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뒤흔든 원조 '악동' 패션 5
빈티지하면서도 반항적인 스타일이 트렌드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데요. 훌리건, 차브, 치카노 등 시대를 풍미했던 영국과 미국 지역별 악동들의 패션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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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드족: 60년대 영국 청춘들의 스타일로, 슬림핏 수트와 폴로 셔츠 위에 M-51 피시테일 파카를 걸치고 스쿠터를 타던 모던하고 반항적인 룩
- 글램 락: 70년대 영국 락밴드들이 주도한 파격적인 패션으로, 성별의 경계를 허문 글리터 점프수트와 플랫폼 힐 그리고 화려한 메이크업이 상징
- 훌리건: 70~80년대 영국 축구장의 극성 팬들 문화로, 경찰의 단속을 피하려 스톤아일랜드나 버버리 등 고급 브랜드 의류를 입고 위장했던 테라스 룩
- 치카노: 80~90년대 미국 멕시코계 이민자들의 정체성이 담긴 힙합 패션으로, 칼주름잡은 디키즈 바지와 오버사이즈 플란넬 셔츠, 반다나가 특징
- 차브족: 2000년대 초반 영국 노동자층 청소년 패션으로, 아디다스나 나이키 트랙수트에 버버리 체크 모자와 두꺼운 금목걸이를 더한 Y2K 악동 룩
요즘 길거리와 피드를 도배한 Y2K 패션, 과연 그게 전부일까요? 통 넓은 데님과 크롭티 너머, 그 시절 스트리트를 진짜로 주름잡았던 건 세상을 향해 침을 뱉던 '진짜 악동들'이었습니다. 고급 명품 브랜드 버버리를 트레이닝복에 차려입은 영국의 차브족부터, 뼛속까지 각을 잡은 디키즈 바지로 LA 거리를 누비던 치카노까지. 당시에는 피해야 할 범죄자 패션 등으로 눈총받던 이들의 서브컬처가 지금은 하이패션의 가장 영향력이 있는 영감원으로 부활했습니다. 단순한 레트로를 넘어 반항과 정체성으로 똘똘 뭉쳤던, 시대를 뒤흔든 원조 악동 패션의 진짜 계보를 5가지로 정리했습니다.
모던함과 반항의 스타일리시한 조화, 영국의 '모드족' 패션
슬림핏 수트 위에 피시테일 파카를 매치한 60년대 모던 보이. / 이미지 출처: AI 생성형 이미지
1950년대 후반 영국 로 London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태동한 모드족은 '모더니스트(Modernist)'에서 유래한 유행 선도 집단입니다. 전후 경제적 풍요 속에서 기성세대의 관습을 거부하고, 이탈리아 재즈와 현대적인 감성을 추구하며 밤새 스쿠터를 타고 클럽을 누비던 청춘들의 문화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들의 시그니처는 샤프한 수트와 스쿠터용 겉옷의 이색적인 조합입니다. 이탈리아식 슬림핏 3버튼 태일러드 수트나 프레드 페리, 벤 셔먼의 폴로 셔츠를 입고, 스쿠터를 탈 때 옷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M-51 피시테일 파카를 툭 걸쳐 입는 것이 매력이었습니다. 밴드 더 후와 잼, 그리고 모델 트위기가 당시 모드 스타일을 대표하는 거장들이었습니다. 세련된 단정함과 서브컬처 특유의 날선 반항기가 공존하는 이 모드 패션은 훗날 90년대 브릿팝 열풍을 거쳐 현재까지도 클래식하면서도 위트 있는 Y2K·레트로 스트리트의 핵심 영감원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성별의 경계를 부순 화려한 '글램 락' 패션
글리터 점프수트와 플랫폼 힐로 성별을 파괴한 70년대 락밴드. / 이미지 출처: AI 생성형 이미지
1970년대 초반 영국 음악 씬을 거세게 뒤흔든 글램 락은 기성세대의 얌전한 클래식 락에 반기를 들며 움직였습니다. '매혹적이다'라는 뜻의 '글래머러스'에서 유래한 이 패션은 음악만큼이나 파격적인 비주얼로 독보적인 반항아 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이들의 시그니처는 성별의 경계를 허문 안드로지너스 룩입니다. 몸에 밀착되는 화려한 글리터 점프수트와 벨벳 재킷, 아찔하게 높은 플랫폼 힐에 짙은 아이라인과 글리터 메이크업을 더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화려함 뒤에 숨겨진 거친 락 스피릿과 과감한 자기 표현이 이들의 정체성이었습니다. 데이비드 보위의 페르소나 '지기 스타더스트'와 티렉스(T.Rex), 퀸이 글램 락을 상징하는 대표적 아이콘이었습니다. 최근 이브 생 로랑과 구찌 등 하이엔드 하우스들이 이 시절의 플랫폼 힐과 젠더리스 룩, 반짝이는 시퀸 소재를 현대적인 스트리트 스타일로 재해석하며 새롭게 부활했죠.
