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가 건드리는 감성들
찾아온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세대를 관통하며 우리의 마음을 두드렸던 위대한 거장의 다섯 가지 감성적 여정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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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살아있는 신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다시 한번 <디스클로저 데이>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그의 영화적 여정은 무려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4년, 10대 시절에 첫 장편 독립 영화 <불꽃>을 연출한 이래로 그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단 한 순간도 스크린을 떠나지 않고 현역으로 활동해 왔다. 시대를 관통하는 안목과 지치지 않는 창작열로 대중을 매료시켜 온 스필버그가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거장이 끊임없이 두드려온, 그리고 이번 신작에서도 여지없이 변주될 다섯 가지 결정적 감성들을 짚어본다.
1. 미지를 향한 순수한 동경과 경외
<ET> 포스터 / 사진제공: 유니버셜 픽쳐스
스필버그의 초기 작품 세계를 지배한 가장 대표적인 정서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동경과 경외’다. 대부분의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영화에서는 그들을 공포의 대상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미지와의 조우>와 <E.T.>에서 그는 미지의 외계 생명체를 인류를 위협하는 않는,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우정의 대상으로 묘사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우주를 향해 품었던 순수한 동경과 무한한 낙관주의는 스필버그 영화의 가장 뿌리 깊은 정체성이다. 그렇기에 이번에 그가 연출하는 UFO 소재의 신작 <디스클로저 데이>에서 외계 존재를 또 어떤 경이로운 시선으로 그려낼지 영화계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2.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고
<쥬라기 공원> 포스터 / 사진제공: 유니버셜 픽쳐스
밤하늘의 신비로운 우주를 바라보던 스필버그의 시선은 1990년대에 이르러 지구 내부, 즉 인간의 본성과 과학기술의 영역으로 전환된다. 그 정점에 있는 작품이 바로 <쥬라기 공원>이다. 영화는 단순히 공룡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생명공학과 유전공학을 임의로 다루며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은 인간의 오만함이 어떤 재앙을 초래하는지 날카롭게 경고했다. 신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는 그의 작품 세계에 깊이를 더하는 계기가 되었다.
3. 디스토피아 시나리오
<마이너리티 리포트> 포스터 / 사진제공: 20세기 폭스
낙관주의와 오만에 대한 경고를 거친 거장의 시선은 마침내 기술이 지배하는 어두운 미래, 즉 디스토피아 시나리오로 확장된다. <A.I.>,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전쟁>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고도화된 미래 사회가 가져올 차가운 공포를 담아냈다. 감정을 가진 로봇의 슬픔, 완벽한 시스템의 모순, 압도적인 외계 세력 앞에서의 무력감 등 스필버그는 급진적인 기술 발전 앞에서 인간이 느낄 수밖에 없는 근원적인 무력감과 공포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투영했다.
4. 아날로그 노스텔지어
<레디 플레이어 원> 포스터 / 사진제공: 파라마운트 픽쳐스
차가운 미래를 가리키던 거장의 손길은 때로 과거의 따뜻한 기억을 소환하며 인류에게 위안을 건넨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가상현실이라는 미래 기술을 다루면서도, 결국 그 안을 채우는 것은 1980년대 대중문화와 아날로그적 감성에 대한 짙은 노스텔지어다. 화려한 시각효과 속에서도 그가 진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결국 '진짜 현실'과 '과거의 따뜻한 공기'였다. 디지털 시대의 차가움 속에서 지친 현대인들에게 스필버그식 아날로그 향수는 언제나 따뜻한 위로의 공간이 되어준다.
5. 절망의 끝에서 피어나는 휴머니즘
<라이언 일병 구하기> 포스터 / 사진제공: 파라마운트 픽쳐스
스필버그가 오락 영화의 대가를 넘어 거장의 반열에 우뚝 설 수 있었던 마지막 무기는 바로 참혹한 역사와 전쟁 속에서 길어 올린 묵직한 휴머니즘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치열한 전쟁터와 <쉰들러 리스트>의 잔혹한 학살 현장 속에서, 그는 거대한 역사적 비극에 함몰되지 않고 단 한 사람의 생명이 가진 무게를 집요하게 조명했다. 칠흑 같은 절망 속에서도 결코 잃지 않는 인간성의 숭고함과 연대의 가치야말로, 스필버그가 전 세대 관객들의 심장을 울리며 남긴 가장 위대한 감성적 유산이다.
Credit
- 사진제공
- 유니버셜 픽쳐스
- 파라마운트 픽쳐스
- 20세기 폭스
- 워너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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