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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렌을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소소한 정보 4

박민영과 위하준이 펼쳐 보이는 tvN 드라마 〈세이렌〉은 로맨스에 스릴러, 미스터리를 묶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사랑 보다 사건이 먼저인 드라마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프로필 by 정서현 2026.03.03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위하준·박민영 주연, 일본드라마 <얼음의 세계> 원작의 보험 사기 미스터리 멜로.
  • <내남편과 결혼해줘> 이후 복귀한 박민영, 식단 관리와 체중 감량으로 빚어낸 고독한 경매사 변신.
  • 위하준·박민영·김정현, 로맨스보다 치열한 심리전과 사건 중심의 압도적 케미스트리.
  • <악의 꽃> 김철규 감독이 구현한 미술 경매장의 화려함과 서늘한 미장센.

원작은 보험 러브 미스터리

보험 사기를 파헤치는 남자와 보험사기 용의자로 의심되는 여자의 이야기다. / 출처: tvN

보험 사기를 파헤치는 남자와 보험사기 용의자로 의심되는 여자의 이야기다. / 출처: tvN

<세이렌>의 뼈대는 1999년 후지TV 드라마 <얼음의 세계(氷の世界)>에서 왔다. 보험 조사원 남자와, 그의 주변에서 보험금과 얽힌 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지는 여자를 앞세운 러브 미스터리다. tvN <세이렌>은 이 구도를 더 직접적으로 밀어붙인다. 보험 사기를 파헤치는 남자와 보험사기 용의자로 의심되는 여자의 이야기다. 그리고 첫 화의 핵심은 로맨스가 아니라 사건이다. 살짝 설명을 보태자면, 차우석(위하준)은 보험 사기 조사관이다. 그는 제보 전화 한 통을 받고 약속 장소인 국내 최대 아트 경매회사 ‘로얄옥션’으로 향한다. 그런데 우석이 제보자를 만나기도 전에, 옥상에서 사람이 떨어진다. VIP 경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진행되고, 현장은 봉인된다. 그리고 우석의 시선은 수석 경매사 한설아(박민영)에게 꽂힌다. 드라마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문을 열고, 그 의심이 관계로 번지며 로맨스의 방향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박민영의 변곡점

'한설아'는 지금까지 박민영이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느낌의 인물이다. / 출처: tvN

'한설아'는 지금까지 박민영이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느낌의 인물이다. / 출처: tvN

박민영이 연기하는 한설아는 멀쩡히 서 있기만 해도 주변의 공기가 달라지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완벽한 프로, 안으로는 지독한 외로움과 공허함을 앓는 사람. 문제는 그 외로움이 화면 밖으로도 튀어나왔다는 점이다. 제작발표회에서 박민영은 “한설아는 집에 물과 술밖에 없더라”고 말하며, 몰입을 위해 하루에 물 3리터를 마셨다고 했다. 캐릭터가 극 중에서 밥을 잘 못 먹고, 비극을 끌어안고 사는 사람이라면, 몸도 그 빈속의 온도로 맞추겠다는 선택이었다. 익숙한 로맨스의 리듬으로 사랑받아온 배우가, 이번엔 아예 출발점을 바꾼다. 설아는 사랑받는 주인공이 아니라, 먼저 의심받는 주인공이다. 그 변화가 <세이렌>의 긴장을 만든다.



자석과 사슬 같은 삼자 심리전

이들의 케미는 설렘보다 긴장과 스릴러에 더 가깝다. / 출처: tvN

이들의 케미는 설렘보다 긴장과 스릴러에 더 가깝다. / 출처: tvN

위하준은 멜로와 장르를 오가며 이번엔 집념의 조사관으로 변신했다. / 출처: tvN

위하준은 멜로와 장르를 오가며 이번엔 집념의 조사관으로 변신했다. / 출처: tvN

이 드라마의 케미는 누가 더 설레냐가 아니라 누가 먼저 무너지냐에 가깝다. 박민영(한설아)이 표정을 덜어내고, 위하준(차우석)은 질문을 쌓고, 김정현(백준범)은 침묵으로 빈칸을 만든다. 셋이 한 프레임에 모이면, 삼각관계가 아니라 삼자 거래처럼 보인다. 경매장에서는 가격이 오르고, 조사실에서는 의심이 오르고, 사람 사이에서는 감정이 오르기 전에 증거가 먼저 오른다. 캐스팅의 재미는 각자의 익숙한 이미지를 살짝 비껴간다는 데 있다. 박민영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 흥행 이후 복귀작으로 큰 주목을 받고, 위하준은 멜로와 장르를 오가며 이번엔 집념의 조사관으로 직진한다. 김정현은 <사랑의 불시착>으로 각인된 결을 가져오되, 여기서는 호감형 로맨스가 아니라 판을 흔드는 변수로 선다. 결국 케미의 진짜 폭발은 키스신이 아니라, 서로의 말을 끝까지 듣고도 믿지 않는 순간에 나온다.



미술품 경매를 다룬 영화들

이 드라마가 경매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작품의 진위보다 그 공간이 만드는 위계와 시선, 관계의 가격표에 달려있다. / 출처: tvN

이 드라마가 경매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작품의 진위보다 그 공간이 만드는 위계와 시선, 관계의 가격표에 달려있다. / 출처: tvN

미술 경매를 다룬 작품은 이미 많다. 2013년 영화 <베스트 오퍼>는 경매사와 감정가의 세계를 심리 스릴러로 끌고 가고, 한국 영화 <인사동 스캔들>은 복원과 복제, 밀반입과 암투가 뒤엉킨 미술계 사기극을 전면에 내세운다. 2019년 영화 <벨벳 버즈소>는 현대미술 시장의 탐욕을 호러와 풍자로 비튼다. 그런데 <세이렌>의 경매장은 결이 다르다. 여기서 그림은 목표물이 아니라 장치다. 이 드라마가 찍는 건 작품의 진위보다, 그 공간이 만드는 위계와 시선, 관계의 가격표다. 보험 조사관이 경매장으로 들어오면서, 로맨스는 감정이 아니라 사건의 형태로 붙는다. 우아한 분위기에서 긴장감을 높이는 연출은 김철규 감독의 장기다. <악의 꽃> <셀러브리티> 등에서 세련된 그림을 쌓아온 연출자가 이번엔 경매장의 광택과 조사실의 냉기를 한 화면에 얹는다. 화려한 공간이 더 화려해질수록, 인물의 표정은 더 건조해진다.

Credit

  • WRITER 조진혁
  • PHOTO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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