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을 분위기 제대로 '넷플릭스' 영화 5
선선한 10월에 더 잘 어울리는 넷플릭스 영화 5편을 소개합니다. 로맨스부터 미스터리, 호러까지 가을밤에 보기 좋은 작품을 골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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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긴 어게인: 뉴욕 곳곳을 녹음실 삼아 다시 시작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영화.
- 유열의 음악앨범: 1994년 10월 1일 첫 만남에서 시작된 미수와 현우의 아날로그 로맨스.
- 내 머리 속의 지우개: 기억을 잃어가는 수진과 끝까지 곁을 지키려는 철수의 2000년대 대표 멜로
- 페일 블루 아이: 1830년 10월 웨스트포인트에서 젊은 에드거 앨런 포와 함께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고딕 미스터리.
- 제럴드의 게임: 따뜻한 10월의 외딴 별장에서 홀로 살아남아야 하는 여자의 심리 호러.
낮에는 아직 햇볕이 따뜻하지만 해가 지면 공기가 금세 차가워집니다. 평소 듣던 음악도 괜히 다르게 들리고, 한동안 잊고 있던 영화가 문득 생각나는 계절이죠. 뉴욕의 밤거리부터 1994년 10월 1일에 시작된 첫사랑,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멜로와 서늘한 미스터리까지. 지금, 10월에 보면 유독 좋은 넷플릭스 영화 다섯 편을 소개합니다.
가을에 뉴욕을 걷고 싶다면 이 영화부터,
'비긴 어게인'
뉴욕의 가을 길거리 풍경을 진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 '비긴 어게인'. /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싱어송라이터 그레타는 연인이자 음악 파트너인 데이브를 따라 뉴욕에 왔다가 그의 배신으로 혼자가 됩니다. 한때 잘나가던 음악 프로듀서 댄 역시 일과 가족 모두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죠. 각자의 이유로 바닥에 닿은 두 사람은 이스트 빌리지의 작은 바에서 만나 뉴욕 곳곳을 녹음실 삼아 앨범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비긴 어게인'의 주요 시간적 배경은 사실 여름입니다. 그럼에도 10월이면 유독 이 영화가 생각나는 건 뉴욕과 음악을 담아낸 방식 때문이죠. 이어폰을 나눠 끼고 밤거리를 걷고, 골목과 지하철역, 옥상에서 음악을 녹음하는 장면은 선선한 날씨에 플레이리스트 하나를 틀고 걷고 싶은 마음을 자극합니다.
'원스'를 만든 존 카니 감독은 이번엔 더블린 대신 뉴욕으로 무대를 옮겼습니다. 애덤 리바인이 부른 'Lost Stars'는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죠.
사랑이 끝난 자리에서 다시 자신의 삶을 시작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새로운 계절을 맞는 10월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 사랑이 시작된 날, 1994년 10월 1일
'유열의 음악앨범'
10월 1일에 시작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멜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1994년 10월 1일, 빵집에서 일하던 미수 앞에 현우가 나타납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마음이 가지만 상황은 번번이 둘을 갈라놓죠. 1997년과 2000년, 2005년을 거치며 다시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라디오와 음악은 두 사람의 시간을 이어줍니다.
미수와 현우가 처음 만난 1994년 10월 1일은 실제 라디오 프로그램 '유열의 음악앨범'이 첫 방송을 시작한 날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제목과 두 사람의 사랑이 같은 날짜에서 출발하는 셈이죠.
휴대전화와 SNS가 당연하지 않았던 시대의 풍경도 지금 보면 새롭게 다가옵니다. 라디오를 듣고, 이메일을 기다리고, 연락이 닿지 않으면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 오래된 빵집과 골목, 음악까지 더해지면서 10월의 아날로그한 낭만을 완성합니다.
가을이면 다시 생각나는 2000년대 멜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정우성과 손예진의 리즈시절과 가을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긴 한국 레전드 멜로 영화 중 하나인 '내 머리 속의 지우개'. /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편의점에서 콜라를 두고 엉뚱한 오해로 처음 만난 수진과 철수. 이후 건설 현장에서 다시 마주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합니다. 평범한 행복이 막 시작됐을 무렵 수진에게 이상한 일이 생기죠. 방금 있었던 일을 잊거나 익숙한 길을 찾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결국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으며 두 사람의 관계에 시련이 찾아옵니다.
