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는 에스파 멤버들의 생일파티를 상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했다 [2]
윈터는 알고 싶다. 자신이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일말의 아쉬움도 없이 즐긴 무대라는 건 어떤 감흥인지. 다음 5년 동안에는 또 어떤 것들을 겪고 나누게 될지, 문득문득 궁금해한다.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페이퍼 블레이저, 크리켓 케이블 니트 브라렛, 코튼 릴랙스 와이드 레그 팬츠, 폴로 플레이 레더 토트백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녹음 비하인드 영상을 보면 윈터 씨는 실제로 녹음 과정 내내 의견도 많이 내고, 때로는 유독 괴로워하기도 하는 것 같더라고요. 디렉터가 오케이 사인을 주는데도 ‘정말이냐’ ‘모르겠다’며 고심하기도 하고, 한 번만 다시 해보겠다고 역으로 설득하기도 하고.
그게 그런 디테일 때문인 거예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나만 아는 나의 지점들. 얼굴이 미묘하게 비대칭이라든가, 눈썹 털이 하나만 위로 뻗쳤다든가, 아무도 눈치 못 채는 요소일 텐데 나는 너무 신경 쓰이는 거죠. 숨소리의 세기, 발음, 미묘한 느낌 차이… 사실 저도 ‘디렉터님이 괜찮다고 하니까 그냥 넘어가자’ 했던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녹음을 끝내고 나니까 그 부분이 계속 너무 잘 들려요.
곡은 한 번 녹음하면 평생 남으니까.
영원히 남잖아요. 지금 약간 아쉬운 그 부분을 제대로 짚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수도 있겠다는 걸 그때 깨닫게 된 거예요. 그래서 그 뒤로는 조금이라도 아쉬운 부분이 있으면 ‘죄송하지만 한 번만 더 해보겠습니다’ 하고 피곤해도 최대한 후회가 없게 하려고 해요. 아무리 노력한들 결국 아쉬운 부분은 남을 수밖에 없겠지만요.
플로럴 실크 오간자 셔츠, 릴랙스 핏 코튼 마드라스 셔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영상에서 또 인상 깊었던 부분이, 디렉터와 소통하면서 ‘민정이 톤’이라는 표현을 쓰더라고요. ‘여기서는 민정이 톤이 좀 나와줘도 좋겠다’는 식으로요.
그랬나요? 뭐지? 아마 그 표현이 나온 흐름에 따라 다른 의미가 될 것 같은데요. 둘 중 하나일 것 같아요. 데뷔 초에 제가 자주 썼던 꽉 찬 소리, 소위 ‘댐핑’이 있게 내지르는 소리가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제가 숨을 많이 섞어서 예쁘게 내는 소리가 있는데 그런 창법을 말씀하셨을 것 같기도 하고요.
완전히 상극인데 둘 다 ‘민정이 톤’이군요.
네. 저는 둘 다 민정이 톤 같은데.(웃음)
클래식 핏 코튼 저지 크루넥 티셔츠, 리넨 쇼트 슬리브 셔츠, 울 블렌드 파유 바콜 팬츠, 폴로 ID 오버 버클 바케타 벨트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윈터 씨의 ‘댐핑’은 워낙 유명한데, 커버 영상 같은 걸 보면 그런 측면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은 잘 안 고르는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귀 기울이게 하는, 속삭이듯 노래하는 곡이 많았어요.
사실 저는 커버곡을 선정할 때 가사를 제일 많이 보거든요. 노래를 들을 때도 가사를 좀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든지, 이 메시지를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곡을 먼저 고르는 거예요. 아무래도 가사에 중점을 두다 보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속삭이듯, 말을 건네는 듯한 곡이 많아진 것 같고요.
‘내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곡’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하는 거군요.
저는 다 그런 것 같아요. 노래도 그렇고, 춤도, 스타일링도 ‘나의 어떤 장점을 보여줘야겠어’ 하는 생각은 없어요. 그때그때 마음이 가는 걸 택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채로워지는 것 같고요. 어떤 때는 고음 파트가 전혀 없는 잔잔한 노래도 불렀다가, 또 어떤 때는 절절한 사랑 노래도 불렀다가. 어쩌면 아직 제가 뭘 제일 잘하는지 몰라서 그러는 것 같기도 해요. 투어에서의 제 솔로 무대만 봐도 처음에는 완전히 발라드를 했다가, 그다음에는 댄스곡을 했다가, 또 지금은 밴드 세션에 팝 록 장르의 곡을 하고 있거든요. 그게 내가 뭘 잘하는지, 뭘 재미있어하는지 저도 궁금해서 그냥 다 해보는 중인 걸 수도 있는 거죠.
레이스업 새틴 드레스 폴로 랄프 로렌.
케이블 니트 홀터 드레스 폴로 랄프 로렌.
지금 투어에서 들려주고 있는 솔로곡 ‘Blue’는 직접 작사에도 참여한 곡이죠. 고통과 감내, 극복에 대해 말하는 노래예요.
맞아요. 사실 그 곡의 방향성을 찾을 때, 제가 처한 상황에 많이 대입했어요. 많은 것들이 흔들리고, 그런데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결국 ‘해결할 수 있는 건 시간밖에 없다’는 상황을 얘기한 거죠.
‘파란 하늘을 보기 위해서는 비가 내리도록 내버려둬야 해. 벗어나고 싶다면 우회할 순 없어. 나아가야만 해.’ 후렴구가 그런 내용이었죠.
