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수명을 연장해주겠다는 건강 클리닉들, 믿어도 되는 걸까?

우리는, 그리고 오늘날의 억만장자들은 과연 몇 살까지 살게 될까?

프로필 by 오성윤 2026.10.26

모든 것은 브라이언 존슨에게서 촉발되었다.


작년 말, 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는 장수(longevity) 업계의 기업가인 그를 인터뷰했다. 그는 자신이 영원히 살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인터뷰에서 그는 향후 20년 동안 인류가 발전을 이뤄 자신이 죽음을 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죽음과 세금만큼은 살면서 결코 피할 수 없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그는 만약 자신이 죽게 된다면, 그 죽음은 가장 아이러니한 방식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걷다가 버스에 치인다거나, 운동 경기 중에 이벤트로 관중석에 쏘는 ‘티셔츠 대포’에 맞아 추락한다든가 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혹은 아이러니하게도, 브라이언 존슨은 최근 몸의 면역 체계가 위 점막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에 걸렸음을 밝혔으며 이 병은 현재 완치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역주)

브라이언 존슨은 극도의 수단까지 동원해 수명 연장을 추구하는 ‘돈 다이(Don’t Die)’ 운동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언론 인터뷰, 본인이 주인공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생물학적 노화가 일어나는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몇몇 양상에 대해서는 아예 ‘노화를 역행시킬 방법’을 찾아냈다고도 했다. 그 방법이란 주로 그가 고안한 ‘청사진(Blueprint)’을 따라 생활하는 것이다. 청사진은 오전 5시 30분 기상 같은 생활 습관부터 줄기세포 치료나 고압 산소 체임버 사용 같은 첨단 치료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아우르는 일일 장수 프로토콜이다. 브라이언 존슨은 오늘날의 사람들이 가진 장수에 대한 열망을 건드리며 높은 인기를 얻었다. 가급적 더 오래, 가능한 한 더 길게 삶을 누리고 싶어 하는 열망 말이다.

최근 새롭게 등장한 예방 의학 기반의 장수 및 건강 클리닉이 주목받는 것도 이들이 이러한 열망에 부응하기 때문이다. 이 클리닉들은 아프고 나서 치료하는 대신 건강할 때 몸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죽음을 피하는 것이 아니며, 그런 측면에서 좀 더 현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 과학적 근거 역시 갖췄다. 한 예로, 심장질환을 예방할 목적으로 스타틴(혈관 내 콜레스테롤 억제제)을 복용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상에 관한 연구에서는 고위험군에 대해 약 복용을 40대 이후로 미루지 말고, 30대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식단, 운동, 흡연 등 일상적인 건강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만성질환 발생을 줄이고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내용을 다룬 리버풀대학교 연구도 있다.

이런 클리닉들은 질병을 발견해 수명, 특히 건강 수명을 현실적으로 연장하는 방식의 장수를 추구한다. (여기서 수명이란 사람이 살아가는 기간을 뜻하며, 건강 수명이란 건강한 상태로 살아가는 기간을 뜻한다.) 나는 브라이언 존슨과 ‘돈 다이’ 운동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된 이 장수 클리닉들을 자세히 취재하기로 했다. 사실 당연한 결정이었다. 나는 아직 37세이지만, 병원에서 암 가족력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언제나 ‘있다’고 대답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두 분 다 암에 걸린 적이 있다. 한 분은 돌아가셨고, 한 분은 생존해 계신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수 클리닉을 찾는 동기는 불멸의 비밀을 밝히는 것이라기보다는, 내가 노년까지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이고 개인적인 고민이다.

이런 류의 고민은 장수 프로젝트와 질병 예방 웰니스 산업의 초기 동력이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 5조8000억 달러 규모인 장수 관련 산업은 2030년까지 8조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건강 수명 연장에 초점을 두는 장수 클리닉들도 이 산업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네이처>에 게재된 한 연구는 장수 클리닉들이 가능성과 위험성 사이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위험을 경고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양면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클리닉들은 상업화가 과학을 잠식할 위험, 그리고 의료 서비스와 최신 의료 기술을 이용할 기회가 불평등해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중략) 그러나 동시에 사회가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선제적이고 개인 맞춤형이며 예방을 목표로 삼는 접근법을 기반으로 한 훌륭한 의료 서비스 모범 사례를 제시하기도 한다.”

