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표 일간지 르몽드 선정 '일본 만화 걸작' 10
‘슬램덩크’부터 ‘나루토’, ‘아키라’까지. 프랑스의 저명한 일간지 르몽드가 선정한 일본 걸작 만화 10편의 흥행 기록과 작품성, 걸작으로 사랑받는 이유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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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램덩크: 세대를 넘나드는 극장판 흥행으로 저력을 입증한 스포츠 만화의 교과서.
- 드래곤볼: 전 세계 누적 2억 6,000만 부, 후대 만화가들에게 영감을 준 소년만화의 전설.
- 데스노트: 범인을 알고도 빠져들게 만드는 치밀한 두뇌 싸움과 정의에 대한 질문.
- 나루토: 전 세계 누적 2억 5,000만 부, 인정받고 싶던 외톨이 소년이 동료와 함께 써 내려간 성장기.
- 아키라: 정교한 미래 도시 묘사와 애니메이션의 세계적 영향력으로 기억되는 사이버펑크의 고전.
누군가에게는 농구공을 처음 잡게 만든 ‘슬램덩크’가, 누군가에게는 밤을 새워 결말을 읽게 한 ‘데스노트’가 최고의 만화일 겁니다. 손오공의 다음 변신을 기다리거나, 두 나나의 관계에 마음을 졸였던 기억도 빼놓을 수 있죠. 좋아하는 작품은 달라도,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펼쳐보고 싶은 만화가 한두 편쯤 있다는 점은 비슷할 텐데요. 어린 시절에는 대결에 눈이 갔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인물의 외로움이나 선택이 다르게 읽히기도 합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도 자신들이 사랑하는 일본 만화를 선정했습니다. ‘Pixels’ 편집진이 고른 20편에는 익숙한 소년 만화부터 청춘물, 역사극과 SF까지 담겼는데요. 그중 10편을 골라 이야기와 그림의 매력, 오래도록 사랑받은 이유를 소개합니다.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작품부터 독자의 옷차림과 취향에 영향을 준 작품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매력을 보여주는 만화들이죠. 여러분이 생각하는 걸작 만화도 이 목록에 있을까요? 오래도록 마음에 남은 작품을 떠올리며 확인해보세요.
세대를 넘어 농구 열풍을 일으킨 스포츠 만화의 교과서,
‘슬램덩크’
세계 누적 발행 부수는 1억 8,500만 부 이상, 30개 국가와 지역에서 출판된 스포츠 만화의 교과서 '슬램덩크'. / 이미지 출처: 슈에이샤
시작은 농구가 아니라 사랑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채소연에게 잘 보이고 싶어 농구부에 들어간 강백호는 규칙조차 모르는 초보였죠. 하지만 반복되는 연습과 경기를 거치면서, 어느새 누구보다 코트에 남고 싶은 선수가 됩니다. 서태웅과의 경쟁, 정대만의 복귀, 채치수가 지켜온 꿈까지.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한 팀이 되는 과정은 경기의 승패만큼이나 흥미롭습니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는 긴 설명 대신 표정과 움직임, 공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긴장감을 전하죠.
세계 누적 발행 부수는 1억 8,500만 부 이상이며, 30개 국가와 지역에서 출판됐습니다.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국내에서 누적 49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농구 열풍을 다시 일으켰습니다. 개봉 3주년을 맞은 2026년에도 특별관 재개봉으로 관객을 만났죠. 강백호와 함께 자란 독자부터 극장판으로 북산고 선수들을 처음 만난 관객까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인기를 보여줍니다.
만화가들의 우상, 전 세계 2억 6,000만 부의 전설,
‘드래곤볼’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는 2억 6,000만 부를 넘긴 소년 만화의 전설이자 만화가들의 우상 '드래곤볼'. / 이미지 출처: 슈에이샤
지구와 우주의 운명을 건 전투도 처음에는 작은 여행이었습니다. 산속에 살던 손오공이 부르마를 만나, 소원을 이뤄주는 일곱 개의 드래곤볼을 찾아 나선 것이 출발점이죠. 유쾌한 소동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수련과 무술 대회를 거쳐 우주 규모의 대결로 커집니다. 그 과정에서 적이 동료가 되기도 하고,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상대가 다음 도전의 목표가 됩니다. 복잡한 설명 없이도 누가 어디로 움직이고 어떻게 부딪히는지 읽히는 액션은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의 강점입니다.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는 2억 6,000만 부를 넘겼습니다. ‘드래곤볼’은 후대 작가들에게 남긴 영향도 크죠. ‘원피스’의 오다 에이치로는 '드래곤볼'의 작가 토리야마를 추모하며, 그가 만화로 세계에 나아갈 수 있다는 꿈을 보여줬다고 회고했습니다.
