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트렉 바이시클 코리아의 대표가 직접 말하는 트렉 자전거가 비싼 이유
올라운드만큼 가볍고 에어로만큼 빠른 자전거, 마돈 8세대를 출시한 트렉 바이시클 코리아의 진정태 대표를 만났다. 인터뷰하는 동안 그는 ‘속도’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내내 올곧게 ‘방향성’에 대해서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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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론칭으로 정신없으실 것 같은데, 요새 투르 드 프랑스는 보고 계시나요?
물론 보고 있습니다. 다 보지는 못하고 하이라이트 정도 챙겨 보는 거지만요. 5월부터 6월, 7월까지 지로 디탈리아부터 크리테리움 뒤 도피네, 투르 드 프랑스까지 세계적인 자전거 대회가 연달아 열려서 자전거 애호가들에게는 축제 같은 시기라고 할 수 있죠.
애호가에게는 축제겠지만 자사 자전거가 출전하는 브랜드 대표로서는 긴장이 될 것 같기도 한데요.
맞아요. 그럴 수밖에 없죠. 이런 메이저 대회들은 긴 시간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들이 첫선을 보이는 자리이기도 한데, 사실 특정 모델이 퍼포먼스를 내는 데에는 선수의 내적 요인부터 수많은 외부 요인이 작용하기 마련이잖아요. 마음이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게다가 트렉은 자전거 제조사 중 유일하게 프로팀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라 지켜보는 마음이 남다르죠.
리들-트렉 팀의 매즈 패더슨 선수는 마돈 8세대를 처음 세상에 공개했던 크리테리움 뒤 도피네의 스테이지 1에서 승리를 거머쥐기도 했죠.
사실 저희가 그렇게 초반 스테이지에서 우승하는 경우는 흔치 않거든요. (데뷔부터 좋은 성적을 낸 건) 참 감사한 일이죠. 마돈 8세대는 “두 개의 세계가 충돌한다”고 했던 티저 캠페인처럼 ‘새로운 균형’을 찾아낸 모델이에요. 고지대를 쉽게 오를 수 있게 설계된 클라이머, 올라운드 계열 모델이 있고 평지에서 항속력을 낼 수 있는 에어로 계열 모델이 있다면 그 두 영역이 크로스오버된 거죠. 남녀 선수 팀 모두 마돈 8세대로 향후 프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마돈 8세대 프로젝트 원의 새로운 컬러 테마, 크로마 인터스텔라(Chroma Interstellar).
“(올라운드인) 에몬다만큼 가볍고 (에어로인) 마돈 7세대만큼 빠르다”는 리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 모델은 사실 모든 자전거 브랜드가 만들고 싶어 할 텐데, 마돈 8세대를 비롯해 트렉이 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비결은 뭘까요?
너무 당연한 얘기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죠. 경기에 임하는 저희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텐데, 어느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더 높은 단계를 겨냥하는 게 중요한 거예요. 트렉의 미션은 ‘우리가 사랑하는 자전거를 만들고 최고의 고객 서비스로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게 하며 결국 세상을 더 좋게 바꿔나간다’는 겁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속적 개선이라는 부분이 핵심인 거죠. 제품이든 서비스든 사회적 역할 측면에서든요. 그런 태도가 브랜드의 컬러, 제품의 혁신성, 선수가 대회에 임하는 자세 등 모든 측면에서 드러나는 것 아닐까 생각해요.
브랜드가 높은 차원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건 큰 매력이지만 동시에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약점이 되기도 하지 않나요?