장수 클리닉들은 다양한 가격대로 운영되며, 악력 테스트부터 주사형 펩타이드까지 모든 영역을 다룬다. 그러나 이러한 클리닉들이 오히려 건강한 사람들로 하여금 건강염려증을 앓도록 만들 위험이 있다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다. 나는 그 가운데 어디쯤 있을까? 자신 있게 답하기 어렵다. 바로 이 부분이 핵심이다. 우리 모두 각자의 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날 일반적인 남성에게 적합한 수준의 관리란 대체 어느 정도인 걸까? 캘리포니아에 살며 ‘바이오 해킹’을 하는 부자들에게 맡겨 두어도 될 만한 영역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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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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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사우스 켄싱턴에 자리한 ‘휴먼(Hum2n)’ 클리닉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곧바로 내부 인테리어의 배색이 눈에 띄었다. 그린과 메탈릭 실버 컬러가 공간에 실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접수처 뒤편에 장식용으로 놓인 빈 과학 실험 비커들과 벽을 가득 채운 건강 보조제들(장내 미생물 균형 개선 보조제인 거트 플로라 밸런서Gut Flora Balancer, 아슈와간다Ashwagandha, 캘리포니아 포피California Poppy 등)도 이러한 인상을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아래층에는 회복 및 장수 치료를 위한 특실이 있었다. 여기에 고압 산소 체임버가 있었는데, 겉모습은 우주선 같았고, 내부는 파티용 리무진 차량 같았다. 냉동요법 및 적색광 치료실, 정맥주사 전문 시설도 있었다. 그 안에서 NAD(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 같은 바이오 해킹 보조제를 환자가 정맥을 통해 주입받을 수 있을 터였다.

이날 휴먼을 찾은 건 설립자인 모하메드 에나야트, 일명 ‘닥터 E’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에나야트 박사는 지난 10년 동안 장수 분야에 종사해 왔다. 그는 일반의로 시작해 이후 기능 의학(functional medicine) 분야를 공부했다. 기능 의학은 증상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질병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고자 하는 개인 맞춤형 의료 방식이다. 우리는 그의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는 어떤 변화를 겪을까요?” 에나야트 박사는 자신이 생각하는 장수 과학의 기본을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 근육을 더 이상 늘릴 수 없게 되는 근감소증이 발생합니다. 뼈가 얇아지고, 골수가 줄기세포를 생성하지 못하게 되죠. 또 장점막이 손상되면 몸에서는 혈관에 독소가 되는 물질인 지질다당류(lipopolysaccharide)라는 것이 생성됩니다. 저희는 이러한 모든 지식을 종합한 과학적 분석을 환자들에게 적용합니다. ‘노화를 늦추고 싶다면 이것들부터 해결합시다’ 라고 말하면서요.”

리본 롱제비티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검사 세트에는 간 스캔과 유전자 분석이 포함되어 있다.

리본 롱제비티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검사 세트에는 간 스캔과 유전자 분석이 포함되어 있다.

휴먼의 장수 프로토콜은 150개 이상의 바이오마커(생체 지표)를 이용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기초 혈액 검사로 시작한다. 나는 에나야트 박사를 만나고 며칠 후 혈액 검사와 장 건강 종합 검사를 받기 위해 다시 클리닉을 찾았다. 접수처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트레이닝복 차림의 UFC 파이터 ‘베놈’ 마이클 페이지가 이곳 로고가 새겨진 슬리퍼를 끌고 나타났다. 이른 아침 냉동 요법 처치를 받으러 온 것이었다. 나는 그 주 초에 검진차 한 차례 상담을 받은 바 있는 휴먼의 첨단 장수 치료 담당의 수르야 테자 박사를 만났다. 상담에서는 나의 가족 병력과 평소 점심 메뉴까지 다양한 것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런 다음 진료실에 누워 검사에 쓰일 피를 뽑았다. 총 일곱 병이 채혈되었다. 다음은 소변 검사였다. 나는 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물을 두 병 마셨다.

