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명품, 진짜 인생 넷플릭스 드라마 레이디 두아 TMI 4
‘가짜일지라도 명품이 되고 싶었던’ 사라 킴의 행적을 좇는다. 명품 시계 사기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라는 점, 신혜선의 다채로운 캐릭터 변신, 〈인간수업〉 이후 넷플릭스에서만 네 번째 시리즈를 연출한 김진민 감독, 장면마다 펼쳐지는 명품 패션 아이템 등 〈레이디 두아〉의 주요 이슈 4가지를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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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르를 넘나드는 배우 신혜선의 첫 넷플릭스 주연작이자, 다채로운 스타일링으로 완성한 압도적 연기 변신.
- 2006년 '빈센트 앤 코' 가짜 명품 사건을 환기하며 권위와 희소성이라는 허상을 정교하게 파고든 시나리오.
- 까르띠에 탱크와 프레드 주얼리 등 인물의 욕망과 계급을 번역하는 서사 도구로서의 명품 스타일링.
- 넷플릭스 베테랑 김진민 감독이 구현한 청담동의 화려한 광택과 그 이면에 숨겨진 장르적 긴장감.
신혜선의 첫 OTT 주연
<레이디 두아>는 신혜선의 첫 OTT 데뷔작이다. / 출처: 넷플릭스 코리아
신혜선은 <비밀의 숲>의 검사,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로맨스, <단, 하나의 사랑>의 발레리나, <결백>의 영화 주연, <철인왕후>의 코미디 사극까지 장르 이동이 잦았다. <레이디 두아>는 그 연장선에서, 한 작품 안에서 장르가 아니라 인물의 자아가 계속 갈아 끼워지는 타입의 변신이다. 또한, 신혜선에게 <레이디 두아>는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기도 하다. 신혜선이 맡은 사라 킴은 한 줄로 정리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정체를 바꿔서라도 원하는 삶을 만들려는 사람으로, 사라 킴이 남긴 말과 기록이 회차마다 달라진다. 제작발표회에서 신혜선은 인물의 결을 달리하기 위해 화려하고 다양한 스타일링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고 한다. 각 페르소나마다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를 설득하겠다는 전략은 성공했다.
모티브는 고급 시계 사건?
<레이디 두아> 속 이야기와 빈센트 앤 코 실제 사건과 비슷한 점이 많다. / 출처: SBS 보도화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은 실화가 아니다. <레이디 두아>의 내용이 창작된 허구임을 못 박고 시작 하지만 드라마의 내용을 보고 있으면, 과거 한 사건이 연상된다. 2006년 ‘빈센트 앤 코’ 가짜 명품 시계 사건이다. 100년 역사를 가진 스위스 명품 시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판매로 거금을 벌어들였다. 희소성과 권위를 포장해 투자와 구매를 끌어낸 뒤, 실체가 드러나는 <레이디 두아>의 구조와 유사하다. 그럼, 2006 빈센트 앤 코 사건을 좀 더 들여다 보자. 당시 법원 판단에 따르면, 홍콩과 중국 등에서 들여온 시계 부품을 국내에서 조립하고, 유럽 왕실 주문으로 한정 판매나 상류층 1%만 소유 같은 말로 포장해 판매한 사건이다. 스위스 수입신고필증을 만들기 위해 시계를 스위스로 가져갔다가 다시 수입하는 방식까지 동원했다. 당시 강남 부유층과 연예인 등을 대상으로 벌인 행각으로, 32명에게 35개 판매했다고 한다. <레이디 두아>에서 사라 킴은 브랜드 부두아(Boudoir)를 유럽 왕실과 VIP들이 애용하는 상위 0.1%만 산다는 초희소 럭셔리로 포장한다. 또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오픈런을 기다리는 장면 등 희소성과 권위를 앞세워 부두아의 인기를 묘사했다.
명품 볼거리 많아
사라 킴의 여러 명품 패션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 출처: 넷플릭스 코리아
<레이디 두아>에서 명품은 협찬 로고가 아니라, 인물의 신분과 욕망을 번역하는 서사 도구로 쓰인다. 특히 시계 사건을 연상시키는 작품답게, 시간/증명/진품 인증 같은 테마가 계속 따라다닌다.
시계는 손목 위의 신분증 같은 장치이다. 먼저 까르띠에의 탱크 루이는 사라 킴의 룩에서 가장 직관적인 ‘클래식 럭셔리 코드’다. 탱크는 과시형이라기보다 원래부터 그 세계에 있던 사람의 물건처럼 보이기 쉬운 자연스러운 우아함을 보여준다. 사라 킴의 출처를 감추는 정체성과 잘 맞는다. 다양한 주얼리도 사라 킴을 포장하는 도구다. 프레드 주얼리는 사라 킴이 원하는 세계의 반사판 역할을 한다. 특히 프레드는 빛의 볼륨이 크고 사진에 강해, 인물의 존재감을 빠르게 상류층으로 보정한다. 이 외에도 큰 로고가 인상적인 벨트, 패션 좀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브랜드들을 믹스매치해 자연스러운 상류층 이미지를 연출한다.
넷플릭스만 네 번째, 김진민 감독
김진민 감독은 넷플릭스에서만 벌써 네 작품을 찍었다. / 출처: 넷플릭스 코리아
김진민 감독은 넷플릭스에서 <인간수업>(2020), <마이 네임>, <종말의 바보>에 이어 <레이디 두아>까지 넷플릭스 시리즈 연출만 4번째다. 김진민 감독이 ‘넷플릭스 공무원’처럼 느껴지는 건 우연이 아니다. <인간수업>(2020)을 기점으로 그는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꾸준히 이어오며 장르 시리즈를 연속적으로 선보였다. 그의 연출을 한 줄로 요약하면 장르로 포장하되, 끝까지 현실의 촉감을 남기는 방식이다. <인간수업>은 청소년 범죄라는 소재를 센 이야기로 소비하지 않고, 인물이 선택을 밀어붙이는 과정의 현실성을 끝까지 붙잡았다. <마이 네임>에서는 액션을 멋으로만 쓰지 않고, 인물의 감정과 선택의 결과로 설득시키려 했다. <종말의 바보>에서는 큰 설정 속에서도 결국 사람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는 방식으로 다인물 서사를 정리했다. 그리고 <레이디 두아>에서는 명품이라는 신뢰 산업을 배경으로, 한 인간이 이름과 직업과 배경을 갈아 끼우며 살아남는 방식을 수사극의 텐션으로 추적한다. 김진민 감독이 잘하는 현실의 어두운 결이, 이번에는 청담동의 광택으로 코팅돼 나온다.
Credit
- WRITER 조진혁
- PHOTO 넷플릭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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