전 세계가 함께 지켜본 외톨이의 성장기,
‘나루토’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는 2억 5,000만 부를 돌파하며 일본의 4대 만화 중 하나로 손꼽히는 '나루토'. / 이미지 출처: 슈에이샤
나루토가 마을의 지도자 ‘호카게’를 꿈꾸는 데에는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몸속에 구미호가 봉인됐다는 이유로 냉대를 받던 소년에게,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고 믿어주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했죠. 동료 사쿠라, 스승 카카시, 친구이자 라이벌인 사스케와의 관계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특히 비슷한 외로움을 겪고도 다른 길을 택하는 나루토와 사스케는 이야기를 이끄는 중심축입니다. 화려한 인술과 대결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누구와 함께 살아갈 것인지에 관한 질문을 만나게 됩니다.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는 2억 5,000만 부를 돌파했습니다. 원작 완결 이후 진행된 2023년 세계 캐릭터 인기투표에도 약 460만 표가 모이며, 인물들을 향한 애정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노트 한 권으로 완성한 치밀한 두뇌 싸움,
‘데스노트’
완결된 지 20년이 된 지금도 역대 최고의 만화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여 회자되는 '데스노트'. / 이미지 출처: 슈에이샤
범인이 누구인지는 처음부터 알고 있습니다.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노트를 손에 넣은 고등학생 야가미 라이토가 범죄자를 처단하기 시작하죠. 독자를 붙잡는 것은 그를 쫓는 명탐정 L과의 대결입니다. 상대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어디까지 예상했는지, 어떤 행동으로 자신을 시험하는지를 끊임없이 계산합니다. 사신의 노트라는 초자연적 설정에 구체적인 규칙을 부여하면서, 이야기는 치밀한 추론 게임이 됩니다. 동시에 라이토가 말하는 정의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심하게 만들죠. 그의 계획에 감탄하다가도, 희생되는 사람들을 보면 선뜻 편을 들기 어렵습니다.
누적 발행 부수는 3,000만 부를 넘겼으며, 연재 20주년을 기념한 원화전도 여러 도시에서 열렸습니다. 결말을 알고 다시 읽을 때는 서로를 속이기 위해 심어둔 단서들이 새롭게 보이는 작품입니다.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대상에 빛나는 범죄 스릴러,
‘몬스터’
1999년에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만화대상을 받은 '몬스터'. / 이미지 출처: 쇼가쿠간
생명을 구하는 것이 의사의 본분이라면, 자신이 살린 아이가 훗날 살인자가 됐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독일에서 일하는 의사 덴마 겐조는 소년 요한을 살린 뒤 이런 질문과 마주합니다. 요한을 추적할수록 사건은 복잡해지고, 그와 얽힌 사람들의 기억과 상처가 하나씩 드러납니다. 제목의 ‘몬스터’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죠. 작가 우라사와 나오키는 여러 인물의 사연을 촘촘하게 연결하면서 추적극의 긴장을 유지합니다.
일본 문화청 미디어예술제는 이 작품에 만화 부문 우수상을 수여하며 능숙한 구성과 탄탄한 작화를 평가했습니다. 1999년에는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만화대상도 받았습니다. 다음 사건이 궁금해 책장을 넘기게 하면서도, 생명의 가치에 관한 질문을 오래 남기는 작품입니다.
누적 1억 부, 소년만화 팬들의 끝나지 않는 애정,
‘헌터×헌터’
2026 시리즈 누적 발행 부수 1억 부 돌파를 발표하며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소년 만화 '헌터x헌터'. / 이미지 출처: 슈에이샤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같은 직업을 선택한 소년. 곤이 ‘헌터’가 되려고 떠나는 여정은 간단해 보이지만, 그가 만나는 세계는 예상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키르아, 크라피카, 레오리오와 함께 시험을 치르고 모험을 이어가는 동안,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거듭 찾아오죠. 능력을 언제 사용할 수 있는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상대에게 무엇을 숨길 것인지가 전투의 결과를 바꿉니다. 시험과 범죄 조직, 게임 공략 등 에피소드마다 도전의 방식이 달라지는 것도 매력입니다. 독자는 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동시에 새로운 규칙을 익혀야 합니다. 선의가 언제나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이야기를 쉽게 예측하지 못하게 하죠.
2026년에는 시리즈 누적 발행 부수 1억 부 돌파가 공식 발표되며, 오랫동안 이어진 독자들의 지지를 확인했습니다. 누가 더 강한지를 넘어, 주어진 능력을 어떻게 쓰고 무엇을 감수하는지가 승부를 바꾼다는 점에서 대결을 읽는 재미가 남다른 작품입니다.