진이 쭉 빠진 상태로 휴먼을 나서기는 했지만, 꽤 건강해 보이는 편인 나에게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혹시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면?’ 하는 생각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자꾸만 고개를 들었다. 휴먼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가격대가 정반대인 다른 클리닉들을 찾았다. 스포티파이 CEO인 다니엘 에크가 공동 설립한 ‘네코 헬스(Neko Health)’는 런던, 버밍엄, 맨체스터 등 영국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검사 비용은 299파운드. 자신들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예방 기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런던 스피탈필즈에 있는 센터를 방문했다. 이스트엔드 한복판에 서 있는,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통유리 외벽의 거대한 건물이었다. 벽과 바닥이 깔끔하게 깔린 내부는 마치 병원과 애플 스토어를 합쳐놓은 것 같았다. 접수 담당자가 내 운동화를 받아 가더니 곧 파란색 나이키 뮬 한 켤레를 가져왔다. 그리고 나를 탈의실로 안내했다. 나는 그곳에서 옷을 벗고 바닐라 색 가운으로 갈아입었다. 탈의실과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연결되어 있는 옆방에는 내 검사를 진행할 간호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검사는 혈액 샘플 채취, 혈압 측정, 심장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심전도 검사, 안압 관리, 악력 테스트로 구성됐다. 대부분 건강 검진에서 확인하는 항목들이다. 악력 테스트가 포함된 이유는 악력이 장수의 바이오마커이기 때문이다. 스캔 검사라는 사소한 절차도 거쳤다. 나는 안내에 따라 기계 안으로 걸어 들어가 가운을 벗었다. 속옷만 입고 서 있는데 환한 불빛에 둘러싸였다. 사후 체험을 주장하는 이들이 이 세상에서 저세상으로 갈 때 봤다고들 묘사하는 그런 불빛이었다. 더 오래 살기 위해 여기에 서 있는데 그런 불빛을 보게 되다니… 아이러니했다. 마지막으로 의사가 들어와 피부암이 의심되거나 추가 검사가 필요할 만한 점이 피부에 나 있는지 내 몸을 직접 진찰했다. 끝난 후에는 다시 원래 입고 있던 옷으로 갈아입고 다음 단계인 상담을 받으러 갔다.

일주일에 3~4회 크로스핏을 하고, 비교적 건강하게 식사하며, 스마트 밴드로 수면 패턴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소견은 없으리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진료가 절반쯤 진행됐을 때 의사가 내 혈압 검사 결과를 언급했다. “혈압이 약간 높은 편이네요.” 그러나 의사는 곧 의료 기관에서 진찰받으며 긴장한 상황에서 혈압이 상승하는 ‘백의 증후군(white coat syndrome)’일 수도 있다는 말로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그게 사실일지 확실하게 알아보는 방법은 혈압 측정기를 사서 일주일 동안 매일 두 번씩 집에서 다시 측정해 보는 것이었다. 수명이 몇 년 줄어든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네코 헬스는 내가 원한다면 무언가 손을 써볼 기회를 준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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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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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과 네코 헬스에서 검사를 받고 며칠이 지난 후 찰리 콕스 박사를 만났다. 콕스 박사는 영국 세인트 조지 병원의 흉부 심장 중환자실 고문의 겸 ‘리본 롱제비티(Reborne Longevity)’의 남성 장수 담당의로 일하고 있다. 리본 롱제비티는 영국에 있는 장수 클리닉들 가운데 가장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기본 프로그램 비용은 4500파운드이고, 개인 맞춤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면 2만 5000파운드 이상의 비용이 든다. 프로그램을 통해 2만 개 이상의 유전자에 관한 종합 분석을 받을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와 제2형 당뇨병 같은 주요 질환 위험도 및 덱사(Dexa) 체성분 검사, 간 기능 검사, 생물학적 나이 검사까지도 받을 수 있다.

콕스 박사는 주중 근무일의 절반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시스템 산하 병원에서 중증 심장 및 폐 질환 환자들을 진찰한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리본 롱제비티에서 여유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공적 의료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최선을 다한다. 그는 환자 한 명이 중환자실에 입원하면 NHS에 수천 파운드의 비용 부담이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원 환자들 중 20%는 사망하며, 대부분 예전처럼 자유롭게 활동할 수 없게 된 상태로 퇴원합니다. 만약 이 환자들을 20년이나 30년 일찍 만나서 콜레스테롤에 관해 아주 간단한 교육을 하고 대사 건강과 간 건강에 관한 지식, 야외 활동과 운동의 중요성, 또 기초 영양 지식을 알려줄 수 있었다면, 기본적으로 대다수의 사람이 애초에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가능했겠죠.”