맞아요. 그런데 사실… ‘나아가야만 해’라는 가사를 계속 반복하잖아요. 그건 곡을 듣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이기도 하지만, 저 자신이 그때 느꼈던 내면의 강박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거든요.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거다’ ‘시간이 약이다’ 다 맞는 말이죠. 그런데 그게 실제로 고통을 견디고 있는 사람에게는 참 잔인한 말이잖아요. 무력감을 주는 말이죠. ‘나아가야 한다’는 그 말을 스스로 되뇌는 것밖에 할 수가 없는 상황을 표현한, 애초에는 좀 더 슬픈 의미의 곡이었던 거예요.
강인해져야 한다고 응원을 건네는 게 아니라, 감정 그 자체에 집중한 거군요.
출발점은 그랬어요. 사실 제가 지금껏 이 곡의 가사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풀어놓은 적이 없는데요. 그 이유도 듣는 사람에게 의미를 열어두고 싶었기 때문이거든요. 저는 ‘Blue’를 마이(에스파 팬덤)를 위한 곡이라고 생각하고 작업했어요. 그래서 누군가는 자신의 슬픔을 이해받는 느낌으로 위안받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그냥 희망찬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도록 두면 더 좋을 것 같았어요.
폴로 원피스 스윔슈트, 로고 릴랙스 스트레이트 진, 플랫 슈즈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작년 연말에 생일 파티 겸 팬들과 함께하는 이벤트 ‘WINTER Blues’를 진행하기도 했죠. 재즈 바 콘셉트로, 약간 색다르게 구성했더라고요.
특이한 부분이 있었죠. 보통 생일 파티라고 하면 팬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 게임도 많이 하는 식으로 구성을 하니까요. 물론 제 생일 때도 그런 부분을 기대한 마이도 있었을 것 같긴 한데요. 그래도 저는 노래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마이들의 사연을 받아서 그 사연과 관련이 있는 노래나, 그 분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로 전달해 주는 식으로 진행한 거죠.
아, 일반적인 공연이라기보다는 음악으로 소통하는 기획에 가까웠군요.
네. 저는 어쨌든 노래하고 춤을 춤으로써 에너지를 전해주고, 감사하게 저도 그런 순간을 통해 에너지를 돌려받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가능하면 생일 파티에서도 노래로 소통과 위로를 전하고 싶었어요.
에스파 멤버들도 다 보러 왔었다고요.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카리나 언니가 오는 건 알았는데, 나중에 들으니까 닝닝, 지젤 언니도 왔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생각해 보면 좀 부끄러워요.(웃음) 며칠 뒤에는 또 카리나 언니가 생일 파티를 한다고 하던데, 저도 시간 되면 가봐야죠.
5년이 넘게 함께 활동해 왔지만 그런 건 또 새로운 경험이었겠네요. 한 사람이 혼자 공연을 하고 있고, 멤버들이 밑에서 지켜봐 주고.
색다른 경험이죠. 바꿔서 생각해 보면 사실 저도 지금껏 다른 멤버들 무대를 앞에서 본 건 연습생 때밖에 없거든요. 평가회 하는 날 지민 언니(카리나), 닝닝이, 애리 언니(지젤) 무대를 지켜봤던 게 아직도 눈에 선해요. 다른 멤버가 혼자 무대에 있는 걸 본다면 그때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아요. 그때는 너무 떨려서 ‘틀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만 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무대 위를 주체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되었잖아요. 그때는 ‘우리 정말 데뷔할 수 있을까’ 이런 근심을 나누곤 했는데, 어느새 다들 이렇게 멋지게 데뷔해서 팬들과 행복한 시간을 나누고 있고. 그런 걸 보게 된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저 진짜 눈물 날 것 같아요.
크링클 버튼 프런트 톱, 크링클 에이라인 랩 스커트, 폴로 플레이 캔버스 레더 라지 토트백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세 분은 윈터 씨 생일 파티에서 안 우셨대요?
안 울었대요!(웃음) 어떻게 안 울었지? 저 진짜 지금 상상한 것만으로도 약간 눈물 날 것 같은데, 어떻게 안 울 수가 있었을까요?
생일 파티에서 괜히 분위기 어색하게 만들까 봐 꾹 참은 걸 수도 있죠.(웃음) 에스파 네 사람이 함께한 지 벌써 5년이 넘었어요. 에스파라는 팀에 대해 요즘 새롭게 느끼고 있는 지점을 하나 꼽으라면 뭘 말할 수 있을까요?
네 사람의 색깔이 점점 진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저희 멤버 한 명 한 명이 다 다르다는 걸 몰랐던 건 아니지만, 예전에는 파스텔 톤으로 다 달랐다면 이제 원색에 가까워지는 느낌인 거죠. 다들 각자만의 방식으로 매력적인 아티스트가 되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저는 앞으로가 너무 기대돼요. 사실 5년이 인생 전체에서 보면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 5년 동안 함께 정말 많은 일을 겪었고, 많은 감정을 느꼈거든요. 같은 5년이라고 해도 지난 5년 위에 쌓이는 시간은 또 다르게 흐르겠죠? 또 어떤 것들을 함께 겪고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들이 될지, 너무 기대 됩니다.
Credit
- FASHION EDITOR 임건
- FEATURE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윤지용
- STYLIST 임진
- HAIR 윤서하
- MAKEUP 조은비
- SET STYLIST 전민규
- ASSISTANT 김지효
- ART DESIGNER 김대섭
MONTHLY CELEB
#이병헌, #노상현, #엑스디너리, #카리나, #제노, #재민, #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