변신 하나로 격투와 연애를 뒤집은 코미디의 고전,
‘란마 ½’
해외 독자들이 일본 만화에 입문하는 계기가 된 ‘란마 ½’. / 이미지 출처: 쇼가쿠간
찬물을 맞으면 여자가 되고, 뜨거운 물을 맞으면 남자로 돌아옵니다. 중국에서 무술을 수련하다 저주받은 샘에 빠진 란마의 체질입니다. 여기에 부모가 정한 약혼자 아카네와 각종 라이벌, 구애하는 인물들이 얽히면서 평범한 하루도 소동으로 번집니다. 변신은 놀라운 설정에 그치지 않고, 연애의 오해와 무술 대결을 계속 만들어내는 장치로 작동하죠. 서로를 신경 쓰면서도 솔직해지지 못하는 란마와 아카네의 관계는 황당한 사건들 사이에서 익숙한 공감을 끌어냅니다.
‘란마 ½’는 해외 독자들이 일본 만화에 입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출판 전문지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란마 ½’를 미국에서 성공한 초기 일본 만화의 대표 사례로 다뤘습니다. 기발한 설정과 인물들의 매력이 언어를 넘어 통했던 셈이죠.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협업까지, 패션 아이콘이 된 만화,
‘나나’
2025년 연재 25주년을 맞아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협업을 선보이기도 한 패션 아이콘이 된 만화 '나나'. / 이미지 출처: 슈에이샤
이름과 나이가 같다는 것 말고는 닮은 점이 없어 보이는 두 여성이 도쿄행 기차에서 만납니다. 연인을 따라 상경하는 고마츠 나나와 뮤지션의 꿈을 좇는 오사키 나나입니다. 함께 살게 된 두 사람의 일상에는 우정과 사랑뿐 아니라 질투, 의존, 좌절도 스며듭니다.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면서 상처 주기도 하는 관계의 모순이 솔직하게 그려지죠. 인물의 옷차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펑크 스타일과 액세서리는 음악 취향과 삶의 태도를 드러내는 또 다른 언어입니다.
쇼가쿠칸 만화상 소녀 부문을 수상한 이 작품은 2025년 연재 25주년을 맞아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협업하기도 했습니다. 작가 야자와 아이는 브랜드 인터뷰에서 소리가 없는 만화 속 음악을 표현하는 데 패션이 중요한 도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나나의 스타일이 이야기와 함께 기억되는 이유입니다.
반세기 넘게 사랑받은 프랑스혁명 로맨스,
‘베르사유의 장미’
프랑스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 / 이미지 출처: 슈에이샤
화려한 궁정의 사랑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계급과 정치의 문제를 마주하게 됩니다. 프랑스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베르사유의 장미’는 군인으로 길러진 귀족 여성 오스칼과 마리 앙투아네트,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인물들의 삶을 그립니다.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넘을 수 없는 신분의 벽, 왕실을 지켜야 하는 의무와 사회의 모순 사이에서 인물들은 선택을 요구받죠. 특히 오스칼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스스로 원하는 삶 사이의 갈등을 보여줍니다. 개인의 사랑과 신념이 시대의 변화와 부딪히는 과정을 그려, 궁정 로맨스에 역사극의 무게를 더했습니다.
원작 누적 발행 부수는 2,000만 부를 돌파했습니다. 무대에서도 긴 생명력을 이어왔습니다. 다카라즈카 가극단에 따르면 1974년 초연 이후 각색 공연의 누적 관객은 500만 명을 넘겼습니다. 한 시대의 인기 만화가 반세기에 걸쳐 거듭 해석되는 고전이 된 사례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세계 진출을 이끈 사이버펑크의 고전,
‘아키라’
원작자가 직접 감독한 1988년 애니메이션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세계적 위상을 알린 작품으로 기억되는 '아키라'. / 이미지 출처: 아사히 프로덕션
네오도쿄의 빽빽한 건물과 도로, 그 사이를 질주하는 오토바이부터 눈길을 붙잡습니다. ‘아키라’의 미래 도시는 정교한 묘사 덕분에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처럼 다가오죠. 그러나 그 안에서는 소년들의 갈등과 국가의 비밀 실험, 통제할 수 없는 힘이 충돌합니다. 가네다와 데쓰오 사이의 경쟁과 열등감은 도시 전체를 위협하는 사건으로 번집니다. 거대한 파괴를 그리면서도 인물 사이의 감정을 놓치지 않는 작품입니다.
원작자가 직접 감독한 1988년 애니메이션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세계적 위상을 알린 작품으로도 기억됩니다. 영국영화협회 BFI는 이를 사이버펑크의 중요한 기반이자, 일본 애니메이션을 더 넓은 서구 관객에게 알린 작품으로 평가합니다. 원작 역시 새로운 판본으로 독자들을 만나며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원작을 다시 엮은 35주년 기념판은 2018년 아이스너상에서 출판 디자인과 아카이브 컬렉션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Credit
- Editor 엄예지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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