이러한 견해에 대해서는 찬반이 갈린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클리닉이 공공 의료 서비스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고, 의료진들이 응급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줄 거라고 주장한다. 반면 환자들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그 해석을 공공 의료 서비스에 맡기는 것이 시스템에 더 큰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콕스 박사 역시 환자들이 클리닉에서 수집하고 공유하는 정보의 양에 압도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는 이것이 “이 업계 전체가 가진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바로 그게 의사들이 진정으로 관심을 두고 환자들을 한 명 한 명 제대로 진찰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들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치료 방법을 조정하는 게 중요한 거죠. 우선 환자들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무엇이 그들의 삶에 원동력이 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제이슨 우드의 사례는 환자가 정보에 압도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암으로 잃었으며, 자신도 29세 때 직장암 진단을 받았다. 당연하게도 그 후로 그에게는 건강이 인생에서 최우선 요건이 되었다. “연애도, 일도, 그 어떤 것도” 건강 다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매일 타협 없이 운동하고 엄격한 고단백 저칼로리 식단을 지켰다. 또 혈액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으며 각종 수치가 어떤 추세를 보이는지 확인했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비타민과 영양 수액도 맞았다. 그가 자신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총합 월 500달러에서 600달러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는 결국 한계에 다다르게 되었다. “인간관계가 망가지고, 인생이 괴로워졌다는 걸 깨달았어요. 수명 연장에만 매달린 나머지 지금 이 순간을 전혀 즐기지 못했던 거죠.” 제이슨 우드는 심리 상담을 받고 나서야 ‘양’만큼이나 ‘질’도 중요하다는 걸 이해하게 되었다고 했다. “아직도 그런 걸 보면 쉽게 혹하긴 하죠. 하지만 이제는 제가 직접 기준을 갖고 따져볼 수 있게 됐어요. ‘이런 것들이 정말 나에게 도움이 될까? 혹시 나에게서 돈을 뜯어내고 그저 나에게 오래 살게 될 거라는 착각을 심어주려는 또 다른 술수는 아닐까?’ 한 번 더 생각하게 됐죠.”

대형 고압 산소 체임버가 별로 끌리지 않는다면, 튜브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는 방법도 리본 롱제비티 클리닉에서는 가능하다.

대형 고압 산소 체임버가 별로 끌리지 않는다면, 튜브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는 방법도 리본 롱제비티 클리닉에서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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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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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의 전직 럭비 선수 오스틴 힐리도 나처럼 휴먼의 환자다. 클리닉을 처음 찾은 건 그의 아내가 말을 온전하게 잘 끝맺지 못하고 기억력이 감퇴하는 ‘브레인 포그’ 증상을 겪었을 때였다. 그녀는 6개월의 치료 끝에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으며, 남편인 오스틴 힐리의 말에 따르면, “터무니없을 정도로 젊어졌다.” 그는 닥터 E가 자신의 노화 징후를 어느 정도 되돌릴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클리닉을 찾았다. 52세가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무언가 조치를 하지 않으면 수년 내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즐기기 어려워질 거라는 걸 깨달았다. 오스틴 힐리가 처음 신체 검사를 받았을 때의 체지방률은 21%였다. “선수 시절에는 아마 7%나 8% 정도였을 거예요. <스트릭틀리 컴 댄싱(Strictly Come Dancing, BBC의 댄스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한 후에는 2%나 3% 정도였을 거고요.” 그는 이렇게 농담했다. 오스틴 힐리는 휴먼에서 4개월 동안 치료를 받은 후 에너지가 더 넘쳤다고 말했다. 잠도 잘 자고, 사고도 더 명료해졌다고. 체지방률은 15%까지 감소했다.

내 검사 결과가 나온 후, 나는 닥터 E, 그리고 영양사 굴미라 마메도바와 그 결과에 대한 전화 상담을 진행했다. 당장 우려할 사항은 없지만 총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간 높아진 것을 포함해 바이오마커 일부가 최적치에 미치지 못했다. 마메도바는 단백질을 중심에 두는 식단을 제안했다. 또 항염증을 위해 유제품과 글루텐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추천 건강 보조제 목록도 보내주었다. 오메가-3와 마그네슘 같은 기본적인 보조제들에 더해 장 회복 프로토콜의 일환으로 ‘거트 플로라 밸런서(Gut Flora Balancer)’도 권했다. 전부 구매하는 비용은 373파운드 정도였다.