축구장에서 시작된 영국의 또 다른 반항아, '훌리건' 패션
스톤아일랜드와 폴로 셔츠로 위장한 영국 축구 위협 룩. / 이미지 출처: AI 생성형 이미지
2000년대 Y2K 감성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훌리건 패션은 영국 축구 경기장의 극성 팬 문화에서 시작됐습니다. 1970~80년대 경찰의 단속을 피하고 원정 경기에서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명품 디자이너 의류를 입어 일반 중산층처럼 위장하던 '캐주얼스' 문화가 그 뿌리입니다.
이들의 특징은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움의 서늘한 조화입니다. 버버리, 스톤아일랜드, 프레드페리, 라코스테, 패밀리아 같은 캐주얼 라벨의 집업 자켓이나 포로 셔츠를 즐겨 입었습니다. 특히 팔에 부착된 와펜과 모자, 스카프로 얼굴을 살짝 가리는 연출은 훌리건 특유의 아이코닉한 위협감을 완성하는 시그니처 스타일이었습니다. 당시 축구 스타였던 데이비드 베컴의 사복 패션이나 영화 ‘그린 스트리트 훌리건스’ 속 배우 엘리야 우드의 스타일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최근에는 스톤아일랜드나 CP 컴퍼니 등이 하이엔드 스트리트 씬에서 대세로 떠오르며, 훌리건의 거칠고 반항적인 테라스 패션이 다시금 강렬한 Y2K 트렌드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Y2K 스트리트의 또 다른 축, 멕시칸계의 자존심 '치카노' 패션
디키즈 워크 팬츠와 반다나로 완성한 멕시칸 이민자 스타일. / 이미지 출처: AI 생성형 이미지
2000년대 초반 HIP-HOP 씬을 뜨겁게 달군 치카노 패션은 미국 내 멕시코계 이민자들의 문화와 정체성에서 출발했습니다. 1940년대 억압에 저항하던 '파추코' 문화의 과장된 수트 핏에서 유래해, 거친 거리의 삶을 담은 독보적인 패션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들의 시그니처는 극단적인 빅사이즈 핏과 작업복의 재해석입니다. 뼛속까지 각을 잡은 디키즈의 헐렁한 칼주름 워크 팬츠에 무지 흰 티, 그리고 맨 위 단추 하나만 잠근 오버사이즈 플란넬 체크 셔츠가 필수 아이템입니다. 여기에 화려한 고딕체(블랙레터) 타투와 버킷햇, 반다나로 특유의 위압감 있고 거친 멋을 완성했습니다. 당시 스눕 독이나 힙합 그룹 사이프레스 힐이 치카노 스타일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었으며, 여성들 역시 링 귀걸이에 짙은 립라인을 살린 립스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최근에는 슈프림, 베트멍 등 스트리트 명품 브랜드들이 치카노의 레터링 폰트와 핏을 적극 활용하며 Y2K 감성의 묵직한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Y2K 스트리트의 원조, 영국 악동 '차브족' 패션
버버리 캡과 트랙수트로 연출한 영국 스트리트 룩. / 이미지 출처: AI 생성형 이미지
2000년대 초반 영국 노동자층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등장한 차브족은 반항적인 분위기와 독특한 스타일로 길거리를 점령했습니다. '차브'는 '아이'라는 로마니어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함께, 당시 비행 청소년을 비하하는 은어로 쓰이며 탄생했습니다.
이들의 시그니처는 트레이닝복과 럭셔리 브랜드의 파격적인 믹스매치입니다. 아디다스나 나이키의 풀트랙수트에 버버리 특유의 체크 패턴 캡 모자를 꾹 눌러쓰고, 두꺼운 금목걸이나 귀걸이를 더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과시적인 명품 소비와 가벼운 차림의 조화가 이들의 정체성이었습니다. 최근 고샤 루브친스키 같은 디자이너들이 이를 하이패션으로 재해석하며 셀럽들의 스타일로 재조명받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리아나나 베컴 가문의 아이들이 버버리 패턴 모자와 트랙수트를 럭셔리 스트리트 룩으로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다시 한번 Y2K 트렌드의 중심에 섰습니다.
Credit
- Editor 박현지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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