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BO 하위권 전망 살펴보기
가을 야구가 벌써 멀어진 걸까. 선발과 타선의 엇박자로 고전 중인 NC부터 '4년 연속 최하위' 위기에 직면한 키움까지, 벼랑 끝에 선 하위권 팀들의 부진 원인과 희망의 변수를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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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 선발이 버티면 타선이 침묵하는 지독한 엇박자, 흔들리는 외인 투수 테일러의 안정이 급선무다.
-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양의지의 슬럼프가 가져온 타격 부진, 베테랑 손아섭 영입이 타선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 롯데 자이언츠: 9년째 이어지는 포스트시즌 잔혹사, 서서히 자리를 잡기 시작한 선발 로테이션이 반등의 불씨다.
- 키움 히어로즈: 투타 붕괴로 직면한 4년 연속 꼴찌의 그림자, 에이스 안우진의 복귀만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아직 4월이다. 시즌의 6분의 1도 채우지 못했다. 그런데 어떤 팀들은 이미 표정이 굳어 있다. 순위표 아래쪽은 늘 그렇다. 이른 봄부터 자리를 잡고, 좀처럼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팀들이 있다. 마치 그 자리가 자기 것인 양. NC, 두산, 롯데, 키움. 하위권에 자리를 잡은 이 팀들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7위 NC 다이노스
4월 23일 기준 NC는 9승 12패. 공동 6위다. 그렇게까지 나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리그 10개 팀 중 일곱 번째니까 하위권이긴 하지만, 아직 꼴찌는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최근 10경기 전적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승 8패. 한 주에 한 번 이기는 팀이다. 이 페이스라면 5월 즈음에 순위표 맨 아래를 구경하게 될지도 모른다. NC의 문제는 한 줄로 요약된다. 선발이 잘 던지는 날 타선이 자고, 타선이 눈을 뜨는 날에는 불펜이 무너진다. 팀 전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달리는 경기가 드물다. 선발진 자체는 나쁘지 않다. 구창모는 꾸준히 이닝을 먹어주고 있고, 선발 로테이션의 형태는 갖춰져 있다. 그런데 커티스 테일러가 문제다. 시즌 초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발이 흔들리면 로테이션이 무너지는 건 KBO의 오랜 공식이다. 타선은 더 심각하다. 점수가 안 난다. 만루를 만들어도 안 난다. 찬스를 만들어도 적시타가 나오지 않는다. 야구에서 점수를 못 내는 팀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상대팀도 점수를 못 내는 것. 그런데 NC 선발들은 그 기준에 부합할 만큼 완벽하게 막아주지는 못한다. 그러니 진다. 이 단순한 인과관계가 반복되는 중이다.
8위 두산 베어스
두산은 공동 6위이지만 실질적으로 하위권 분위기다. 작년 이승엽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시즌 중 자진 사퇴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팬들 입장에서는, 올해 출발이 이래도 되는 건지 조금 불안하다. 핵심 문제는 타선이다. 팀 타율 0.236은 리그 최하위권이다. 그 중심에는 양의지의 슬럼프가 있다. 양의지가 흔들리면 두산 타선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진다. 두산은 오래전부터 포수 중심의 공격 구조를 가져온 팀이다. 포수가 배트를 놓치면 라인업 전체가 뭔가 어색해진다. 선발진은 나쁘지 않다. 선발들이 이닝을 먹어주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고, 퀄리티 스타트가 나오는 날도 있다. 그런데 선발이 6이닝 2실점을 하고 내려와도 타선이 1점을 내면 진다. 야구에서 1대2는 완패다. 완패를 반복하고 있다. 반전의 카드는 나왔다. 두산은 최근 한화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손아섭을 수혈했다. 손아섭은 KBO를 대표하는 타격 장인 중 한 명이다. 선구안 좋은 선수가 타선에 섞이면 상대 투수가 던지기 어려워지고, 그 틈에서 다른 타자들이 기회를 얻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물론 이것도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이야기다. 5월 두산의 타선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이 팀이 하위권에 남을지, 치고 올라올지를 가를 것이다.
9위 롯데 자이언츠
7승 14패. 9위. 2017년 이후 9년째 포스트시즌을 못 간 팀이 올해도 4월부터 하위권에 둥지를 텄다. 롯데 팬들의 고통은 KBO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가장 뜨겁고, 가장 아름다운 고통 중 하나다. 부산이라는 도시 전체가 롯데 야구와 함께 숨을 쉰다. 그래서 더 아프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4월 23일 롯데는 두산을 6대1로 압도했다. 김진욱과 엘빈 로드리게스가 연이어 도미넌트 스타트를 달성했다. 제레미 비슬리와 박세웅도 QS를 기록하며 선발 로테이션이 서서히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롯데의 고질적인 문제는 삼박자가 동시에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발이 잘 던지는 날 타선이 자고, 타선이 살아나는 날 불펜이 흔들린다. 세 가지가 한꺼번에 제대로 작동하는 날이 드물다. 이는 전력 구성 자체의 완성도가 아직 높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에는 무시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지금 팀이 완성형이 아니라는 점이다. 선발진이 한 명씩 자리를 찾아가고 있고, 타선에도 살아날 여지가 있다. 롯데 야구는 늘 4월에 희망을 준다. 팬들도 그걸 알고 있다. 그래서 희망을 갖는 동시에, 그 희망이 또 어디에서 꺾일지를 조용히 걱정하고 있다. 그게 롯데 팬으로 사는 삶이다. 9년이나.
10위 키움 히어로즈
7승 15패. 10위. 전문가들의 예상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하다. 팀이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성실하게 움직이고 있으니까. 팀 타율 0.238은 리그 최하위권이다. 팀 평균자책점 5.26은 리그에서 두 번째로 불안한 수치다. 공격도 안 되고 수비도 불안하고 마운드도 흔들린다. 세 가지를 동시에 망가뜨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키움은 놀라운 팀이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롯데가 4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이후, 22년 만에 같은 기록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키움은 지난 3년간 최하위였다. 올해 4년째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롯데의 4연속 최하위는 KBO 팬들에게 전설처럼 회자되는 암흑의 역사다. 키움이 그 역사를 새로 쓰려 하고 있다. 가장 쓰라린 대목은 이것이다. 2차 드래프트로 키움을 떠나 한화에 입단한 배동현이 지금 맹활약 중이다. FA 보상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한승혁도 잘 던지고 있다. FA로 KIA에 이적한 김범수도 좋은 모습이다. 키움에서 떠난 투수들이 다른 팀에서 리그를 쥐고 흔들고 있다. 그나마 안우진이 돌아왔다. 부상에서 복귀한 에이스는 복귀전에서 건재함을 과시하며 팬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안우진이 로테이션에 완전히 합류하면 마운드의 그림이 달라진다. 하지만 에이스 한 명이 경기에 나올 수 있는 건 5경기 중 1경기다. 이기는 방법을 잊어버린 팀이 다시 이기는 팀이 되려면, 선수단의 전력 보강 이전에 조직이 작동하는 방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Credit
- WRITER 조진혁
- PHOTO 제미나이 나노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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