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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믹으로 재탄생한 '루이 비통' 몬테레이의 화려한 귀환

1988년 처음 등장한 루이 비통의 손목시계 LV I과 LV II.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세라믹 소재로 돌아온 몬테레이, 이번 신작의 달라진 점을 살펴봅니다.

프로필 by 박민진 2026.11.04

파리의 기차역을 오르세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이탈리아의 선구적인 건축가 가에 아울렌티. 건축과 오브제, 가구와 조명을 넘나들며 시대를 개척하던 그녀가 루이 비통과 첫 협업을 알린 1988년, 하우스 최초의 손목시계인 LV I과 LV II가 탄생했다. 조약돌을 닮은 둥근 케이스와 12시 방향에 유쾌하게 솟아오른 크라운. 시계 애호가들은 프랑스어로 손목시계를 뜻하는 ‘몽트레(Montre)’의 미국식 발음에서 착안해 이 독특한 시계에 ‘몬테레이(Monterey)’라는 애칭을 선사했다. 시대를 앞서간 디자인 덕분에 최근 몇 년간 빈티지 LV I과 LV II를 향한 컬렉터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경매에서도 큰 주목을 받은 이 워치가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루이 비통은 하우스의 워치메이킹 공방 ‘라 파브리끄 뒤 떵 루이 비통’의 기술력을 더해 몬테레이의 상징적인 형태를 세라믹 소재로 재해석했다.

이번 신작은 과거의 디자인을 그대로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리지널의 고유한 디자인은 유지하되 새로운 소재를 입혀 시계의 인상을 새롭게 제안했다. 관건은 세라믹이었다. 세라믹은 극도로 견고하고 자성을 띠지 않는 하이테크 소재이지만, 한번 구워낸 뒤에는 다시 가공을 할 수 없는 까다로운 성질을 지녔다. 루이 비통은 일반적인 몰드 방식 대신 세라믹 파우더에 지르코늄 산화물과 안료를 섞은 뒤 압착해 형태를 만들고, 3축 머신으로 케이스를 조각했다. 이후 1000°C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 깊은 컬러를 구현했다. 이후 과정은 온전히 장인의 영역이다. 숙련된 장인이 직접 그라인딩과 폴리싱을 거쳐 몬테레이 특유의 둥근 실루엣과 글로시한 표면을 세심하게 다듬었다. 기계로 단순히 찍어낸 곡선이 아닌, 정교한 공정과 수공예적 집념으로 만들어진 조각적 실루엣인 셈이다.


이번 퍼머넌트 컬렉션은 그린과 블랙, 두 가지 컬러웨이로 선보인다. 그린 모델은 그린 세라믹 케이스에 같은 색의 다이얼로 정갈한 톤온톤을 완성했다. 헤리티지에 부합하는 그린 컬러를 찾기 위해 안료 배합을 연구하고 테스트하는 데만 4주가 걸렸다. 다이얼에는 여러 겹의 컬러를 얇게 도포하고 매트 바니시를 더해 차분한 표면을 만들었다. 다이얼 위에서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옐로 래커 핸즈는 루이 비통 가죽 제품의 시그너처인 옐로 스티칭을 떠올리게 한다. 반면 블랙 모델은 명료한 컬러 대비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빛의 각도에 따라 오묘한 입체감을 드러내는 글로시한 블랙 세라믹 케이스에 매트한 화이트 다이얼을 얹고, 강렬한 레드 래커 핸즈와 블루 세컨즈 핸즈를 배치했다. 여기에 레더 스트랩 위 레드 스티칭까지 더해져 1988년 오리지널 LV II가 지녔던 대담하고 스포티한 미학을 직관적으로 완성한다.

케이스 내부 역시 오리지널의 쿼츠 무브먼트 대신 인하우스 오토매틱 칼리버 LFT MA01.02를 장착했다. 시·분·초 기능만을 남겨 다이얼이 단순해진 대신 174개의 부품을 치밀하게 조합해 45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갖췄다. 케이스백 아래 가려진 무브먼트에도 섬세한 피니싱이 이어진다. 메인 플레이트에는 원형 그레인 패턴을, 브리지에는 샌드블라스트 마감을 적용했으며 기존의 클래식한 루비 대신 무색 사파이어를 더해 한층 현대적인 결을 완성했다.

외형은 오리지널의 디자인과 위트를 고스란히 이어가되, 내실은 첨단 세라믹 기술과 오토매틱 무브먼트로 단단히 채워 넣은 루이 비통 몬테레이 세라믹. 37mm 케이스 위에 구현된 이 타임피스는 하우스의 워치메이킹 유산과 현대 소재 공학의 가장 정교한 교차점이다.

Credit

  • PHOTO Louis Vui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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