이런 식의 조치에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생물학자 맷 캐벌린(54)은 수십 년 동안 장수 분야를 연구해 왔으며, 현재 ‘개 노화 프로젝트(Dog Aging Project)’에 참여하고 있다. 개의 노화 과정에 개입한 후 성공적 결과를 보인 사례들을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노화 과정을 파악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다. 그는 노화 과학이 인류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기회를 열어준다는 점에 이끌려 이 분야를 연구하게 되었다. 그가 현재 장수에 이바지한다고 100% 확신하는 방법들은 콕스 박사가 제안하는 방법들과 유사하다. “건강한 식단, 규칙적인 운동, 양질의 수면, 인간관계는 질병을 앓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상호 연관된 주요 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칩니다. (생활 습관이) 노화의 생물학적 기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생화학 및 생리학 교수인 브라이언 케네디 역시 이 분야를 선도하는 인물이다. 케네디 박사는 현재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SGLT2 억제제를 저용량으로 직접 자신의 몸에 투여하며 시험해 보고 있다. 그는 약이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하여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보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그 역시 의료진의 관리 및 감독 없이 아무나 이러한 방법을 시도하는 것을 권하지 않았다. 다만 건강 보조제를 활용해 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는 먼저 한두 종류를 골라 자기 몸이 각 보조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해 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케네디 박사는 종내에는 장수 과학이 발전하여 사람들의 건강 수명이 5년에서 10년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재 약 120년으로 간주하는 인간의 최대 수명이 언젠가 더 연장될 수 있을까? 그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훨씬 많다. 그럼에도 그는 브라이언 존슨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을 불멸의 존재로 생각하고 싶어 했다. “정말 그런 미래가 올 거라고 믿어서 말하는 건 아니에요. 실제로 그렇게 될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봅니다. 하지만 일단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싶어요. 저는 59세고, 건강하고, 아직 활동적이고,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 지금이 좋습니다. 미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요.”

네코 헬스에서 검사를 받고 나서 며칠이 지났다. 나는 혈압을 다시 재보았다. 수치는 정상이었다. 그래도 내년 검진을 예약해 두었다. 그때쯤 나의 바이오마커들이 어떻게 될지, 이 스타트업이 얼마나 발전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가격이 300파운드 넘는 휴먼의 보충제 세트는 구매하지 않았다. 대신 다른 두 가지, 마그네슘과 오메가-3는 추가로 섭취해 보기로 했다. 오늘날 경제적 여유가 넘치는 사람들처럼 불멸의 영역에 닿는 걸 열망하는 건 아니지만, 운동, 식단, 수면, 인간관계 같은 기본적인 것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제이슨 우드처럼, 나 역시 무엇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제대로 알고 싶으니까 말이다.


장수 과학의 미래

브라이언 케네디 박사의 말처럼, 장수 과학은 많은 부분 연구와 임상 진료 사이의 회색 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아래는 의료진의 관리 및 감독이 없는 경우에는 시도하지 말아야 할 다소 실험적인 치료법들이다.

라파마이신 Rapamycin 오랫동안 노화 방지 효과가 있다고 선전되어 온 라파마이신은 원래 면역 억제제로 개발되었으며 장기 이식 후 거부 반응을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케네디 박사는 라파마이신에 대해 노화 방지 효과가 기대되는 약물로 평가하면서도 부작용이 있기에 의사와 상의한후 복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GLP-1 작용제케네디 박사는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와 같은 체중감량 약물에 대해 “비만이나, 과체중이나, 대사질환 징후가 있는 경우 이러한 약물들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건강한 사람들이 이 약물들을 복용했을 때 수명 연장 효과가 있는지 아닌지이죠.”

펩타이드 Peptides GLP-1 계열 약물이 펩타이드에 속한다. 다만 노화 방지 효과는 GLP-1을 넘어 더 많은 종류의 펩타이드에서 기대되고 있다. 케네디 박사는 “시중에 다양한 펩타이드가 나와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200종 이상의 펩타이드가 노화와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졌지만, 그에 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합니다.”

SGLT2 억제제 제2형 당뇨병 치료법이다. 케네디 박사가 현재 이 치료법을 자신의 몸에 직접 시험하고 있다. 케네디 박사는 SGLT2 억제제가 자신의 생물학적 나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약물을 허가 범위 밖에서 저용량 투여 중이다. “이 약물은 본래 목적에는 효과가 있습니다. 제 생물학적 나이도 달라지게 해줄지가 관건이죠.”

Credit

  • EDITOR Daniel Davies
  • PHOTOGRAPHER Simon Tupper
  • PHOTO Hum2n / Neko Health SOURCE Stat News / Intent Market Research
  • TRANSLATOR 박수진
  • ART DESIGNER 안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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