2004년 개봉한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지금까지도 정우성과 손예진을 대표하는 멜로로 꼽힙니다.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과 그 기억에 끝까지 남고 싶은 사람이라는 설정은 단순한 연애를 넘어 사랑과 기억의 관계를 건드리죠.
이 작품은 특정 날짜보다 정서로 10월과 연결됩니다. 한 해가 끝을 향해 갈수록 지나온 시간과 오래된 사람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는 계절이니까요. 뜨겁게 시작한 사랑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2000년대 한국 멜로 특유의 짙은 감정도 다시 살아납니다.
1830년 10월, 에드거 앨런 포가 살인사건을 만났다
'페일 블루 아이'
세계적인 문학가 에드가 앨런 포를 주인공을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 '페일 블루 아이'. /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1830년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에서 한 생도가 목을 맨 채 발견됩니다. 더 기괴한 것은 누군가 시신의 심장을 도려냈다는 사실. 은퇴 형사 오거스터스 랜도는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한 젊은 생도가 그의 조력자로 나서죠. 그 젊은 생도는 훗날 '검은 고양이'와 '어셔가의 몰락' 등을 남길 작가 에드거 앨런 포입니다.
작품의 이야기는 실제로 1830년 10월에서 출발합니다. 앞선 영화들이 10월의 낭만을 보여줬다면 '페일 블루 아이'는 계절이 겨울을 향해 갈수록 짙어지는 서늘함을 맡습니다. 오래된 군사학교와 숲, 촛불이 켜진 실내와 차가운 풍경이 고딕 미스터리의 분위기를 끌어올리죠.
크리스찬 베일이 연기한 랜도와 해리 멜링이 맡은 젊은 에드거 앨런 포의 관계 역시 중요한 볼거리입니다. 실제 포가 살인사건을 해결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의 훗날 작품 세계를 상상해 만든 가상의 오리진 스토리에 가깝습니다. 해가 빠르게 짧아지는 10월 후반에 꺼내기 좋은 영화입니다.
따스한 10월의 별장이 악몽으로 바뀌었다,
'제랄드의 게임'
미국의 유명 스릴러 소설가 스티븐 킹의 소설의 원작으로 한 '제랄드의 게임'. /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관계에 변화를 주기 위해 외딴 별장으로 떠난 제시와 제럴드 부부. 제랄드는 제시의 양손을 침대에 수갑으로 묶지만 두 사람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고, 갑작스럽게 쓰러져 사망합니다. 아무도 없는 별장에 손이 묶인 채 홀로 남은 제시는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 작품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원작에서 두 사람이 별장을 찾은 시점은 정확히 '따뜻한 10월의 평일'. 여름 휴양객이 모두 떠난 뒤 텅 빈 메인주의 호숫가 별장이라는 공간 역시 공포를 키우는 중요한 배경입니다.
미스테리하고 충격적인 전개와 분장으로 이슈가 되었던 영화 '제랄드의 게임'. /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연출은 '힐 하우스의 유령', '어셔가의 몰락'의 마이크 플래너건이 맡았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침대에 묶인 제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화려한 공간 이동 대신 기억과 환각, 내면의 공포가 긴장감을 끌어갑니다. 호박이나 괴물이 등장하는 핼러윈 영화가 아닌, 사람이 떠난 뒤의 10월이 얼마나 서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뉴욕의 밤거리에서 시작해 1994년 10월 1일의 첫사랑을 지나 2000년대 멜로와 1830년의 살인사건, 아무도 없는 별장까지. 같은 10월에도 영화가 담아내는 계절의 온도는 전혀 다릅니다. 낭만적인 가을밤에는 '비긴 어게인'을, 오래된 사랑이 생각나는 날에는 '유열의 음악앨범'과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조금 더 서늘한 영화가 당기는 밤이라면 '페일 블루 아이'와 '제럴드의 게임'을 골라보세요.
Credit
- Editor 엄예지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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