저희가 자전거 동호회 게시판 같은 곳에서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이 그런 부분이에요. “유일한 단점은 사악한 가격이다.”(웃음) 제품 개발 비용도 있지만 트렉은 특히 사회 환원에 많은 힘을 쏟고 있으니까요. 이런 거예요.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타도록 한다’는 저희 목표는 단순히 제품을 많이 팔겠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자전거를 둘러싼 사회적 움직임에 힘을 쏟고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를 하는 거죠. 생산과 유통 시스템이 좀 더 지속 가능한 형태를 띠도록 개선하는 부분도 마찬가지고요. 본사는 물론이고 트렉 바이시클 코리아에서도 해당 맥락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런 움직임을 이해하고 해당 커뮤니티, 해당 생태계에 들어올 수 있게끔 설득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거예요.
트렉은 자전거업계에서 유일하게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내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죠. 그걸 읽어보니 행보가 단순한 CSR 수준을 넘어서는 것 같아 좀 놀랍기도 하더라고요. 이 글로벌한 브랜드가 굉장히 가족적이고 순수한 비전을 품고 있는 것 같아서요.
맞아요. 순수한 비전이죠. 중요한 건 그 부분이 다시 저희의 역량이 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그게 저희 회사에서 함께 일하고 싶다고 지원하는 분들이 언급하는 주요 동기 중 하나거든요. 이런 목적의식을 갖고 있는 회사라면 일에서 얻는 의미와 보람이 클 것 같다고요. 실제로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에게도 그 부분이 큰 자부심이고, 자부심은 곧 근무 만족도로, 근무 만족도는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품질로 연결이 되죠. 사실 자전거처럼 테크니컬하고 손이 많이 가는 분야에서는 고객 만족도가 높기 쉽지 않거든요. 자꾸 불만 요인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저희는 국내 18개 직영 매장에서 지난 5년 동안 계속 90점 이상의 포인트를 받고 있어요. 저는 그게 다 이런 선순환 구조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트렉 바이시클 코리아는 <포춘>지와 협업해 ‘일하기 좋은 기업’을 발표하고 있는 GPTW에서 ‘2023 밀레니얼이 일하기 가장 좋은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어요. 진정태 대표님은 ‘2023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로 선정되기도 했고요. 비결이 뭘까요?
(웃음) 저도 놀랐습니다. 사실 다른 훌륭한 회사, 훌륭한 CEO들도 많이 꼽혔을 테니 비결 같은 걸 늘어놓는 건 좀 경거망동하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기도 한데요. 그래도 저희가 조직 문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지점에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트렉 바이시클 코리아는 전국에 90여 개 이상의 대리점도 있지만, 직접 운영하는 직영 매장도 18개가 있어요. 국내 자전거업계에서는 거의 유일한 운영 방식인데 아무래도 일체감 측면에서 큰 메리트가 있다고 할 수 있죠. 점장님들 및 관계자분들을 지속적으로 본사에 초청해 좋은 사례를 프레젠테이션하고, 교류하고, 가치를 공유하도록 하고, 반대로 본사 직원들도 매장에 가서 직접 트레이닝을 받도록 하거든요. 보통 구조의 상위에서는 ‘우리는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하위에서는 ‘우리는 둘’로 느끼는 경우도 많잖아요. 일체감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고, 그게 고객들에게 줄 수 있는 가치로 연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선순환이고, 결국은 고객이군요.
트렉이 추구하는 가치의 중심은 늘 ‘고객에 대한 환대’입니다. 무엇이 중심에 오느냐에 따라 바뀌는 것들이 있죠. 예를 들어 저희는 본사 직원들이 일종의 ‘서포팅 센터’ 직원이라고 생각해요. 결정하고 하달하는 ‘본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지점들이 현장의 고객들 한분 한분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대한 지원한다는 개념을 갖고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 지점을 찾은 고객들이 만족을 느꼈다는 피드백이 늘 가장 뿌듯하고, 그게 많은 부분을 설명해준다고 봅니다.→

트렉의 브랜드 스토리와 자전거 문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담아낸 브랜드 북. 대리점과 직영점에서 한글 버전 책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Credit
- PHOTOGRAPHER 김성룡
- STYLIST 전진오
- HAIR & MAKEUP 김환
-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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