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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태리쌤을 더 재밌게 보는 TMI 4

tvN 〈방과후 태리쌤〉은 선생님이 처음인 어른과 연극이 처음인 아이들이 같은 출발선에 서는 예능이다. 프로그램은 전교생 18명뿐인 작은 초등학교에 방과후 연극반을 만들고, 아이들의 기억 속에 평생 남을 단 한 번의 연극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 희망과 긍정의 힘을 전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은근 생활 리얼버라이어티쇼의 도파민이 튀어나온다.

프로필 by 정서현 2026.02.24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배우 김태리의 이름을 내건 타이틀이 주는 압박감과 교육자로서 그녀가 마주한 진정성 있는 고뇌.
  • 폐교 위기라는 시대적 화두를 배경으로,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담아낸 예능 그 이상의 인본주의적 가치.
  •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연기 수업을 넘어선 정교한 무대 제작 시스템과 독보적인 팀워크
  • 화장실조차 없는 열악한 합숙 환경이 이끌어낸 출연진의 원초적 유대감과 생생한 생존 도파민.

원래 제목은 <방과후 연극반>이었다

 <방과후 태리쌤>은 총 10부작으로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40분에 만나볼 수 있다. / 출처: tvN

<방과후 태리쌤>은 총 10부작으로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40분에 만나볼 수 있다. / 출처: tvN

가제의 역할은 콘텐츠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이기에, 본격적인 프로그램 론칭을 앞두고 더 효과적인 이름을 적용하는 경우는 흔하다. 티비엔의 <방과후 태리쌤> 역시 본래 제목에는 김태리의 이름이 없었다. 김태리는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처음 받은 기획서의 제목이 <방과후 연극반>이었고, ‘연극·초등학생·시골 작은 학교’라는 키워드가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촬영을 하던 중 프로그램명이 <방과후 태리쌤>으로 바뀐다는 소식을 듣고 “손발을 벌벌 떨었다”고 표현했다. 이 사연을 알고 1화를 보면, 초반의 긴장감이 예능용 설정처럼 보이지 않는다. tvN 소개문에 “첫 수업은 하나부터 열까지 온전히 태리쌤의 몫”이라는 문장이 있는데, 배우로서 ‘연극을 해본 경험’과, 선생님으로서 ‘연극을 가르치는 경험’은 완전히 다른 기술이다. 아이들 앞에서 말의 온도를 조절하고, 분위기를 읽고, 한 명도 놓치지 않으면서 수업을 굴리는 일은 어렵고 부담되는 일이다. 실제로 김태리는 제작발표회에서 “어떤 작품보다 열심히 했다”는 식으로 촬영 강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방 소멸·폐교 기사에서 시작된 기획

지방 소멸 시대 학생 부족으로 폐교되는 현상에서 시작되었다. / 출처: tvN

지방 소멸 시대 학생 부족으로 폐교되는 현상에서 시작되었다. / 출처: tvN

<방과후 태리쌤>은 전교생 18명인 문경의 한 작은 학교에서 출발한다. 적은 학생수는 이 프로그램의 엔진이다. 큰 학교라면 동아리도 다양하고 공연도 여러 번 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선택지가 적어서 한 번의 무대가 곧 중요한 사건이 된다. 그래서 ‘태리쌤’과 제작진의 목표가 “아이들의 기억에 남을 단 한 번의 연극”으로 선명해지고, 준비 과정 자체가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제작 의도도 이 배경과 맞물린다. 연출을 맡은 박지예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지방 소멸 시대’와 작은 학교의 ‘폐교’ 관련 기사를 접하며 기획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예능이지만 현실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중요한 건, 프로그램이 그 문제의식을 전면에 내세워 훈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동 연출진은 시청자에게 부담을 주기보다, 이 시간과 공간을 자연스럽게 즐겨주길 바란다는 방향도 덧붙였다. 그래서 화면은 사회 이슈가 아니라 사람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아이들은 순수해서 웃기고, 어른들은 서툴러서 웃기다. 동시에 이 조합이 그냥 놀이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는, 배경이 가진 현실의 온도가 은근히 깔려 있기 때문이다.



태리쌤, 감자쌤, 북극쌤, 코쌤 ‘쌤 유니버스’

김태리는 연극반의 리더를 맡았다. / 출처: tvN

김태리는 연극반의 리더를 맡았다. / 출처: tvN

최현욱은 보조 선생님을 맡았다. / 출처: tvN

최현욱은 보조 선생님을 맡았다. / 출처: tvN

강남은 갖가지 소품과 아이들, 선생님을 챙기는 일당백을 맡았다. / 출처: tvN

강남은 갖가지 소품과 아이들, 선생님을 챙기는 일당백을 맡았다. / 출처: tvN

다른 관찰 예능과 달리 출연진 캐릭터는 케미가 아니라 분업으로 굴러간다. tvN 인물 소개는 거의 작업 지시서처럼 적혀 있다. 태리쌤은 “연출 김태리, 각색 김태리, 지도 김태리, 하나부터 열까지 김태리”라고 명시된다. 말 그대로 연극반의 리더이자 올라운더다. 그리고 그 과부하를 분산시키는 방식이 재미다. 감자쌤(최현욱)은 “수업에서는 구호·율동 담당, 집에서는 요리·보필 담당”으로 소개된다. 수업 텐션을 올리고, 합숙 생활을 굴리는 ‘현장형 스태프’ 같은 포지션이다. 북극쌤(강남)은 더 노골적이다. “의상·소품·홍보부터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멘탈 케어까지”를 책임지는 ‘일당백’으로 설정된다. 연극에서 의상과 소품은 늘 막판까지 변수가 되고, 멘탈 케어는 결국 누군가가 울컥하는 순간에 필요해진다. 즉, 이 한 줄만으로도 앞으로 벌어질 일을 어느 정도 예고한다. 마지막으로 코쌤(코드 쿤스트)은 “연극 음악 작곡부터 효과음 녹음까지” 담당하는 사운드 메이커다. 아이들이 대사를 더듬어도, 효과음 하나가 정확히 들어가면 장면이 살아난다. 이 역할이 프로그램을 ‘연기 수업’이 아니라 ‘무대 제작기’로 확장시킨다. 인원이 많지 않은데도 세계가 꽉 차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



1화가 인증한 합숙 난이도

선생님들의 합숙 숙소는 버섯집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버섯집의 충격적 비밀은 화장실이 없다는 것. 김태리는 실내에 화장실이 없는 숙소를 확인하고 당황하며 강하게 반응한다. 연극을 하러 왔는데 생활 서바이벌이 함께 딸려온다. 이때부터 팀의 말투가 바뀐다. “잘 해보자”가 아니라 “일단 오늘을 버티자”로. 그리고 그 버티는 과정에서 쌤들의 관계가 급속도로 단결된다. 작은 불편은 사람을 솔직하게 만들고, 솔직해진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과 울컥함이 동시에 나온다. 제작진이 말한 ‘가까이서 보면 도파민’은 결국 이런 종류의 도파민이다.


Credit

  • WRITER 조진혁
  • PHOTO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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