사장, 야생화가 곳곳에 피어난 해안 둘레길, 캠핑장과 낚시터까지 섬 전체가 체험 마을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다양한 매력을 가진 섬이다. 난지섬에 들어가려면 이제는 육지가 된 도비도를 꼭 거쳐 가야만 하는데, 방조제 사업으로 교통이 한결 편해지며 덩달아 난지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었다. 누가 봐도 빼어난 풍경을 가진 것도, 멋스러운 식당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오붓한 추억 여행을 즐기기에 이처럼 좋은 곳은 또 없다. 오순도순 가족끼리 온 여행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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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암산 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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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철쭉 명소로 유명한 보성 제암산이 시원한 여름 명소라니? 놀란 마음 사진으로 먼저 확인해 보자. 에어컨도 필요 없는 청정한 계곡과 피톤치드 가득한 통나무집까지 더없이 좋은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는 제암산 휴양림을 소개한다. 웬만한 높은 산들은 모두 휴양림이 있지만, 특히 제암산 휴양림은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 아름다운 풍경까지 갖추고 있다. 누구나 걷기 좋은 경사율 8%의 더늠 길을 굽이굽이 오르면 숙소인 ‘숲속의 집’과 더불어 산을 가로지르는 곰 썰매, 전동휠을 탈 수 있는 잔디광장, 캠퍼들을 위한 야영장까지 갖춘 넓은 대지의 휴양림이 펼쳐진다. 어린이들이 즐거워하는 숲 놀이 트레킹 코스와 함께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는 짚라인까지 여름 산의 매력에 100% 빠질 수밖에 없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